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은 음성인데 모발만 양성이면 투약 시점을 어떻게 다투나요
사건 개요
수사기관의 마약류 간이시약검사에서 소변 반응이 음성으로 나왔는데도, 뒤이어 실시된 모발감정에서 필로폰(메트암페타민) 양성 반응이 나오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가장 최근에 검사한 소변은 깨끗한데 왜 모발만 문제가 되느냐"는 의문이 먼저 들지만, 정작 수사기관은 이 모발감정 결과 하나를 근거로 몇 달에 걸친 넓은 기간을 '투약가능기간'으로 추정한 뒤, 그 기간 어느 날짜에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개괄적으로 구성해 기소하는 일이 많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의 사정을 들어 보면, 정확히 언제 어떤 경위로 투약했다는 진술도 없이 "2000년대에 유사한 전력이 있다"거나 "예전에 한 번 투약한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몇 개월짜리 범행기간이 통째로 공소장에 적혀 있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소변검사는 체내 대사 특성상 필로폰의 경우 투약 후 통상 3~5일, 길어야 열흘 안팎이 지나면 음성으로 전환됩니다. 반면 모발검사는 모세혈관을 타고 모발에 흡수된 성분이 모발이 자라는 동안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이론상 모발 길이만큼(통상 1개월에 1~1.5cm 성장) 과거의 투약 흔적까지 짚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변이 음성이라는 것은 '최근 며칠 사이에는 투약하지 않았다'는 의미일 뿐, 그보다 이전, 모발이 자라 온 기간 동안 투약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발감정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해서 공소장에 적힌 그 기간, 그 시점에 투약했다는 사실이 자동으로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모발감정만으로 넓은 투약가능기간을 그대로 범행시기로 인정하는 방식에 반복적으로 제동을 걸어 왔습니다. 관건은 이 감정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그 결과가 공소사실에 적힌 '바로 그 시점'을 얼마나 뒷받침하는지를 얼마나 촘촘하게 다투는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공소사실에 적힌 범행 '일시'가 얼마나 구체적인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은 공소사실의 일시·장소·방법을 명시해 사실을 특정하도록 요구하는데, 모발감정에 기초해 추정한 투약가능기간을 그대로 옮겨 적으면서 수십 일에서 수개월에 걸친 기간을 범행시기로 기재한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그 모발감정 자체가 구간별(절단모발) 감정으로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모발 전체를 한 덩어리로 검사한 것인지입니다. 절단 여부에 따라 '어느 시점에 가까운 투약인지'를 좁힐 수 있는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셋째, 모발감정 특유의 오차 요인—모발 성장속도의 개인차, 채취 부위·건강상태에 따른 편차, 성장기·휴지기·퇴행기 모발이 뒤섞여 있다는 점—이 이 사건 감정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가입니다. 넷째, 소변 음성과 모발 양성이라는 두 결과 사이의 시간적 간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과거 1회 투약의 잔존 반응인지, 그 사이의 재투약인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어서, 감정 자체의 정확성을 흔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공소사실에 적힌 특정 날짜'를 얼마나 지지하는지까지 나아가야 승부가 갈립니다. 실제로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8024 판결은 이 구조를 정면으로 다룬 사례입니다. 해당 사건에서도 소변 감정에서는 필로폰이 검출되지 않았고, 모발감정에서만 양성이 나왔는데, 대법원은 4~7cm 길이의 모발을 구간별로 절단하지 않고 감정한 1차 회보만으로는 투약시점을 특정할 수 없고, 그로부터 약 1개월 21일 뒤 이루어진 2차 감정에서 모근부위 1cm 지점부터 9cm 지점까지 3cm 단위로 나눈 세 구간 전부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사정만으로도 공소사실에 적힌 그 날짜에 투약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모발감정 결과의 증명력 자체를 구조적으로 흔들기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지점은 모발감정 결과가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넘어 "언제 투약했는지"까지 말해 줄 수 있는지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감정 자체를 파고듭니다.
1) 감정서 원본과 구간별 검출 자료를 확보합니다.
수사기관이 요약한 감정 결과 통지만으로는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감정이 이루어졌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감정기관에 대한 사실조회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감정서 원본을 확보해, 모발을 절단하지 않고 전체를 한 번에 검사했는지, 아니면 모근부위부터 3cm 단위 등으로 구간을 나눠 절단 감정을 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구간별 절단 감정이 아니었다면, 검출된 필로폰 성분이 모근에서 몇 cm 지점까지 존재했는지 자체를 알 수 없으므로, 그 결과만으로는 어느 시점의 투약인지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을 정면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2) 모발 성장속도의 개인차와 채취 조건의 편차를 구체적 사실로 제시합니다.
수사기관이 사용하는 '월 1cm 성장'이라는 전제는 통계적 평균일 뿐, 실제로는 나이·건강상태·모발이 자란 신체 부위에 따라 성장속도에 적지 않은 편차가 있고, 같은 사람의 모발이라도 성장기·휴지기·퇴행기 단계가 뒤섞여 채취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의뢰인의 건강기록, 채취 당시 모발 상태, 채취 부위(두정부·측두부 등) 같은 개별 사정을 정리해, 이 사건 감정에서 전제한 성장속도가 실제 의뢰인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다툽니다. 필요한 경우 사선 감정을 별도로 신청해 국과수 감정 결과를 검증하기도 합니다.
3) 소변 음성과 모발 양성 사이의 시간차를 대안적으로 설명합니다.
수사기관은 흔히 모발 양성을 '최근의 재투약'으로 단정하지만, 모발에 남은 성분은 몇 달 전 단 1회의 투약만으로도 검출될 수 있습니다. 과거 수사나 감정에서 이미 유사한 양성 반응이 확인된 이력이 있다면, 그 이력과 이번 감정 결과가 사실은 같은 과거 투약의 잔존 반응을 서로 다른 시점에 확인한 것일 가능성을 수치로 재구성합니다. 앞선 감정에서 모근부터 몇 cm까지 검출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계산하면, 이번 감정에서 검출된 구간이 그 사이의 새로운 투약이 아니라 이전과 동일한 투약의 연장선일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공소사실의 특정성과 간접증거의 연결고리를 다투기
모발감정 자체를 흔드는 데서 나아가, 그 결과가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지도 별도로 다퉈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범행일시 기재가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주는지를 정면으로 다툽니다.
대법원은 마약류 투약범죄에서 모발감정결과만을 토대로 투약가능기간을 추정하고 그 기간 전부를 범행시기로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법리를 여러 차례 확인했습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7도44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8024 판결 등). 공소장에 적힌 범행일시가 수십 일에서 수개월에 걸쳐 있다면, 그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이 언제 어떤 알리바이를 대야 하는지조차 특정되지 않아 방어권 행사에 현저한 지장을 준다는 점을 절차 단계에서부터 주장합니다.
2) 이중기소·일사부재리에 저촉될 여지를 함께 짚습니다.
마약류 투약범죄는 투약할 때마다 별개의 범죄를 구성하기 때문에, 추정된 투약가능기간이 지나치게 넓으면 그 기간 안에서 이미 조사받았거나 처벌받은 다른 사건과 시기가 겹치는지를 식별하기조차 어려워집니다. 기존 수사·재판 이력을 대조해 이 사건의 추정기간이 종전 사건의 범위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 경계를 근거로 공소사실의 특정성 흠결을 보강해 주장합니다.
3) 함께 제시된 간접증거의 증명력을 개별적으로 검증합니다.
수사기관은 모발감정 외에 주사기·전자저울 등 압수물에서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정을 함께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압수물이 의뢰인의 것임을 특정할 DNA나 지문 등 연결 증거가 없다면, 그 압수물에서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정만으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개별적으로 다툽니다. 모발감정과 간접증거를 하나씩 분리해 각각의 증명력을 따로 검증하는 것이 전체 방어 전략의 핵심입니다.
결론
소변이 음성인데 모발만 양성이라는 결과는, 그 자체로 유죄를 확정 짓는 증거가 아니라 '언제 투약했는가'라는 물음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감정이 구간별로 이루어졌는지, 그 결과가 공소사실에 적힌 날짜를 실제로 뒷받침하는지는 당사자가 스스로 따지기 어려운 영역이고, 수사 초기 진술 하나로 넓은 기간 전체를 인정해 버리면 이후 되돌리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감정서 원본을 확보해 구간 절단 여부와 검출 범위를 먼저 확인하고, 그 결과가 공소사실의 특정 시점을 얼마나 뒷받침하는지를 냉정하게 따져 보는 것에서 대응이 시작됩니다. 모발감정 결과를 통보받았거나 이미 그 결과로 기소된 상황이라면, 감정 방식과 공소사실 기재를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