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다단계 사건에서 처벌 여부는 얼마를 넣었느냐가 아니라 조직 안에서 어디에 서 있었느냐로 갈립니다. 이 글은 투자자·소개자·센터장·기획자 네 층으로 나누어, 각 위치에서 유사수신·방문판매법·사기죄가 어떻게 적용되고 무엇을 지금 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코인 다단계 사건의 상담은 대개 같은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나는 투자자인데, 지인 몇 명을 소개했을 뿐인데, 경찰에서 피의자로 나오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들의 특징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조직도 안에서 서서히 바뀐다는 점입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설명을 듣고 같은 코인을 산 사람들이, 수사 결과에서는 고소인·참고인·피의자·공동정범으로 각각 다른 이름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이 글은 사건을 사람의 위치로 잘라서 봅니다. 먼저 이런 조직이 왜 늘 같은 모양인지, 어떤 법이 걸리는지 짚고, 그다음 1층부터 4층까지 한 층씩 올라가며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코인 다단계 조직은 왜 늘 같은 모양인가
이름이 채굴이든 스테이킹이든 차익거래 봇이든, 실제 수익원이 없이 나중에 들어온 사람의 돈으로 먼저 들어온 사람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라면 법적으로는 같은 사건입니다.
이 구조가 유지되려면 새 투자자가 끊임없이 들어와야 하므로, 반드시 소개 수당(추천 수당, 후원 수당, 직급 수당)이 붙습니다. 이 수당이 바로 투자자를 모집책으로 바꾸는 장치이고, 수사기관이 각자의 위치를 판단하는 첫 번째 단서가 됩니다.
흔히 등장하는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말들이 오갔다면 아래에서 설명하는 법률이 문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금은 보장되고 월 몇 퍼센트 수익이 확정적으로 나온다.
코인은 상장 예정이라 지금 사두면 몇 배가 된다.
한 명을 소개하면 투자금의 몇 퍼센트를 수당으로 준다.
아래로 몇 명이 채워지면 직급이 올라가고 수당 비율도 올라간다.
걸리는 법은 세 가지, 형량은 전혀 다르다
코인 다단계 사건에는 보통 유사수신행위법, 방문판매법, 형법상 사기죄 세 가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어떤 죄명이 붙느냐에 따라 법정형이 5년에서 무기징역까지 벌어지므로, 자신의 위치에서 어느 법이 문제되는지가 곧 사건의 무게입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인가나 등록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서 돈을 받으면서 원금 이상을 돌려주겠다고 약정하는 행위입니다. 코인 사건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법입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유사수신행위란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행위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1.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행위 (이하 생략)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벌칙) ① 제3조를 위반하여 유사수신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4조를 위반하여 표시 또는 광고를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대법원은 원금 보장 약정이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계약서에는 투자 손실 가능성이 적혀 있어도, 설명회와 단톡방에서 사실상 원금과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말이 반복됐다면 유사수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업으로"라는 요건입니다. 단 한 번 지인에게 돈을 빌린 것과 달리, 반복·계속해서 여러 사람에게서 돈을 모았다면 회사 직원이 아니어도 이 요건을 채울 수 있습니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3단계 이상의 판매원 조직을 만들고 하위 판매원의 실적에 따라 수당을 주는 구조는 다단계판매이며, 등록 없이 운영하면 그 자체로 범죄입니다. 코인 사건에서는 특히 상품 거래를 가장한 사실상의 금전거래 조항이 적용됩니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사행적 판매원 확장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다단계판매조직 또는 후원방문판매조직을 이용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재화등의 거래 없이 금전거래를 하거나 재화등의 거래를 가장하여 사실상 금전거래만을 하는 행위 (이하 생략)
미등록 다단계판매업(제13조 위반)과 사행적 판매원 확장행위(제24조 위반)는 모두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합니다. 유사수신보다 법정형이 무겁고, 실무에서는 두 법이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법상 사기죄와 특정경제범죄법
처음부터 약정한 수익을 줄 능력도 의사도 없이 돈을 받았다면 사기죄입니다. 형법 제347조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피해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법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됩니다.
다단계 사건은 피해자가 수백 명이고 피해액이 수십억 원을 넘는 일이 흔하므로, 사기죄가 붙느냐 아니냐가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기죄의 핵심은 그 사람이 돌려막기 구조라는 것을 알았느냐이고, 이 점이 바로 아래 위치별 판단의 중심입니다.
1층: 돈만 넣은 투자자
투자금을 넣고 수익을 받았을 뿐 누구도 소개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는 피해자입니다. 수익금을 일부 받았더라도 마찬가지이며, 고소인 또는 참고인으로 조사받게 됩니다.
다만 이 층에 있는 분들도 두 가지는 알고 계셔야 합니다. 첫째, 이미 받은 수익금은 나중에 부당이득이나 범죄수익으로 반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피해 회복은 형사 고소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별도의 민사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글 뒷부분에서 다룹니다.
2층: 지인 몇 명을 소개하고 수당을 받은 사람
이 층이 가장 많고, 가장 애매하며, 상담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자리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개 사실만으로 곧바로 공범이 되지는 않지만, 소개 수당을 받았다면 참고인이 아니라 피의자로 조사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사기관은 이 층에서 다음을 봅니다. 몇 명을 소개했는지, 수당을 얼마나 받았는지, 소개할 때 원금 보장이나 확정 수익을 말했는지, 그리고 회사에 실제 수익 사업이 없다는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가족 두세 명을 소개하고 소액의 수당을 받았으며 본인도 큰 손실을 본 경우라면, 유사수신의 방조 정도로 검토되거나 기소유예로 끝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소개 인원이 열 명을 넘고 수당이 본인 투자금을 웃돌기 시작하면, 수사기관은 이 사람을 피해자로 보지 않습니다.
사기죄에 관해 대법원은 회사의 수익 구조가 실제로는 돌려막기라는 점을 확정적으로 몰랐더라도, 그럴 수 있다고 인식하면서 모집을 계속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봅니다. 수익 지급이 지연되기 시작한 뒤에도 소개를 계속했다면 이 지점이 특히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이 층의 분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조사에서 "나도 피해자"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 말 자체는 사실일 수 있지만, 수사기관이 묻는 것은 피해 여부가 아니라 모집 당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말했는지입니다.
3층: 설명회를 열고 단톡방을 운영한 센터장·팀장
설명회에서 상품을 설명하고, 투자자 단톡방을 관리하고, 하위 조직의 실적에 따라 직급 수당을 받았다면 유사수신과 방문판매법 위반의 공동정범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회사 대표가 시켜서 했다는 사정은 형을 정할 때 고려될 뿐, 죄의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대법원은 유사수신 조직에서 모집 활동을 분담하고 그 대가로 수당을 받은 사람은 조직 전체의 범행에 기능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아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단을 내려 왔습니다. 자신이 직접 받은 돈이 아니라 조직이 모은 돈 전체가 범행 규모로 잡힌다는 뜻입니다.
이 층에서 사기죄까지 붙느냐는 회사의 실체를 얼마나 알았느냐로 갈립니다. 본사 방문, 채굴장이나 사업장 확인 요구, 재무 자료 요청 같은 확인 시도를 했는지, 수익 지연 뒤 대표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지가 대화 기록으로 남아 있다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본인 스스로 원금 보장을 약속하는 홍보 자료를 만들거나, 상장 일정이 정해진 것처럼 말했다면 회사 자료를 그대로 옮겼다는 해명은 통하기 어렵습니다.
4층: 코인을 발행하고 구조를 설계한 대표·기획자
이 층은 설명이 길지 않습니다. 실제 수익 사업 없이 코인을 발행해 투자금을 모았다면 사기죄와 유사수신, 방문판매법 위반이 모두 적용되고, 피해액에 따라 특정경제범죄법의 가중 법정형이 문제됩니다.
이 층에서 실무상 다투어지는 것은 죄의 성립보다 범위입니다. 어느 시점부터 돌려막기가 시작됐는지, 초기에는 실제 사업이 있었는지, 코인 시세가 자체 거래소에서 인위적으로 유지된 것인지 등이 피해액과 양형을 좌우합니다. 자체 거래소에서 시세를 만든 정황이 있다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시세조종·부정거래 문제까지 더해집니다.
층을 결정하는 네 가지 질문
결국 수사기관이 한 사람의 위치를 정할 때 보는 것은 다음 네 가지로 압축됩니다. 자신의 대답을 미리 정리해 두면 조사 방향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수당의 크기와 성격. 투자 수익이 아니라 소개·직급 수당을 얼마나 받았는지. 수당이 투자 원금을 넘겼는지가 하나의 경계선이 됩니다.
모집의 규모와 반복성. 몇 명을, 어느 기간에, 어떤 방식으로 소개했는지. 설명회 개최나 단톡방 운영은 단순 소개와 다르게 평가됩니다.
말한 내용. 원금 보장, 확정 수익, 상장 확정 같은 표현을 본인이 직접 썼는지. 카카오톡과 녹취가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인식의 정도. 회사의 실체와 수익 구조에 관해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을 의심했는지. 수익 지연 이후의 행동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돈의 흐름: 코인이라서 못 찾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많은 분이 코인은 추적이 안 된다고 믿지만, 국내 거래소를 한 번이라도 거친 자금은 대부분 실명 계좌와 연결되어 추적됩니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거래소는 고객 신원을 확인하고, 일정 금액 이상의 이전에는 송수신인 정보를 함께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은 지갑 주소를 기준으로 블록체인 상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다가 거래소 입금 지점에서 계정 주인을 특정합니다. 조직이 개인 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를 거쳤더라도, 최종적으로 원화로 바꾼 지점이 있으면 그곳에서 사람이 드러납니다.
이 추적은 모집책에게도 그대로 향합니다. 소개 수당으로 받은 코인이나 현금은 범죄수익으로 몰수·추징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다단계 조직에서 판매원이 지급받은 수당도 범죄행위로 얻은 수익으로 보아 추징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습니다.
추징은 벌금과 별개입니다. 수당을 이미 생활비로 썼거나 재투자해서 잃었더라도 그 금액만큼 추징금이 부과되므로, 수당으로 받은 금액을 스스로 정확히 계산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위치별로 지금 할 일
1층 투자자라면
투자 약정서, 입금 내역, 설명회 자료, 단톡방 대화를 전부 보존하고 고소 절차를 준비하십시오. 회사 명의 계좌와 대표·핵심 임원 명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는 빠를수록 실익이 있습니다. 수백 명이 함께 움직이는 사건에서는 먼저 보전조치를 한 사람이 회수 가능성을 확보합니다.
이미 받은 수익금이 있다면 그 금액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파산관재인이나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반환 요구가 올 수 있으므로, 대응 여부를 미리 판단해야 합니다.
2층 소개자라면
출석 요구가 왔다면 "나도 피해자"로 시작하는 진술 대신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누구를 언제 소개했는지, 당시 어떤 말을 했는지, 수당은 얼마를 받았는지, 회사에 대해 무엇을 확인했는지를 대화 기록과 대조해 정확히 준비해야 합니다.
소개한 지인들과 미리 연락해 피해를 정리하고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양형에서 크게 작용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진술을 맞추자는 식의 연락은 증거인멸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사실 확인과 피해 회복 논의에 한정해야 합니다.
3층 이상이라면
공동정범으로 판단될 가능성을 전제로 준비해야 합니다. 조직이 모은 전체 금액이 사건의 규모가 되므로, 본인의 역할과 관여 기간, 실제 취득한 이익을 다른 구성원과 구분해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회사의 실체를 확인하려 했던 기록, 수익 지연 뒤 대표에게 문제를 제기한 기록이 있다면 사기 고의를 다투는 자료가 됩니다.
수당으로 받은 금액을 스스로 산정해 피해 회복에 쓰는 것은 추징과 양형 양쪽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구속 가능성이 있는 층이므로, 출석 전에 주거와 직업,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보여줄 자료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며
코인 다단계 사건에서 자신이 피해자인지 피의자인지는 스스로의 느낌이 아니라 조직도에서의 위치, 받은 수당, 말한 내용, 알았던 정도로 결정됩니다. 같은 사건 안에서도 층이 다르면 적용 법률과 형량, 지금 해야 할 일이 전혀 다릅니다.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면 자신이 몇 층에 서 있는지를 먼저 냉정하게 판단하고, 그 층에 맞는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법률 자문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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