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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중요자산 처분, 이사회 결의 필요한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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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중요자산 처분, 이사회 결의 필요한 판단 기준 

김상훈 변호사

법인을 운영하다 보면 대표이사 혼자 결정하기엔 부담스러운 규모의 자산 처분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회사 명의의 부동산이나 핵심 설비, 사업부문 일부를 매각하려 할 때 "이 정도 규모면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건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거래 상대방 입장에서는 계약을 체결한 뒤에야 "상대 회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계약했다"며 뒤늦게 무효를 주장할까 봐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상법은 중요한 자산의 처분을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정해두었지만, 정작 어디까지가 "중요한" 자산인지는 법률에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실무에서 다툼이 끊이지 않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이사회 결의가 왜 문제되는지, 두 가지 상황

상법 제393조 제1항은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등을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회사를 대표해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 거래가 법이 정한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한다면 사전에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 조문이 "중요한"이라는 표현만 두고 구체적인 금액 기준이나 비율을 정해두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크게 두 가지 국면에서 다툼이 벌어집니다. 하나는 회사가 처분 이후 거래 결과가 불리해지자 "애초에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으니 계약이 무효"라며 뒤늦게 번복을 시도하는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거래 상대방이 계약 체결 전 "이 규모라면 결의가 필요한 거래 아니냐"며 계약 안정성을 우려해 확인을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어느 쪽이든 핵심은 같습니다. 이 거래가 이사회 결의를 요하는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가려야 이후 대응이 정해진다는 점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중요성 판단 다섯 요소와 결의 흠결의 효력

상법 제393조 제1항의 문언상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행위는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입니다. 그런데 법률도, 하위 법령도 "중요한 자산"을 금액이나 비율로 못박아 정의하지 않습니다. 결국 개별 사안마다 다음 요소를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 처분가액이 회사 총자산·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 — 직전 결산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 회사의 규모와 자산 구성 — 자본금과 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같은 금액이라도 상대적 중요도가 커집니다.

  • 그 자산이 회사 영업에서 갖는 기능 — 유휴자산인지, 공장·설비처럼 영업에 필수적인 자산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 처분이 종래 반복돼 온 통상적 거래인지 — 회사가 일상적으로 해오던 방식의 거래라면 대표이사의 통상업무 범위로 보아 결의 없이도 가능하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 정관·이사회규정에 별도 기준이 있는지 — 정관에 "자산총액의 일정 비율 이상 처분 시 이사회 결의를 요한다"는 식의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이 우선 적용됩니다.

숫자로 보면 감이 잡힙니다. 예를 들어 총자산 50억 원인 회사가 10억 원 규모의 사옥을 처분한다면 총자산의 20%에 달해 중요한 자산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총자산 100억 원 규모 회사가 5천만 원짜리 노후 비품을 처분하는 정도라면 총자산의 0.5%에 불과해 대표이사의 통상업무로 처리될 여지가 큽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비중이 큰 요소 중 하나일 뿐, 위 다섯 가지 요소를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사회 결의 없이 처분행위가 이루어졌을 때 계약 자체의 효력이 어떻게 되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사회 결의는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 절차이므로, 그 흠결만으로 대외적 거래행위가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실무의 기본 입장입니다. 다만 거래 상대방이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거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상대방의 선의·무과실 여부가 계약의 효력을 가르는 실질적 분기점이 됩니다.

결의 없이 독단적으로 중요자산을 처분한 대표이사 개인의 책임도 별개로 따라옵니다. 그 처분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상법 제399조에 따라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회사 채권자 등 제3자에게 손해가 미쳤다면 상법 제401조에 따라 제3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처분 경위에 따라서는 업무상배임죄(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성립 여부까지 함께 문제 될 수 있어, 단순한 계약 효력 다툼을 넘어 민형사상 책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구별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처분 대상이 단순한 개별 자산을 넘어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에 해당한다면,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법 제374조 제1항에 따른 주주총회 특별결의까지 거쳐야 합니다. 공장 하나를 파는 것과 그 공장이 딸린 사업부문 전체를 인력·거래처·영업권까지 포함해 넘기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절차를 요구한다는 뜻입니다. 처분 대상이 단순 자산인지 영업 단위인지부터 먼저 구분해야 어느 결의가 필요한지 잘못 짚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정관 확인부터 의사록 정비, 상대방 실사까지

중요자산 처분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이사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거래를 두고 다투게 됐다면 다음 순서로 점검합니다.

  • 정관·이사회규정부터 확인 — 자산 처분에 관해 정관이나 내부규정에 별도의 금액·비율 기준이 있는지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기준이 있다면 위 다섯 가지 판단요소보다 이 기준이 우선합니다.

  • 처분가액의 비중을 재무제표로 산정 — 직전 결산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처분대상 자산이 총자산·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 자료로 남겨둡니다. 사후에 다툼이 생겼을 때 판단 근거로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이사회 의사록을 반드시 작성·보관 — 결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상법 제391조의3에 따라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고 출석 이사 전원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 보관합니다. 결의 없이 거래가 먼저 진행됐다면 사후 추인 결의를 받아 절차를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합니다.

  • 거래 상대방이라면 결의 존재를 사전에 확인 — 계약 체결 전 법인등기부등본, 정관, 이사회 의사록 사본을 요구해 결의 여부를 확인해두어야 합니다. 확인 없이 계약을 진행하면 나중에 회사 측의 무효 주장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습니다.

  • 대표이사 개인 책임까지 함께 점검 — 결의 없이 처분을 강행한 정황이 있다면 상법 제399조·제401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업무상배임죄 성립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해 대응 범위를 정합니다.

  • 사전 법률자문 의견서 확보 — 결의 필요 여부가 애매한 경계선상의 거래라면, 처분 전에 법률자문을 받아 판단 근거를 검토의견서 형태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대표이사의 책임이 문제 되더라도, 당시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판단했다는 점(경영판단의 원칙)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쓸 수 있습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처분 전 점검이 분쟁을 막습니다

이사회 결의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리가 어려워집니다. 당시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 자료가 흩어지고, 결의 여부를 증언해 줄 이사들이 교체되거나 연락이 끊기기도 합니다. 그 사이 처분한 자산을 담보로 후속 거래가 이어지면 문제가 얽히는 범위만 커집니다.

자산 처분을 앞두고 있다면 결의가 필요한 규모인지부터 먼저 점검하시고, 이미 결의 없이 진행된 거래를 두고 다투는 상황이라면 계약의 효력과 책임 범위를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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