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출산 11년 후 친생자확인소송-자녀복리가 혈연 우선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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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출산 11년 후 친생자확인소송-자녀복리가 혈연 우선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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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출산 11년 후 친생자확인소송-자녀복리가 혈연 우선할수있다 

김의지 변호사

안녕하세요, 이혼·가사 전문 김의지 변호사입니다.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에게 자녀는 더없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간절히 기다려도 아이가 찾아오지 않을 때, 대리모 계약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대리모 계약은 우리 법질서에서 인정되지 않는 행위이며, 이후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법적,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곤 합니다.

최근 대리모 출산으로 태어난 자녀에 대해 친모가 뒤늦게 친생자 관계 확인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자녀의 '진실한' 신분 관계 확정보다 '자녀의 복리'를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결(대법원 2022므15371)이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판결은 대리모 계약의 법적 효력, 친생자 관계의 판단 기준, 그리고 복잡한 가족 관계에서 '자녀의 복리'가 가지는 최우선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오늘은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대법원의 판단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며, 이 판결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8천만 원에 아이를 출산해주고, 수억 원을 협박으로 뜯어내다...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대리모 계약 체결: 2005년경, 아이를 간절히 원했던 부부는 인터넷 '대리모 카페'를 통해 원고(대리모)를 알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이 부부의 남편 정자와 자신의 난자로 체외 수정하여 임신하고 출산한 후, 아이를 부부에게 인도해주는 대가로 8천만 원을 받기로 약정했습니다.

  • 출산 및 인계: 약정대로 원고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피고(사건 자녀)를 임신, 2006년 9월 피고를 출산했습니다. 출산 이틀 후, 원고는 피고를 부부에게 인도했고, 부부는 남편을 부, 아내를 모로 하여 피고의 출생신고를 마쳤습니다. 그때부터 피고는 이 부부를 친부모로 알고 살아왔습니다.

  • 대리모의 금전 요구와 협박: 피고가 100일 정도 되었을 무렵부터 원고는 부부에게 피고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겠다며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경까지 무려 30회 이상 협박하며 합계 5억 원 이상을 갈취했습니다. 부부는 피고에게 대리 출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원고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권리 포기 각서와 번복: 원고는 수억 원을 받은 후, 피고에 대한 입양 효력을 인정하고 친권을 포기하며 부부의 양육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해주기도 했습니다 (2010년). 하지만 이후에도 금전 요구는 계속되었습니다.

  • 출생 비밀 폭로와 형사 처벌: 원고는 결국 2017년경 인터넷과 SNS에 부부와 그 가족의 실명, 사진을 공개하며 피고의 출생 비밀을 폭로했습니다. 이로 인해 원고는 공갈,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되어 2020년 징역 4년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 자녀의 충격과 소송 제기: 원고의 폭로로 인해 당시 11세에 불과했던 피고는 자신이 대리모를 통해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극심한 충격을 받고 학교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부부 역시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원고는 형사 처벌 확정 후 수감 중이던 2021년, 다시 피고를 상대로 부부와 피고 사이의 친생자 관계는 존재하지 않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친생자 관계가 존재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하급심의 판단


  • 제1심: 원고가 피고를 출산했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친생자 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부부가 피고를 친자식처럼 양육해왔고 양친자 관계가 유효하게 성립했으므로, 부부와 피고 사이의 친생자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며 각하했습니다.

  • 원심(항소심): 제1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 대법원의 판단: "자녀의 복리가 최우선이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의 핵심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대리모 계약의 무효

대리모 계약은 여성의 몸을 도구화하고 자녀를 거래 대상으로 삼으며, 모자 관계의 정서적 유대를 파괴하는 등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재확인했습니다. 대리모가 친생모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기로 한 합의 역시 무효입니다.

2. 출산한 여성이 '어머니'이다

우리 민법은 임신과 출산이라는 사실에 의해 모자 관계가 명확히 결정되는 자연적 친자 관계를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대리모 계약에 의해 출산했더라도, 자녀를 직접 출산한 원고가 피고의 법적인 어머니입니다. (이 부분까지는 하급심과 판단을 같이 합니다.)

3. 친생자 관계 확인 소송도 '소권남용'이 될 수 있다

대법원의 획기적인 판단: 대법원은 친족법상 진실한 신분 관계를 확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당한 권리 행사이지만, 예외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현저히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친생자 관계 확인 소송도 소권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자녀의 복리는 친자관계의 성립과 유지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므로(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6므251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통해 진실한 신분관계를 귀속시키는 것이 오히려 자녀의 복리에 현저히 반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도 예외적으로 소권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서 자녀의 복리에 현저히 반하게 되는지 여부는 법률상 친자관계가 진실한 혈연관계와 달라진 경위, 법률상 부모와 자녀가 친생자 관계에 준할 정도의 정서적 유대와 실질적 생활관계를 형성ㆍ유지해온 기간과 내용, 판결로써 친생자관계의 존재를 확정함에 따라 자녀 및 법률상 부모가 입을 고통이나 불이익, 원고가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에 이른 경위와 동기 및 목적,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원고가 입을 고통이나 불이익, 원고 외에 현저하게 불이익을 받는 자의 유무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022므15371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4. 본 사건의 경우 소권남용 해당 여부 재심리 필요

대법원은 원고의 행위(대리모 계약 후 금전 갈취, 출생 비밀 폭로 등)와 이로 인해 피고와 부부가 겪은 극심한 충격과 고통, 피고가 출생 직후부터 부부와 친자식처럼 생활하며 형성된 정서적 유대 등을 종합할 때, 원고의 이 사건 소송 제기가 '자녀인 피고의 복리를 현저히 해하여 소권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5. 원심의 심리 부족 지적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러한 '자녀 복리에 현저히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제대로 심리하지 않고, 오로지 원고의 소송 목적이 금전 취득에 있는지 여부만을 중심으로 판단했다고 지적하며,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이번 판결의 중요 시사점

1. 대리모 계약의 무효 재확인 및 출산모의 법적 지위 명확화

대리모 계약의 반사회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대리모 계약과 무관하게 출산한 여성이 자녀의 법적인 어머니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2. '자녀의 복리'가 진실보다 우선될 수 있다!

이번 판결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친생자 관계 확인 소송은 원칙적으로 진실한 신분 관계를 확정하는 것이지만, 그 과정이나 결과가 자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거나 기존의 안정된 생활을 파괴하는 등 자녀의 복리에 현저히 반한다면 예외적으로 소송 제기 자체가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는 법원이 생물학적 진실만큼이나 자녀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과 성장 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3. 부모의 부당한 행위가 소권 행사에 제약이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과거 행위(금전 갈취, 출생 비밀 폭로)가 소송 제기의 동기나 목적과 연결되어 자녀의 복리를 해치는 사정으로 고려된 점은, 부모의 부당한 행위가 친자 관계 확인과 같은 신분 관계 소송 제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4. 복잡한 가족 관계 분쟁에서 '자녀의 복리' 중심의 판단 강화

재혼, 이혼, 비혼 출산, 대리모 등 다양한 형태로 가족 관계가 복잡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법원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미성년 자녀의 이익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판단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결론: 판결로 배우는 교훈

이번 대법원 판결은 비록 원고(대리모)가 피고의 법적인 친모가 맞다고 판단했지만, 원고의 과거 행위와 소송으로 인해 자녀가 입을 고통과 불이익이 너무 크다면 예외적으로 소송 제기 자체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최종 판단은 파기환송된 가정법원에서 다시 이루어지겠지만, 대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판결입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대리모 계약의 위험성과 그 후유증, 그리고 복잡한 가족 관계 속에서 자녀의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져줍니다.

친생자 관계 확인, 입양, 파양 등 복잡한 가족 관계 소송은 당사자들의 감정뿐만 아니라 자녀의 미래까지 걸린 매우 민감하고 어려운 사건입니다. 관련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풍부한 경험과 깊이 있는 법률 지식을 갖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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