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신증거,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로 인정받는 신규성·명백성 판단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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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신증거,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로 인정받는 신규성·명백성 판단기준 

강대현 변호사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뒤에도 진범이 따로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거나, 사건 당시에는 확보하지 못했던 결정적 증거가 나중에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절차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가 정한 신증거에 의한 재심입니다. 다만 확정판결은 법적 안정성을 위해 함부로 흔들리지 않도록 설계된 판결이라, 새 증거를 하나 내놓는다고 곧바로 재심이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그 증거가 신규성과 명백성이라는 두 요건을 모두 갖췄는지를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증거가 재심사유가 되는 신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청구 절차와 그 이후 흐름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재심 신증거란 — 확정판결을 뒤집는 예외적 절차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의 이익을 위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를 여러 호로 나눠 정하고 있고, 그중 제5호가 "무죄 또는 면소를 인정하거나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합니다. 다른 호가 원판결의 증거가 위조·허위였다는 사정이나 법관·검사의 직무범죄처럼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는 것과 달리, 5호는 애초에 없던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확정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어 같은 사건을 다시 다투는 것이 원칙적으로 차단되는데, 재심은 이 원칙을 깨는 예외적 구제절차이기 때문에 법원의 심사도 그만큼 까다롭습니다.

이 조항이 요구하는 요건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새로 발견된 증거여야 한다는 신규성과, 그 증거가 있었다면 유죄 판단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볼 만큼 확실해야 한다는 명백성입니다. 이 두 요건의 구체적 판단기준은 대법원 2009. 7. 16.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이 정리해 지금까지 실무의 기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신증거를 근거로 재심을 준비한다면 이 결정이 제시한 판단틀을 먼저 이해해야 이후 절차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재심이 이렇게 문턱을 높게 잡는 이유는 확정판결이 갖는 법적 안정성과, 억울한 유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정의의 요청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 확정된 판결을 아무 때나 다시 다툴 수 있게 하면 형사사법 절차 자체의 신뢰가 흔들리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증거가 나와도 재심의 문을 걸어 잠그면 오판을 구제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법은 신규성·명백성이라는 엄격한 요건으로 이 두 가치의 균형을 잡고 있고, 실무상 재심청구가 받아들여지는 비율이 높지 않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준비 단계에서부터 이 균형점을 염두에 두고 증거를 조사·정리해야 재심개시결정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재심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깨는 예외적 절차이므로, 새로 발견된 증거는 신규성과 명백성 두 요건을 모두 갖춰야 재심사유로 인정된다.

증거의 신규성 — 확정판결 당시 존재하지 않았거나 몰랐던 증거

신규성은 말 그대로 그 증거가 원판결의 심리 과정에서 제출되지 않은, 새로 발견된 것이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앞서 본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은 신규성을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할지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가 그 범위를 법원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법원에만 한정할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청구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에는 원판결의 소송절차에서 그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었다면 신규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세웠습니다. 즉 확정판결 이전부터 존재했던 증거라도, 통상적인 노력으로 확보할 수 없었던 사정이 있어야 신규성이 살아남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신규성이 문제 되는 유형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확정판결 이후 별도 형사절차에서 공범 등 제3자가 자신이 진범임을 인정하는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원판결의 증거가 된 목격자나 참고인의 진술이 위증으로 확정판결을 받아 뒤집힌 경우, 확정판결 당시에는 존재를 몰랐거나 확보할 방법이 없었던 CCTV·통신기록 등 알리바이 자료가 뒤늦게 발견된 경우, 그리고 유전자감정 등 새로운 과학적 감정기법으로 기존 감정결과가 번복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유형이라도 청구인 쪽에 원판결 당시 제출하지 못한 데 대한 과실이 있었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 확정판결 후 별도 재판에서 공범·진범이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 원판결의 증거가 된 진술이 위증으로 확정판결을 받아 뒤집힌 경우

  • 과실 없이 확정판결 전 확보하지 못했던 알리바이 자료(CCTV·통신기록 등)가 새로 발견된 경우

  • 새로운 과학적 감정기법으로 기존 감정결과가 번복된 경우

증거의 명백성 — 종합평가설, 기존 증거와 함께 평가한다

명백성은 그 새 증거가 있었다면 확정판결의 결론, 즉 유죄 인정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볼 만한 개연성이 인정되는지의 문제입니다.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이 확립한 판단방법은 이른바 종합평가설입니다. 새로 발견된 증거만을 독립적·고립적으로 떼어놓고 그 증거가치만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원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사실인정의 기초로 삼았던 기존 증거들 가운데 새 증거와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거나 서로 모순되는 것들을 함께 놓고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판단방법이 실무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겉보기에 강력해 보이는 새 증거라도 원판결의 다른 증거관계 전체를 흔들 정도가 아니면 명백성이 부정될 수 있고, 반대로 새 증거 하나만 놓고 보면 결정적이지 않아 보여도 그것이 원판결이 유죄의 근거로 삼았던 핵심 증거의 신빙성을 결정적으로 흔드는 것이라면 명백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심을 준비할 때는 새 증거 자체의 증명력만 검토할 것이 아니라, 원판결이 어떤 증거들을 어떻게 엮어 유죄를 인정했는지 그 논증 구조를 먼저 분석하고, 새 증거가 그 구조의 어느 지점을 무너뜨리는지를 밝히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명백한 증거인지는 새 증거만 따로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확정판결이 사실인정의 기초로 삼은 기존 증거들과 유기적으로 관련지어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단한다.

실무에서 신증거로 인정된 유형과 인정되지 않은 유형

재심사유로서 신증거 해당 여부는 결국 사안별로 판단되지만,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인정례와 부정례의 패턴은 있습니다. 아래 유형을 참고하되, 자신의 사건에 그대로 대입하기보다는 원판결의 증거관계와 비교해 판단해야 합니다.

  • 인정되는 경향 — 공범 등 제3자가 별도 재판에서 자신이 진범임을 인정하는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 인정되는 경향 — 원판결의 증거가 된 감정이나 진술이 위조·위증으로 별도 확정판결을 받아 그 신빙성이 무너진 경우

  • 인정되는 경향 — 수사기관의 증거조작이나 허위 진술 유도 정황이 다른 절차에서 확인된 경우

  • 부정되는 경향 — 원판결 심리에서 이미 제출됐던 증거를 재구성하거나 재평가만 요청하는 경우

  • 부정되는 경향 — 청구인이 과실로 원심에서 제출하지 못한 증거

  • 부정되는 경향 — 기존 증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나 의견서에 불과해 독립된 증거가치가 없는 경우

같은 유형이라도 결론이 갈리는 이유는 앞서 본 종합평가설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공범이 별도 재판에서 진범임을 인정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명백성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공범의 진술이 원판결의 유죄 인정 근거와 얼마나 정면으로 배치되는지, 원판결이 그 공범의 관여 가능성을 이미 심리하고도 배척했던 것인지까지 함께 따져야 합니다. 그래서 신증거를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원판결의 판결이유를 꼼꼼히 분석해 그 논증의 약한 고리를 짚어내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재심청구 절차 — 관할, 청구권자, 청구 시기

재심의 관할은 형사소송법 제423조에 따라 원판결을 선고한 법원입니다. 1심에서 그대로 확정됐다면 그 1심 법원이, 항소심이나 상고심을 거쳐 확정됐다면 해당 심급의 법원이 재심청구를 받습니다. 청구권자는 제424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사람 본인이고, 그 사람이 사망했거나 심신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배우자·직계친족 또는 형제자매가 대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 시기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습니다. 제427조는 재심청구를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형의 집행을 받지 않게 된 때에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형을 다 살고 난 뒤나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뒤에도 재심청구가 가능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재심청구서에 재심사유를 구체적으로 적고, 신규성과 명백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소명자료로 함께 제출해야 하며, 이 단계에서 요건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으면 실체 심리에 들어가기 전에 청구 자체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재심청구가 이유 없다고 판단하면 제433조에 따라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고, 반대로 이유 있다고 판단하면 제435조에 따라 재심개시결정을 합니다. 이 두 결정 모두 제437조에 따라 즉시항고의 대상이 되므로, 청구가 기각되더라도 그 결정에 불복해 상급심의 판단을 다시 받아볼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즉시항고에는 정해진 기간 안에 항고장을 제출해야 하는 등 별도의 절차적 요건이 있으므로, 기각결정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포기하기보다는 항고 기간부터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심청구와 형 집행의 관계 — 청구만으로는 정지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428조는 재심의 청구가 형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관할 검찰청 검사는 재심청구에 대한 재판이 있을 때까지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는 재량을 갖습니다. 즉 재심청구서를 접수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수형생활이 멈추는 것은 아니며, 검사가 별도로 집행정지를 결정해야 그 효력이 생깁니다.

이후 법원이 재심사유가 인정된다고 보아 제435조에 따른 재심개시결정을 하는 단계에서는, 법원이 결정으로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신증거의 신규성·명백성이 비교적 뚜렷해 재심개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사건에서, 재심청구와 함께 또는 개시결정 직후 집행정지를 별도로 신청해 구금 상태를 조기에 해소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심개시결정 이후 — 다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의 의미

법원이 재심개시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확정되면, 사건은 원판결을 선고했던 심급으로 돌아가 다시 심리·재판을 받습니다. 이때 심리 대상은 새로 발견된 증거 하나로 한정되지 않고, 원판결이 근거로 삼았던 기존 증거관계 전체가 다시 심리의 대상이 됩니다. 재심개시결정이 났다고 해서 곧바로 무죄가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신증거를 포함한 모든 증거를 종합해 다시 유죄·무죄를 판단받는 절차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재심리 결과 무죄가 선고되고 확정되면, 형사보상법에 따라 구금일수 등을 기준으로 한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고,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관보나 신문에 공시하는 절차도 함께 진행됩니다. 다만 형사보상은 재심 확정과 별개로 청구인이 따로 신청해야 개시되는 절차이므로, 재심 무죄가 확정된 뒤에도 후속 절차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심청구에 변호사가 꼭 필요한가요?

A. 법률상 본인이 직접 청구서를 낼 수도 있지만, 신규성과 명백성 요건을 갖춘 증거를 조사·정리하고 원판결의 증거관계와 대조해 종합평가설에 맞는 논증을 구성하는 작업은 전문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청구 단계에서 요건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으면 실체 심리로 나아가지 못하고 기각될 수 있습니다.

Q. 대법원까지 거쳐 확정된 판결도 재심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재심은 애초에 확정판결을 전제로 하는 절차이므로 1심에서 그대로 확정됐든 항소심·상고심을 거쳐 확정됐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관할은 원판결, 즉 확정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됩니다.

Q. 확정판결 당시에 이미 존재했던 증거라면 신증거로 인정받을 수 없나요?

A. 존재 자체가 확정판결 이전이었더라도, 청구인이 과실 없이 발견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발견한 것이라면 신규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통상적인 노력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증거를 당시 제출하지 않은 데 과실이 있다면 신규성이 부정됩니다.

Q. 재심이 개시되면 곧바로 무죄가 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재심개시결정은 다시 재판받을 기회를 여는 것일 뿐이고, 그 재판에서 신증거를 포함한 모든 증거를 다시 심리해 유죄·무죄를 판단합니다. 재심리 결과 유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되면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형사보상법에 따라 구금일수 등을 기준으로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고,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공시하는 절차도 함께 이뤄집니다. 다만 보상은 재심 확정과 별개로 청구인이 따로 신청해야 진행됩니다.

Q. 재심청구가 한 번 기각되면 다시 청구할 수 없나요?

A. 같은 사유로 반복해서 청구하는 것은 제한되지만, 이전과 다른 새로운 증거가 확보된다면 그 증거를 근거로 다시 재심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매번 신규성과 명백성 요건을 새로 갖춰야 합니다.

맺음말

신증거에 의한 재심은 확정판결이라는 법적 안정성의 벽을 뚫고 다시 다툴 기회를 여는 절차인 만큼, 새 증거의 신규성과 명백성을 얼마나 촘촘히 소명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특히 명백성은 새 증거 하나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원판결의 기존 증거관계 전체와 함께 평가된다는 종합평가설의 틀을 이해하지 못하면, 증거는 확보했는데 청구 단계에서부터 막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수원지법을 비롯한 각급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려는 경우라면, 원판결의 증거관계를 먼저 정리하고 새 증거가 그 구조의 어느 지점을 흔드는지를 명확히 하는 준비 작업부터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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