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 상대방의 신고가 거짓으로 확인된 것인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성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판단과 허위 신고가 증명되었다는 판단은 같지 않습니다. 불기소 통지 이후 무고 고소를 검토할 때에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처분 이유와 객관적인 자료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 처분 결과보다 먼저 읽을 것은 이유입니다
불기소에는 혐의없음,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기소유예 등 서로 다른 사유가 있습니다. 통지서에 적힌 결론만으로 신고 내용 전체가 부정되었다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어떤 사실과 법률 요건을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후속 절차의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준강간 사건이라면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가 증명되었는지, 그러한 상태를 이용했다는 점이 인정되는지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어느 요건의 증명이 부족했는지와 실제로 없던 일을 신고했다는 점이 밝혀졌는지는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처분 이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적법하게 열람하거나 교부받을 수 있는 기록의 범위를 따라야 합니다. 전달받은 요약이나 일부 화면만 보고 결정서의 내용을 추정하지 않습니다. 불복 절차가 진행 중인지도 확인하여 사건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 무고에는 허위 신고에 관한 별도 증명이 필요합니다
형법 제156조는 다른 사람이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경우를 규정합니다. 신고된 내용의 객관적 허위성과 신고 당시의 인식 등 무고 자체의 요건을 검토해야 합니다. 단순히 서로의 기억이 다르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9년 7월 11일 선고 2018도2614 판결도 신고 사실이 허위라는 점에 적극적인 증명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신고 사실의 진실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반대로 허위라고 단정하는 논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는 자료는 출발점일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무고 성립을 완성하지 않습니다. 신고인이 실제로 어떤 사실을 말했는지, 객관적 자료와 무엇이 충돌하는지, 그 내용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 진술 차이와 범죄를 꾸민 행위를 구분합니다
시간이나 순서에 관한 일부 차이, 표현의 부정확함, 법률 용어를 잘못 사용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모두 허위 범죄 신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핵심 행위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신고한 경우라면 별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문제되는 문장이 전체 신고에서 어떤 의미인지 확인합니다.
대화 내용도 한 문장을 떼어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앞뒤 대화, 작성 시점, 발언 상대와 당시 상황을 함께 대조합니다. 사과나 걱정을 표현한 말이 반드시 범죄를 인정하는 진술인 것은 아니며, 친근한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이 모든 성적 접촉에 대한 동의를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술을 마신 사람의 기억에 공백이 있다는 사정은 당시 행동 능력이나 상대방의 인식과 구분해야 합니다. 기억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확정하거나, 기억이 일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고가 거짓이라고 결론 내리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판단 항목을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피해자다운 행동이라는 기준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같은 대법원 판결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처한 개별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신고가 늦었다거나 이후 연락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허위 신고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와 당시 처지에 따라 대응 방식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신고 내용을 무조건 사실로 인정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수사와 재판에서는 진술의 구체성, 객관적 자료와의 관계, 허위 진술 가능성 등을 살펴야 합니다. 다만 특정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판단을 끝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구별해야 합니다.
의견서를 작성할 때에는 인격에 대한 공격보다 검증할 수 있는 사실을 제시합니다. 사적인 교제 이력이나 성향을 나열해 신고자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려는 방식은 쟁점을 흐릴 수 있습니다.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필요한 범위에서만 다루어야 합니다.
🗂️ 자료는 신고 내용과 대조할 수 있게 보존합니다
확인할 자료에는 적법하게 확보한 처분 문서, 원래의 메시지, 일정이나 이동을 확인할 기록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자료가 무엇을 보여주는지 설명하되 없는 기록을 만들거나 기억을 확정적인 사실로 바꾸지 않습니다. 자료의 출처와 확보 경위도 함께 정리합니다.
신고인이나 참고인에게 해명을 강요하거나 진술을 바꾸라고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방이 연락을 거부하면 이를 존중하고 필요한 설명은 정식 절차에서 제시합니다. 무고 고소를 하지 않는 대가로 돈이나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식의 대응은 별개의 분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 자료를 정리할 때에는 원본을 보존하고 제출용 사본과 구별합니다. 중요한 부분만 표시하더라도 앞뒤 맥락을 확인할 수 있게 합니다. 유리한 일부만 편집한 자료보다 전체 맥락 속에서 어떤 사실이 확인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무고 고소와 손해배상은 별도로 검토합니다
무고는 형사책임을 묻는 절차이고 손해배상은 민사책임을 묻는 절차입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의 배상책임을 정합니다. 어느 한 절차의 결과가 다른 절차의 모든 요건을 자동으로 충족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고의 고의가 입증되는지와 민사상 위법성·귀책사유·손해·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변호사 비용이나 정신적 고통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에게 전부 청구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청구 내용과 입증 자료를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불기소 이후의 대응은 상대방에게 같은 고통을 돌려주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별도 책임이 성립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처분 이유를 정확히 읽고 허위 신고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실제로 있는지 살피는 것이 먼저입니다. 결과를 단정하지 않는 검토가 불필요한 분쟁을 줄입니다.
글쓴이: 법무법인 세림 김환 변호사 · 전 의정부지검 형사1부장검사 ·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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