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과 증여가 함께 있는 경우 — 유류분 반환 순서
유증과 증여가 함께 있는 경우 — 유류분 반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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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과 증여가 함께 있는 경우 — 유류분 반환 순서 

김강희 변호사


유증과 증여가 함께 있는 경우 — 유류분 반환 순서


사건 개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남긴 재산을 정리하다 보면, 유언으로 미리 정해 둔 몫(유증)과 살아 계실 때 이미 나눠 준 몫(증여)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삼 남매 중 장남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3년 전 시가 6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증여받았고, 차남은 유언장을 통해 상가 건물을 유증받았습니다. 정작 상속재산을 거의 받지 못한 막내는 자신의 유류분이 침해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반환을 청구하려 하는데, 장남과 차남 중 누구에게 먼저, 얼마를 청구해야 하는지부터 막막해집니다.

이런 상담에서 막내는 대개 "두 사람에게 나눠서 청구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유류분 반환은 아무 순서 없이 임의로 배분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해 둔 순서와 비율을 따라야 합니다. 이 순서를 무시하고 청구하면 소송에서 청구 자체가 배척되거나, 뒤늦게 순서를 바로잡느라 시효를 넘기는 위험까지 떠안게 됩니다.


핵심 쟁점


이 사안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유증과 증여가 함께 유류분을 침해했을 때 반환청구의 순서(민법 제1116조)입니다. 법은 증여에 대한 반환청구를 유증을 반환받은 후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어, 막내는 차남(유증)에게 먼저 청구해야 하고 장남(증여)에게는 그래도 부족한 경우에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같은 순위 안에 여러 명이 있을 때의 안분 비율(민법 제1115조 제2항)로, 유증을 받은 자나 증여를 받은 자가 여럿이면 각자가 얻은 가액의 비율대로 나눠 반환한다는 원칙입니다. 셋째,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민법 제1117조)로,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유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이라는 두 개의 기한이 동시에 걸려 있다는 점입니다.

이 세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첫 단계인 순서를 잘못 잡으면 뒤의 액수·시효 다툼은 시작조차 못 해 보고 청구가 배척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반환청구의 순서를 법이 정한 대로 세우기


막내처럼 유증과 증여가 뒤섞인 사안을 맡으면, 저는 청구 대상과 순서부터 다시 정리합니다. 순서를 지키지 않은 청구는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1) 유증 수령인을 1순위 상대방으로 특정합니다.

유언장, 유언공정증서, 상속재산분할협의서 등을 통해 차남이 받은 유증의 존재와 가액부터 확정합니다. 민법 제1116조에 따라 증여에 대한 반환청구는 유증을 반환받은 후가 아니면 할 수 없으므로, 소장의 청구취지와 청구원인 모두 차남에 대한 청구를 먼저 기재하고, 장남에 대한 청구는 차남으로부터 반환받고도 부족한 범위로 예비적·보충적으로 구성합니다.

2) 유증 가액과 유류분 부족액을 먼저 계산합니다.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상속재산+증여재산-채무)을 확정한 뒤, 막내의 법정 유류분 비율(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민법 제1112조)을 곱해 유류분액을 산출합니다. 이 유류분액에서 막내가 실제 상속받은 재산을 뺀 부족액을 먼저 차남의 유증 가액과 대조해, 유증만으로 부족액이 메워지는지 여부부터 가립니다.

3) 유증만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증명 자료로 남깁니다.

차남의 유증 가액이 막내의 부족액에 못 미친다는 점을 감정평가서·상속재산목록 등으로 명확히 해 두어야, 장남에 대한 증여 반환청구로 넘어갈 근거가 생깁니다. 이 입증을 건너뛰고 곧바로 장남을 상대로 청구하면, 순서를 어겼다는 이유로 청구가 배척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부족분을 증여 수령인에게서 받아내고 시효를 지키기


유증만으로 부족액이 채워지지 않을 때 비로소 증여 수령인을 상대로 한 청구가 시작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액수 산정과 시효 관리가 관건입니다.

1) 여러 수증자가 있으면 가액 비례로 안분합니다.

만약 장남 외에 다른 형제도 생전 증여를 받았다면, 민법 제1115조 제2항에 따라 각자가 받은 증여 가액의 비율대로 반환 책임을 나눕니다. 누구 한 사람에게 전액을 몰아 청구할 수 없으므로, 증여 시점·목적물·감정가를 모두 확인해 정확한 안분 비율표를 만들어 청구취지에 반영합니다.

2) 증여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 당시를 기준으로 다시 평가합니다.

장남이 아파트를 증여받은 시점의 가액이 아니라, 아버지가 사망한 시점을 기준으로 재평가한 가액으로 유류분을 계산합니다. 부동산은 그사이 시가 상승분이 반영되므로, 감정평가를 통해 상속개시 당시 시가를 새로 확정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3) 1년·10년의 이중 소멸시효를 함께 관리합니다.

반환청구권은 상속개시와 반환할 증여·유증이 있었음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중 먼저 도래하는 기간 안에 행사해야 소멸하지 않습니다(민법 제1117조). 차남에 대한 유증 반환청구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장남에 대한 시효는 별도로 흐르고 있으므로, 협상이 길어질 조짐이 보이면 장남을 상대로도 내용증명 발송·소 제기 등 시효 중단 조치를 미리 취해 둡니다.


결론


유증과 증여가 함께 유류분을 침해한 사안은, 누구에게 얼마를 받아낼 수 있느냐보다 어떤 순서로 청구를 세우느냐가 먼저 정리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유증 수령인에게 먼저 청구하고, 그래도 남는 부족분만 증여 수령인들에게 가액 비율대로 나눠 청구하는 것이 법이 정한 순서입니다.

이 순서를 놓치면 청구 자체가 배척되거나 시효를 넘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속재산에 유증과 증여가 섞여 있다고 느껴지신다면 청구의 순서와 시효부터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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