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를 준비하던 중 투자를 받기 위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여러 기업의 담당자들과 만나 아이디어와 비즈니스모델을 공유했다. 공유하는 것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투자를 받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결국 투자를 유치했고 본격적인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서비스 개발이 막바지에 들어서자 문제가 발생했다. 과거 투자유치를 위해 미팅을 가졌던 B기업에서 우리와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론칭하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A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훔쳐간 B기업을 상대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 본문은 「사업제안, 입찰, 공모 등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하여 자신 또는 제3자의 영업상 이익을 위하여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지 여부는 아이디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경우인지 등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위 사례에서 B기업은 A씨로부터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뒤 무단으로 사용했기에 짧은 시간내에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건전한 거래질서 유지’라는 부정경쟁방지법의 목적에 반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아울러 (차)목에서 ‘제공목적을 위반한다는 것’은 최초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의 의사에 반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격, 아이디어 정보의 제공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아이디어 정보의 제공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아이디어 정보 제공에 대한 정당한 대가의 지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 아이디어 정보 사용 등의 행위가 아이디어 정보 제공자와의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발생한 신뢰관계 등을 위반한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20다220607).
위 사례에서 A씨는 B기업에 투자제안을 목적으로 아이디어 정보를 제공했는데, B기업은 자신의 영업상 이익을 위해 A씨의 아이디어 정보를 부정하게 사용했으므로 B기업은 제공목적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A씨는 B기업을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기인한 손해배상과 서비스중단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모든 아이디어가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알고 있었거나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는 위 (차)목의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
위 사례에서 B기업 입장이라면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부정하게 사용한 사실관계가 있더라도 A가 제공한 아이디어가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것’이라는 점을 증명한다면 적법하게 방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졌다는 것은 이미 온/오프라인상으로 공개가 되어 있거나 기존부터 그 업계에 종사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알 수 있을 만한 정보를 의미한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이 신설된지 얼마되지 않아 판례는 많지 않지만, 업계에 만연한 기술유출에 대한 전반적인 방어는 가능하며, 실제 판례도 이를 따르고 있다(대법원 2020다220607, 서울중앙지법 2019가합565163 등).
이처럼 나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투자제안서, 입찰서류 등의 방식으로 제공받은 자가 이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경우라면 부정경쟁방지법을 활용할 수 있음을 기억해두자. 물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상대방과 비밀유지약정(NDA) 등 외부유출과 무단사용을 금하는 계약을 해둔다면, 사전에 문제를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데일리 21.12.18.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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