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폐인이었던 나는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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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폐인이었던 나는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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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폐인이었던 나는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심준섭 변호사

사춘기 시절에는 세상 모든 게 귀찮았고, 싫었습니다.

세상이 마치 제게 벽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부모님의 말씀에도 반항심만 커져 갔고,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을 냈습니다.

그때 제 어머니께서도 저를 보시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시던 말씀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대학도 가지 못하고, 나중에 어디 취직도 못 할 거야. 차라리 작은 가게라도 하나 차려줘서 먹고 살 방도를 만들어주는 게 낫겠어.”


인생의 전환점

그럼에도 어머니께서는 저를 변화시키고자 과외 선생님을 모셔왔습니다.

그분은 교대에 다니시던 늦깎이 대학생 형님이셨는데, "공부보다도 제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형님께 말씀하셨다고 해요.

그와 첫 수업 날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 저는 그저 시간만 보내고 다시 게임이나 하러 가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다만, 그분은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어른들은 항상 제게 학업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만 줄곧 했지만,

그분은 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제가 어떤 게임을 좋아하는지, 그 게임에서 무엇을 잘하는지 물어보셨거든요.

그러던 중 그분께서 문득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준섭아, 나이키 축구공을 만들기 위해 방글라데시 아이들이 몇 번의 바느질을 해야 하는지 알아?”

그 당시엔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후로 그분은 종종 사회의 불공평한 면에 대해 말씀해주셨고, 그것은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그분과 대화를 통해 "세상에는 참 불합리한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와의 만남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

제 자신을 조금씩 돌아보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습니다.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눌때면, 제가 누리고 있는 환경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깨달게 되었고,

사랑하는 부모님, 나와 함께하는 친구들, 천방지축이었지만 모질게 대하지 않았던 담임선생님까지,

제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서서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에게서 타인에 대한 존중을 배웠고,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모두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렇게 그 분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저는 공부를 조금씩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장차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공부를 시작했다기 보다는, 그 분을 위한 의무감이 더 컸습니다.

‘그래도 나를 위해 애써주고 계시니 공부하는 척이라도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늉조차도 어느 순간 실제로 공부에 대한 흥미로 이어지게 되었죠.

(문제를 풀면서 얻게 되는 작은 성취감이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이 된 어느날, 그분은 갑작스럽게 '개인 사정으로 더 이상의 과외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해오셨습니다.


이별

어린 마음에 느꼈던 그 슬픔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부모님보다도 저를 더 이해해주었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주셨던 귀인 같은 존재였습니다.

다만, 이별의 슬픔을 오래 붙들고 있을 수는 없었고, 오히려 그때 저는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죠.

그렇게 제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신 덕분에, 저는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무사히 졸업하고 변호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아마 세상에 무관심하고 나만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지만, 변호사로서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고충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그 형님이 제게 심어주셨던 가르침을 항상 되새기고 있습니다.


변호사의 숙명

저는 변호사의 숙명이 단순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불합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편에서 싸우는 것이 변호사로서의 본질이자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라면, 의뢰인들이 불합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그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의뢰인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그들이 겪는 고통에 공감하며 최선을 다해 돕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그 분께서 저를 그렇게 대해주셨듯이요.


그에게 전하고픈 말

비록 가끔 안부만 여쭙고 있지만, 항상 그분께 드렸던 말이 있습니다.

"그때 저를 이끌어주고,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저는 지금의 자리에 서 있으며, 변호사로서 깊은 사명감을 갖고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제게 주셨던 가르침 마음에 깊게 새기고, 세상의 불합리함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맞서 싸우겠습니다.

당신이 제게 주신 그 귀한 가르침 의뢰인들에게 돌려주고, 더욱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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