명예훼손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은 끝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은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기소유예면 벌금도 없고, 끝난 거 아닌가?”라며 안도하는 분도 많지만, 막상 알고 보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왜냐하면 기소유예는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공소를 ‘유예’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수사기록이 일정 기간 보관되고, 사회적 평가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며, 해외 비자 발급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무고함을 주장하고 싶다면 헌법소원이라는 마지막 길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소유예란 무엇인가요?
기소유예는 검사가 범죄사실과 소송요건이 모두 충족됐지만, 범인의 연령·환경, 범행 동기와 결과, 사후 태도 등을 참작해 ‘형사처벌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종국처분입니다. ‘불기소’의 한 유형으로 혐의없음이나 공소권없음과 달리, 피의사실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왜 헌법소원을 제기할까요?
기소유예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검찰이 명예훼손 사건에서 공연성이나 공공의 이익 여부를 잘못 판단했거나, 피의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했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구제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기소유예를 받은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비방 목적이 없고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표현”이라며 기소유예를 취소한 사례가 있습니다. (헌재 2009헌마747)
헌법소원 절차와 유의사항
헌법소원은 기소유예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또는 처분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다만 고소인이라면 항고, 재항고 등 기존의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해야 합니다. 청구서에는 검사의 판단에 어떤 법적 오류가 있었는지, 공연성·비방목적·공공의 이익 여부 등에서 잘못이 있었음을 구체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실무적인 조언
피의자 입장에서는 “기소유예는 벌을 면한 것이니 괜찮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록이 남고 불이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발언을 했거나, 허위사실이 아니었음에도 검사가 기소유예한 것이라면 헌법소원을 통해 취소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고소인 입장에서는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데 불복할 때 먼저 항고·재항고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일부만 항고했다면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이 각하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맺음말
명예훼손 사건의 기소유예는 단순히 ‘봐주기’가 아닙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남겨진 기록은 개인의 명예를 오히려 훼손할 수 있습니다. 무고함을 밝히고 싶다면 헌법소원이라는 절차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다만 기한과 요건을 놓치지 않도록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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