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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용자 지배개입 판단 기준과 대응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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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용자 지배개입 판단 기준과 대응 절차 

김상훈 변호사

노동조합이 갓 설립됐는데, 회사 쪽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전체 조회에서 노조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히거나, 부서장들이 개별 면담을 돌며 조합 탈퇴를 은근히 권유하고, 때마침 사측에 우호적인 별도의 노동조합 설립이 지원되는 정황까지 겹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행위들이 겉으로는 "경영상 의견 표명"이나 "직원 복지"로 포장돼 있어,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이것이 위법한 부당노동행위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는 3개월이라는 짧은 제척기간이 걸려 있어, 판단을 미루는 사이 신청 자체가 막혀버릴 위험도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노조 설립 이후 사용자 언행, 지배·개입인지 가려내는 갈림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은 부당노동행위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데, 그중 제4호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입니다. 불이익취급(제1호)이 특정 조합원 개인을 겨냥한 불이익이라면, 지배·개입은 노동조합이라는 조직 자체의 결성·운영·활동에 사용자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실무에서 지배·개입이 문제 되는 상황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사용자의 개별 언행 — 대표이사나 임원의 발언, 부서장의 개별 면담, 조합원에 대한 회유성 인사조치 등 — 이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이뤄졌는지를 다투는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측이 조직적으로 어용노조 설립을 지원하거나 기존 노조의 운영비·전임자 급여를 지원해 노조를 사실상 회사 편으로 흡수하려는 경우입니다. 어느 쪽이냐에 따라 수집해야 할 증거의 성격과 구제신청에서 다투는 쟁점이 달라집니다.

여기에 계약관계가 없는 원청업체나, 발언의 당사자가 대표이사가 아닌 중간관리자인 경우처럼 "누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는가"까지 함께 다퉈야 하는 사안도 적지 않습니다. 지배·개입 여부와 사용자 범위, 두 쟁점이 한꺼번에 얽히면 조합원 혼자서 정리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최근에는 노무 컨설팅 업체가 개입해, 노조 설립 초기부터 조합 탈퇴서 양식을 미리 준비해 두거나, 조합 간부와 일반 조합원을 분리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접촉하는 등 조직적으로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개별 언행 하나하나는 사소해 보여도, 전체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지배·개입 의사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제81조 제4호 지배·개입의 성립 요건과 운영비 원조의 한계

지배·개입이 성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대법원은 일관되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 사용자에게 지배·개입의 의사가 인정되면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근로자의 단결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했는지는 요건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조합원 다수가 실제로 탈퇴하지 않았더라도, 사용자의 행위가 그런 영향을 미칠 가능성만 있으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발언·행위가 나온 시기(노조 설립 직후인지,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 국면인지), 대상(전체 조회 발언인지 특정 조합원 개별 면담인지), 내용(단순한 의견 표명인지 인사상 불이익을 시사하는 언사가 섞였는지), 반복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사용자에게도 헌법상 언론의 자유가 있어 노조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지만, 그 발언이 조합 탈퇴를 유도하거나 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반복되면 지배·개입으로 평가됩니다.

지배·개입의 주체인 '사용자' 범위도 생각보다 넓게 봅니다.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은 원청업체가 하청업체 근로자의 기본적 노동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원청도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서 말하는 사용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청노조가 설립된 직후 하청업체가 폐업하는 방식으로 조합원들을 사업장에서 배제한 사안이었는데, 계약관계가 없는 원청이라도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했다면 책임을 진다는 취지입니다.

운영비 원조나 노조 전임자 급여 지원도 지배·개입의 한 유형으로 함께 규정돼 있습니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4호). 다만 후생자금 기부나 최소한의 규모의 노조 사무소 제공처럼 노조의 자주적 운영을 침해할 위험이 없는 범위의 지원은 단서 조항으로 예외를 인정합니다. 2021년 신설된 제81조 제2항은 이 '침해 위험'을 판단할 때 원조의 목적과 경위, 횟수와 기간, 금액과 방법, 노조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 관리 방법과 사용처를 종합적으로 살피도록 명시했습니다. 사무실 한 칸을 내주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노조 운영 전반을 회사가 좌우할 정도로 지원 규모가 크다면, 그 자체로 지배·개입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증거 수집부터 구제신청, 재심·행정소송까지 다섯 단계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증거부터 촘촘히 모읍니다 — 대표이사·부서장의 발언은 녹음이나 문자메시지, 면담 일지 등으로 남겨야 합니다. 발언 하나만으로는 지배·개입 의사를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시기·대상·반복성을 뒷받침할 정황을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 3개월 제척기간부터 확인합니다 — 부당노동행위가 있은 날, 계속되는 행위라면 그 종료일부터 3개월 이내에 사업장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야 합니다. 여러 행위가 이어진 사안이라면 각 행위의 발생 시점을 정리해 기간 도과 여부부터 점검합니다.

  • 구제신청서로 쟁점을 구체화합니다 — 어떤 행위가 지배·개입에 해당하는지, 그 행위가 노조 운영·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신청서에 담습니다. 이후 조사와 심문 절차에서 사용자 측 반박에 대응할 자료도 함께 준비합니다.

  • 초심 결과에 불복하면 재심을 —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기한을 넘기면 초심 판정이 그대로 확정되므로 일정 관리가 중요합니다.

  • 재심에도 불복하면 행정소송 —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행정소송법에 따라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각 단계마다 기한이 짧게 설정돼 있어, 초심 단계부터 다음 절차를 염두에 두고 자료를 관리해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3개월 제척기간이 만드는 시급성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서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일단 지켜보자"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지배·개입은 성격상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여러 행위가 누적되며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데, 초기 행위의 발생 시점을 놓치면 3개월 제척기간 계산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조합원 개인이 겪은 면담이나 발언을 그때그때 메모해 두지 않으면, 정작 구제신청을 준비할 시점에는 시기와 정황을 재구성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는 점도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노조 설립 이후 사용자 쪽 언행이 심상치 않다고 느껴진다면, 관련 정황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부터 시작하시고, 제척기간 안에 구제신청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대응 순서를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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