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로이어 법률사무소의 오동현 변호사입니다.
저희 뉴로이어 법률사무소는 사이버범죄 특화 로펌으로서,
각종 보이스피싱, 리딩방사기 등 사이버사기 사건들과 함께, 통장대여(대포통장)에 따른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핸드폰 명의대여(이른바 ‘대포폰’)에 따른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사건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습니다.
오늘 게시글을 통하여 말씀드리는 사건 역시 보이스피싱 관련 사기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건입니다.
이번 사건은 사건의 규모나 난이도 측면에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업무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클라이언트 분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순간에 (즉 49 또는 51의 상황에서) 변호사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안 중 하나라고 생각하여, 업무리뷰로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인터넷, 전화 등 전기통신이 발달하는 등 사회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가장 크게 발전해 온 범죄가 있다면, 바로 보이스피싱 범죄일 것입니다.
변호사의 입장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이 체감될 정도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 현황 (출처 : 공공 데이터 포털)
보이스피싱 등 이른바 '피싱' 범죄는, 경찰, 검찰, 법원, 금융기관 등을 사칭하여 금전을 편취하는 '기관사칭형' 피싱범죄가 가장 대표적인 유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범죄의 발생건수와 피해액은 위 데이터에서 확인되듯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한편 위와 같은 전통적인 유형의 '기관사칭형' 피싱범죄 이외에도, 대출사기형, 입금사기형, 제3자 사기형, 로맨스스캠 등등 언급하는 것이 힘들 정도로 다양한 유형의 피싱범죄들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받으신 의뢰인 분들을 상담해드릴 때면, 제 마음 역시 찢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 평생 일구어온 재산을 단 한 차례의 범죄 피해로 인하여 모두 잃어버린 상황에서, 법이 범죄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일 뿐입니다.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가 회복할 수 없는 정도이기에, 수사기관과 법원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하여 (다른 범죄에 비하여) 철저하게 수사하여 기소하고, 엄벌에 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억울하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휘말린 일반인 분들이 많은데, 최악의 경우 이들이 실형을 살게되고 막대한 금액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주범이 아니라 단순한 수거책, 통장대여 등의 경우에도 실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는 것입니다.
챗gpt에게 억울한 보이스피싱 한국인 범죄자를 그려달라고 하니까 몇 초만에 바로 그려줍니다. AI 발전 정도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서론이 조금 길었는데 이번 사건은, 선의로 보이스피싱 통장대여를 해주었다가 억울하게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의 참고인조사를 받은 클라이언트 분의 사례입니다.
클라이언트 분의 보호를 위하여 일부 사실관계는 각색하도록 하겠습니다.
클라이언트 분은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 재직하며 모범적이고 안정적인 생활을 해오신, 소위 '모범시민'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어느 날 저를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하였는데 그 경위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모범시민'인 클라이언트 분은 자신의 애인(남자친구)이 신용문제로 계좌를 열지 못하자, 그에게 자신 명의 통장의 카드를 잠깐 빌려주었던 것입니다. 남자친구는 클라이언트의 계좌에 돈을 입금하고 클라이언트의 카드로 생활비를 사용하면서,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문제는 남자친구가 이용하였던 클라이언트의 계좌에, 경위를 알 수 없는 범죄수익이 입금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다른 사건들과 엮어져서 생각보다 큰 수준으로 문제가 되었는데, 일선 '경찰서' 단위에서 진행되는 수사가 아니라 시, 도 '경찰청' 단위에서 수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수사의 화살은 저희 '모범시민' 클라이언트에게 온 것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내지 제3호가 주로 문제됩니다.
저희 클라이언트 분은 보이스피싱 범죄에는 관여하였다는 정황이 없었으므로, 사기죄 성립은 문제될 것이 없어보였습니다.
문제는 접근매체에 해당하는 통장, 카드 등을 타인에게 대여해준 행위 자체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내지 제3호에 따라서, "1.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2. 대가를 수수(授受)ㆍ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3.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는 금지됩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제2호
그리고 이는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에 따라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법정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상당히 중한 형입니다.
남자친구에게, 선의로 자신의 카드를 빌려주었다는 점만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클라이언트 분께서는 아연실색하며 저를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방어할 수 있는 전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내지 제3호에 따라 금지되는 행위를 다시 천천히 읽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2. 대가를 수수(授受)ㆍ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3.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먼저, 접근매체(통장, 카드 등)을 양도하는 행위는 바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입니다.
그런데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는 제2호에 따라 "대가를 수수, 요구, 약속"하거나, 제3호에 따라 "범죄에 이용할 목적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아야" 비로소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다행히 저희 클라이언트는 정말 선량한 분이었습니다.
자신이 남자친구에게 빌려준 통장, 카드가 범죄에 이용할 목적이라거나 이용된다는 점을 전혀 몰랐음은 당연하고,
단순히 좋은 마음으로 빌려준 것이라서 대가를 수수, 요구, 약속한 사정 역시 전혀 없었습니다.
이렇게만 마무리되면, 정말 해피하게 아무 문제없겠죠?
안녕 우리는 수사기관이야 널 잡을거야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수사기관(경찰, 검찰)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하여 (다른 범죄에 비하여) 철저하게 수사하고 엄벌에 처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해자 분들의 피해 상황을 고려하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사건은 '경찰청' 단위에서 사건을 수사한 만큼, 경찰 측에서 혈안이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에 문제가 되었던 것은 클라이언트가 남자친구에게 통장과 카드를 빌려준 것이 "대여"가 아니라 "양도"인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양도"로 본다면, 대가 여부와 무관하게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되어버릴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준비했지롱 1
물론 오동현 변호사는 이와 같은 점을 사전에 대비하고, 법리적 준비를 모두 마쳐놓았습니다.
대법원의 입장(대법원 2012. 7. 5. 선고 2011도16167 판결 등)에 따르면, ‘접근매체의 양도’에는 단순히 접근매체를 빌려주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행위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법리적 검토를 바탕으로, 수사기관이 저희 클라이언트의 행위를 "양도"로 판단하여 억울한 처벌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 것입니다.
한편 이 분야의 전문가인 수사기관(경찰)은, 어떻게든 '양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얻기 위하여 온갖 수사기법을 활용한 질문을 하고, 답변을 유도할 것입니다.
이미 준비했지롱 2
물론 오동현 변호사는 이와 같은 점 역시 사전에 대비하고, 진술 준비 역시 모두 마쳐놓았습니다.
저는 유사 사건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경찰이 어떤 질문을 할지, 어떻게 원하는 답변을 유도해낼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클라이언트와 몇 주의 기간동안 예상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혹시라도 불리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부분은 특별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조사 당일에는 미리 만나서 최종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하며 불측의 질문을 방지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특히 저희 클라이언트가 정말 억울한 상황이었고, 저 역시도 이와 같은 억울함을 풀어드리기 위하여 더욱 열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진술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증거자료를 수사관님에게 내밀었을 때, 어쩔 수 없겠다는 수사관님 표정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노하우는 비밀입니다.
물론 글에 작성한 내용이 전부는 아닙니다.
위 대법원 판결례는 매우 기본적인 법리에 불과합니다.
실제 변론 과정에서는, 유사 사건들에서의 하급심 판결례들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였고, '양도'로 해석될 수 없다는 점에 대하여 사실관계 분석의 과정이 함께 진행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영업비밀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과정, 즉 증거자료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클라이언트의 최선의 이익에 맞도록 재구성하고, 이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통해서 범죄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끌어내는 것은 제가 가장 잘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글 초입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제가 이 사건을 굳이 업무 사례로 작성한 이유입니다.
클라이언트 분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순간에서 (즉 49 또는 51의 상황에서), 저는 수사기관이 범죄 성립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사전준비와 적극적인 변론을 통하여 막았으며, 이는 변호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일 것입니다.
0을 100으로 만드는 변호사는 없습니다.
그것은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므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기꾼일 것입니다.
다만 유능한 변호사는 결정적인 순간에 49를 51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클라이언트의 운명을 바꾸는 것입니다.
오동현 변호사
現)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파트너변호사
前)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국내 4대 대형로펌)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수석입학, 최우등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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