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甲)은 집을 구하기 위해 중개사 을(乙)을 찾았고 중개사 乙에게 집을 소개받고 보증금 1억 원에 2년 기간으로 임대차계약을 맺고 집에 거주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甲은 보증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야 했습니다. 세입자 甲은 공인중개사 乙이 사전에 깡통전세인 점을 공지해주었더라면 이 건물에 임차하지 않았을 것인데, 너무나 억울한 나머지 甲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1. 공인중개사의 의무와 책임
공인중개사는 3가지 의무를 집니다.
1) 선관주의의무 및 비밀유지의무
개업공인중개사 및 소속공인중개사는 전문직업인으로서 지녀야 할 품위를 유지하고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 관련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 그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선 안됩니다(공인중개사법 제29조).
중개사와 의뢰인과의 관계는 민법상 위임관계라고 볼 수 있고 선량한 관리자로 중개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행위를 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중개대상물의 확인·설명의무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를 의뢰받은 경우에는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해당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 및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중개대상물의 종류·소재지·지번·지목·면적·용도·구조 및 건축연도 등 중개대상물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 소유권·전세권·저당권·지상권 및 임차권 등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에 관한 사항, 거래예정금액·중개보수 및 실비의 금액과 그 산출내용, 토지이용계획, 공법상의 거래규제 및 이용제한에 관한 사항, 수도·전기·가스·소방·열 공급·승강기 및 배수 등 시설물의 상태, 벽면 및 도배의 상태, 일조·소음·진동 등 환경조건, 도로 및 대중교통수단과의 연계성, 시장·학교와의 근접성 등 입지조건, 중개대상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함에 따라 부담하여야 할 조세의 종류 및 세율)을 확인하여 이를 해당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게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토지대장 등본 또는 부동산종합증명서, 등기사항증명서 등 설명의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공인중개사 제25조).
3) 금지행위
개업공인중개사는 ① 중개대상물의 매매를 업으로 하는 행위 ②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중개업을 영위하는 사실을 알면서 그를 통하여 중개를 의뢰받거나 그에게 자기의 명의를 이용하게 하는 행위 ③ 사례·증여 그 밖의 어떠한 명목으로도 공인중개사법 제32조에 따른 보수 또는 실비를 초과하여 금품을 받는 행위 ④ 해당 중개대상물의 거래상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 그 밖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 ⑤ 관계 법령에서 양도·알선 등이 금지된 부동산의 분양·임대 등과 관련 있는 증서 등의 매매·교환 등을 중개하거나 그 매매를 업으로 하는 행위 ⑥ 중개의뢰인과 직접 거래를 하거나 거래당사자 쌍방을 대리하는 행위 ⑦ 탈세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할 목적으로 소유권보존등기 또는 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부동산이나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전매 등 권리의 변동이 제한된 부동산의 매매를 중개하는 등 부동산투기를 조장하는 행위 ⑧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거짓으로 거래가 완료된 것처럼 꾸미는 등 중개대상물의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줄 우려가 있는 행위 ⑨ 단체를 구성하여 특정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중개를 제한하거나 단체 구성원 이외의 자와 공동중개를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공인중개사 제33조).
공인중개사가 위 의무들을 위반할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행위를 하는 경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려면 공인중개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했는지, 공인중개사가 자기의 중개사무소를 다른 사람의 중개행위의 장소로 제공함으로써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는지, 공인중개사에게 손해배상책임 성립하더라도 의 과실상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손해배상액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깡통전세’에 대한 확인 및 설명의무 위반할 경우
앞서 살핀 대로 공인중개사에게 중개대상물의 확인 및 설명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공인중개사가 중개의뢰자에게 깡통전세와 관련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세입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최근 공인중개사에게 40%의 책임을 인정한 판례가 있습니다.
갑(甲)은 입주한 2015년 8월 공인중개사 을(乙)을 통하여 서울 구로구의 한 건물의 방을 보증금 1억원 에 2년의 기간으로 임대차계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甲이 계약을 체결 당시, 이 건물에 합계 22억가량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甲보다 앞선 확정일자를 받았던 임차들들의 보증금 합계가 29억여만 원이나 되었습니다. 기존의 대출금 22억과 임차보증금 29억 원의 합계가 건물의 매매 가격을 넘기는 이른 바 깡통전세였습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 乙은 이러한 사실에 대하여 중개대상물 설명서 등 내용을 전혀 기재하지도 않았고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甲이 거주한 건물이 2018년 1월경 경매 처분이 되면서 건물 경매대금 48억 원 중 채권자와 선순위 확정일자들에게 먼저 배당되었고 甲은 한푼도 배당을 받지 못하고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甲은 乙을 상대로 “깡통전세의 위험을 사전에 알리지 않아서 손해를 입었다”며 1억 원의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중개사가 성실 중개 의무를 위반했다”며 세입자의 손해 일부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은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사항”이라면서 “위험을 미리 알았다면 甲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甲에게 건물의 시가나 권리관계를 따지지 않는 점의 과실책임을 일부 지우고 “乙은 甲에게 4,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여 공인중개사에게 40%의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였습니다.
공인중개사가 ‘깡통전세’에 대한 사실을 제대로 확인·설명하지 않고 세입자에게 손해를 입게한 경우라면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도록 한 의미있는 판결입니다.
만약 공인중개사가 깡통전세에 대하여 확인·설명의무를 하지 못한 채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손해를 봤다면,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공인중개사의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손해배상청구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김기윤변호사(부동산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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