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산 울산 창원 대구 경남 경북 형사전문변호사 백인화 입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 요즘입니다.
얼마전 배우 김새론님께서 스물다섯이라는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연예계에서 재기의 기회도 없이 사실상 퇴출당한 김새론 배우는 사이버렉카로부터 근황을 알린다는 명분으로 조롱에 가까운 비난을 받아왔고, 악플러들은 입에 담기도 힘든 표현들을 댓글로 썼습니다.
물론 음주운전은 큰 잘못입니다. 그래서 우리 법체계는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처벌 수위를 심도 깊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형벌의 수위가 국민들이 생각하는 비난가능성과 매칭되지 않는 경우도 물론 있겠죠. 법은 국민 정서를 뒤따라 가는 편이니까요. 그렇다고해서 국민들의 생각과 형벌의 수위 사이의 간극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방식으로 채우는 것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올바른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새론 배우의 죽음에 대해 유퀴즈에 출연했던 정신과 교수는 "실수하거나 낙오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흡사 거대한 ‘오징어게임’ 같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매장'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하다보니, 얼마전 시행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떠올랐습니다. 주요 골자는 "앞으로 성범죄나 먀악 사범 전력이 있는 사람은 최대 20년간 배민이나 쿠팡이츠 등 배달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과 동 시행령에 따라
전과자는 범죄별 경중에 따라 형 집행이 끝난 날로부터 2~20년간 소화물 배송 대행 서비스 종사자로 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강력 범죄 전과자는 상당 기간 주요 배달 중개업체(플랫폼) 배달 기사로 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보니, 한명의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데 좀더 마음이 기우는 편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언급하는 부분은 변호사라는 직업 윤리에 입각한 견해라는 점을 고려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제가 검사였다면, 한명의 억울한 사람이 생기더라도, 더 많은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이보다 적절한 법령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요) .
저는 이번에 시행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일사부재리의 원칙 위반 소지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령 성범죄의 경우, 법원에서는 판결 시 취업 제한 명령을 함께 선고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은 최대 10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법원 판결로써 징역형과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 받은 피고인에 대해, 정부가 추가로 배달업, 택배업 종사를 20년이나 막는다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가 개인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행위에 동조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제가 이런 견해를 밝히면, 누군가는 "니 자식이 전과자 라이더한테, 전과자 택배배달원한테 당해보면 똑같이 말할 수 있나 두고보자"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물론 제가 재범의 피해자나 피해가족이 된다면 저 또한 감정적으로 생각이 달라질수는 있겠죠.
하지만, 지금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전과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지 않는 이런 법은 위헌적인 요소가 너무나도 많다고 여겨집니다.
강력범죄 전과자가 배달, 택배 일을 많이 하고 있으니까, 배달, 택배일을 못하게 한다는 걸로 보여지는데, 이미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전과자가 다른 마땅한 일을 할 만한게 없으니까 배달 택배일을 한다는 생각은 안해본건지 되묻고 싶습니다.
양지에서 그나마 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직업의 선택권을 막아버리면, 이제 전과자들은 더욱더 음지로 숨어들고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대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번에 시행되는 개정안이 범죄자의 재범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아래 기사와 같이 재기의 기회조차 잃어 막막한 한 사람도 생긴다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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