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성매매했다면 — 국내 처벌과 증거 다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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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성매매했다면 — 국내 처벌과 증거 다투기 

김강희 변호사


해외에서 성매매했다면 — 국내 처벌과 증거 다투기


사건 개요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뜻밖에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현지에서 마사지숍이나 유흥업소를 이용하다 단속에 걸렸거나, 함께 있던 지인이 신고를 하거나, 심지어 아무 문제 없이 귀국했는데도 몇 달 뒤 국제 공조 수사 결과가 통보돼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입니다.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의 첫 반응은 대개 같습니다. "외국에서 있었던 일인데, 그것도 그 나라에서는 단속조차 안 하는 곳이었는데, 왜 한국 경찰이 나를 부르느냐"는 것입니다.

이 반응은 자연스럽지만 법적으로는 틀렸습니다. 형법 제3조는 대한민국 국민이 국외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형법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행위지가 어디든, 그 나라 법이 성매매를 처벌하는지와 무관하게, 행위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국내법이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외에서의 성매매도 형법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의 적용을 받아 국내에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적용되는가"라는 원론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그 사실을 어떤 증거로 얼마만큼 특정해 냈는가, 그리고 그 증거가 국내 형사절차에서 정식으로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형태인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성매매처벌법이 국외범에도 적용되는지, 즉 형법 제3조의 속인주의가 이 법에도 그대로 미치는지입니다(형법 제8조에 따라 형법 총칙은 다른 법령에 정한 죄에도 적용되므로, 성매매처벌법에 이를 배제하는 특별규정이 없는 한 그대로 적용됩니다). 둘째, 현지에서 이미 조사나 처벌을 받은 경우 국내에서 또 처벌하는 것이 그대로 이중의 부담이 되는지, 아니면 형이 조정되는 구조인지입니다. 셋째, '성매매'로 인정되려면 성행위와 대가 지급 사이의 대가관계가 증명되어야 하는데, 그 대가관계 자체를 어떻게 다툴 것인지입니다. 넷째, 해외에서 만들어진 자료―현지 수사기록, 카드 결제내역, 통역을 거친 진술―가 국내 재판에서 그대로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이어져 있어, 원칙론(첫째)에서 다투기 어렵더라도 둘째부터 넷째까지에서 실제 처분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처벌되는가 안 되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얼마나 증명되어 어떤 처분으로 이어지는가"의 싸움에 가깝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국내법 적용 여부와 이중부담 문제부터 정리하기


절차 초반에 김강희 변호사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처벌의 '틀' 자체입니다.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고, 어디까지 감경 요소로 쓸 수 있는지를 먼저 세워야 이후 대응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1) 형법 제3조·제8조의 적용 요건을 확인합니다.

형법 제3조는 "본법은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고, 형법 제8조는 이 총칙 규정이 성매매처벌법 같은 특별법의 범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정합니다. 다만 이 적용에는 행위 당시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었는지, 문제된 행위가 국내법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대가를 매개로 한 성행위)로 특정되는지가 전제됩니다. 국적이나 행위 시점이 불분명하거나, 단순한 유흥업소 이용을 성매매로 단정한 경우라면 이 전제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2) 현지에서 이미 조사·처벌을 받았다면 형법 제7조의 산입을 주장합니다.

형법 제7조는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고 정합니다. 2015년 헌법재판소가 종전의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임의적 조항을 신체의 자유 침해로 헌법불합치 결정한 뒤 2016년 말 개정된 규정으로, 지금은 법원의 재량이 아니라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필요적 산입입니다. 현지에서 벌금을 내거나 구금된 사실이 있다면, 그 집행 사실을 현지 서류로 확보해 국내 양형 단계에서 반드시 주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행위의 특정성과 죄수(개별 행위인지 반복 행위인지)를 다툽니다.

수사기관이 여러 차례의 출입국 기록이나 결제내역을 근거로 "수 회에 걸친 성매매"로 구성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각 행위가 언제, 누구와, 어떤 대가로 이루어졌는지가 개별적으로 특정되지 않으면 공소사실 자체가 특정을 결여한 것이 됩니다. 막연한 정황을 반복 행위로 뭉뚱그리는 구성에 대해서는, 개별 행위별로 증거를 분리해 실제로 증명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좁혀 가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증거의 범위와 증거능력을 다투기


적용 원칙을 정리한 뒤에는 실제로 무엇이 "성매매가 있었다"는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를 다툽니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자료는 국내 사건의 증거와 만들어진 경위가 달라,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1) 해외에서 수집된 자료의 증거능력을 개별적으로 따집니다.

현지 경찰이 작성한 조서나 진술서가 국제형사사법공조법에 따른 정식 공조 절차를 거쳐 넘어온 것인지, 아니면 임의로 제공된 자료인지에 따라 국내 절차에서의 취급이 달라집니다. 또한 공판준비나 공판기일 외에서 이루어진 타인의 진술을 담은 서류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의 전문법칙에 따라 원칙적으로 증거로 쓸 수 없고, 같은 법 제312조가 정한 요건(작성 주체, 실질적 진정성립 등)을 갖추었는지를 하나하나 확인해야 합니다. 통역을 거친 진술이라면 통역의 정확성 자체도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2) 자백·진술의 임의성을 확인합니다.

현지 수사기관의 조사 방식은 국내 절차와 다를 수 있습니다. 장시간 구금 상태에서 통역 없이 이루어진 진술, 회유나 압박 속에 작성된 자인서 등은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따라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으면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자백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한 증거라면 같은 법 제310조에 따라 그 자백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다투어야 합니다.

3) 대가관계를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의 증명력 한계를 지적합니다.

카드 결제내역이나 환전기록, 숙소 출입기록만으로는 그 지출이 '성행위의 대가'였는지, 단순한 마사지·유흥 비용이었는지가 곧바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 자유심증주의 아래에서도 증거의 증명력은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간접정황을 무리하게 이어 붙여 대가관계를 추단하려는 구성에는 그 추론의 고리마다 빈틈이 있는지를 짚어야 합니다.


결론


해외에서 있었던 일이니 국내에서는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형법 제3조의 속인주의 앞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과, 수사기관이 주장하는 모든 사실과 증거가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조사 통보를 받으셨다면, 현지에서 어떤 자료가 넘어왔는지, 그 자료가 국내 절차에서 정식 증거로 쓰일 수 있는 형태인지, 그리고 현지에서 이미 받은 처분이 있다면 그것이 국내 양형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를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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