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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전환우선주 상환거부, 배당가능이익 요건과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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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전환우선주 상환거부, 배당가능이익 요건과 대응전략 

김상훈 변호사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받아 둔 투자자라면, 계약서에 정해둔 상환기일이 다가와도 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상환을 거부하는 상황을 한 번쯤 마주하게 됩니다. 투자계약서에는 분명히 상환청구권 조항이 있는데, 막상 상환을 요구하면 회사는 재무제표를 근거로 지급을 미루거나 아예 거절합니다. 이때 투자자 입장에서는 "계약 위반 아니냐"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상환전환우선주의 상환은 애초에 상법상 일정한 요건 아래에서만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계약서 문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회사와 이사 입장에서도 배당가능이익이 없는데 무리하게 상환에 응했다가는 자본충실 원칙 위반으로 오히려 더 큰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 정확한 법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협상도, 소송도 방향을 잘못 잡기 쉬운 지점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상환전환우선주 상환거부, 회사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대응 축

상환전환우선주는 우선주로서의 배당 우선권과 함께, 정관에서 정한 일정 시점이 되면 투자자가 회사에 주식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상환청구권)를 함께 갖는 종류주식입니다. 벤처투자 실무에서는 회수(exit) 수단이 마땅치 않을 때를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널리 활용되지만, 정작 상환청구권을 행사하는 시점에 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이 없다"며 지급을 거부하면 투자자로서는 계약서상 권리가 무력화된 것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이 상황은 크게 두 갈래로 갈립니다. 회사가 매출과 이익을 내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재무제표상 배당가능이익만 부족한 경우와, 회사 자체가 자본잠식이나 계속된 적자로 사실상 청산 위기에 몰려 있는 경우입니다. 어느 쪽이냐에 따라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카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전자라면 재무제표 확정과 이익잉여금 처분 시점을 기다려 부분상환을 받아낼 여지가 있지만, 후자라면 상환청구권 자체보다 잔여재산분배나 이사 책임 추궁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투자자 혼자서는 회사의 배당가능이익이 실제로 없는 것인지, 아니면 회사가 재무제표를 보수적으로 작성해 상환을 미루고 있는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더해 일부 투자계약서는 "배당가능이익 유무와 무관하게 상환한다"는 취지의 조항을 두기도 하는데, 이런 조항이 실제로 유효한지도 함께 짚어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상법 제345조·제462조가 만드는 배당가능이익이라는 전제조건

상환전환우선주 상환의 근거는 상법 제345조(주식의 상환에 관한 종류주식)입니다.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의 이익으로써 소각할 수 있는 종류주식을 발행할 수 있고, 나아가 제4항은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종류주식(상환청구권부 상환주식)도 허용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익"이 바로 상법 제462조에 따른 배당가능이익이며, 상환대가로 교부하는 자산의 장부가액은 이 배당가능이익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배당가능이익은 대차대조표상 순자산액에서 자본금의 액, 그 결산기까지 적립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액, 그 결산기에 적립해야 할 이익준비금의 액 등을 공제해 계산합니다(상법 제462조 제1항). 즉 회사에 현금이나 자산이 남아 있다고 해서 곧바로 상환에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금과 법정준비금을 지키고 남는 부분만 상환 재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회사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자본충실(자본유지)의 원칙이 상환주식 제도에도 그대로 관철된 결과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회사 계좌에 상환청구 금액만큼의 현금이 있다고 해서 상환의무가 곧바로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상태에서 회사가 임의로 상환에 응하면 자본금이 유출되는 결과가 되어 위법하며, 하급심 판결례 중에는 배당가능이익 요건을 배제하고 상환하도록 정한 투자계약 조항을 상법 제345조 제4항 및 주주평등원칙 위반으로 보아 무효로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즉 계약서에 "배당가능이익과 무관하게 상환한다"고 적어두었더라도, 그 조항 자체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인 숫자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 순자산액이 15억 원, 자본금이 10억 원,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가 2억 원인 회사라고 가정하겠습니다.

  • 배당가능이익 상한 — 15억 원에서 10억 원과 2억 원을 뺀 3억 원

  • 투자자가 상환청구한 금액이 5억 원이라면 — 회사는 3억 원까지만 상환 의무를 부담

  • 나머지 2억 원 — 이후 배당가능이익이 새로 발생할 때까지 상환청구권 자체는 소멸하지 않고 이연

반대로 배당가능이익이 없는데도 대표이사나 이사회가 무리하게 상환에 응했다면,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해 임무해태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상법 제399조)을 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이 오히려 배당가능이익 부족을 이유로 상환을 거부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정당한 대응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회사가 실제로는 배당가능이익이 있음에도 재무제표를 보수적으로 작성하거나 이익잉여금 처분을 미뤄 상환을 회피하는 경우인데, 이런 의심이 있다면 상법 제466조에 따른 회계장부·서류 열람등사청구권(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인정)을 통해 재무제표와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배당가능이익 확인부터 대체 회수 경로까지 다섯 단계

배당가능이익을 둘러싼 다툼은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이고, 그다음이 법적 조치입니다.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재무제표·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부터 확보 — 직전 결산기 재무제표와 주주총회 승인 자료를 통해 순자산액, 자본금, 준비금 규모를 확인해 배당가능이익을 직접 계산해 봅니다. 회사가 자료 제공을 거부하면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경우 상법 제466조에 따른 회계장부열람등사청구로 강제할 수 있습니다.

  • 배당가능이익이 실제로 존재하는데 거부한다면 — 상환금 청구소송 — 확인 결과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이 있는데도 회사가 지급하지 않는다면, 그 범위 안에서 상환금 지급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재산 은닉이나 유출이 우려되면 소송 전 가압류로 재산을 먼저 묶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 배당가능이익이 정말 없다면 — 상환청구권은 소멸이 아니라 이연 — 이 경우 당장 법원에서 상환을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상환청구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이후 결산기마다 배당가능이익 발생 여부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발생 즉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재무 현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 대체 회수 경로 검토 — 전환권이 함께 부여된 주식이라면 보통주 전환 후 M&A·IPO 등 다른 exit 경로를 통한 회수를 검토하고, 투자계약상 손해배상 조항이나 우선매수·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 등 다른 구제수단을 함께 살펴봅니다. 다만 투자원금에 고율의 이자를 얹은 위약벌 조항은 지나치게 과도하면 공서양속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회사가 자본잠식·청산 위기라면 — 이사 책임과 잔여재산분배로 무게중심 이동 — 배당가능이익 확보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부실 경영으로 배당가능이익을 스스로 소진시킨 이사에 대한 임무해태 책임(상법 제399조) 추궁이나, 청산 절차에서의 잔여재산분배청구권 행사 시점을 놓치지 않는 쪽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배당가능이익 여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

상환청구권이 있다는 사실만 믿고 회사의 "지금은 어렵다"는 말만 반복해서 듣고 있으면, 정작 배당가능이익이 새로 생기는 결산기를 놓치거나 회사의 재무상태가 더 악화되는 사이 회수 가능성 자체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상환전환우선주 상환을 거부당했다면, 먼저 배당가능이익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부터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환금 청구와 대체 회수 경로 중 어느 쪽에 집중할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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