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2024년 1월 19일 시행, 이하 '개정안')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상 (1)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행위, (2) 시세조종 행위, (3) 그리고 자본시장법 제178조상의 부정거래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합니다.) 주체에 대해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는 40억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국회 의사록을 보면 "자본시장법상 징역형, 벌금형 등 형사적인 처벌로는 처벌 수준이 부족하고, 수사 및 재판에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불공정거래행위를 신속하게 제재하기 위해 과징금을 도입한다."는 입법취지가 적혀 있습니다.
먼저, 과징금 제도 도입시에는 위임입법의 범위와 관련하여 위반행위별 과징금 금액을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대신 법률에서 어느 정도의 구체적인 산정기준은 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개정안에는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와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산정 기준이 없습니다.
두 번째로 과징금 부과사유가 정확히 형벌의 구성요건과 일치하는데, 이 경우 법률의 수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이중처벌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벌금을 부과받은 경우 해당하는 부분의 과징금을 제외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금융위원회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제외 안 해도 그만입니다.
세 번째로 애초에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라고 하면, 실제로 부당이득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상당한 경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서도 금융위원회가 40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네 번째로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포괄성과 예측가능성의 문제입니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행위나 시세조종행위는 어떤 행위를 하면 처벌이 따른다는 것인지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제178조는 포괄규정이기 때문에 사실 어떤 행위가 문제되는 행위인지 관련 사건에서 법원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자본시장법 제178조 같은 포괄 규정 적용 사안에 대해서,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도 엄밀한 수사와 재판을 거치지 않고 40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입니다.
해당 개정안에 대해서는 추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과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드는데, 입법 취지가 선하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가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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