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동사업은 스타트업에게 정말 매력적인 제안이죠
초기 스타트업에게 공동사업 제안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아직 고객이 많지 않고, 영업망이 부족하고, 브랜드 신뢰도가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 병원, 학원, 제조사, 인플루언서, 플랫폼사와 함께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회처럼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구조가 많습니다.
- 스타트업은 앱이나 솔루션을 가지고 있고, 상대방은 기존 고객군을 가지고 있음
- 스타트업은 기술을 제공하고, 상대방은 콘텐츠를 제공함
- 스타트업은 AI·SaaS·플랫폼을 만들고, 상대방은 병원·학원·프랜차이즈·협회 네트워크를 제공함
- 스타트업은 운영 시스템을 만들고, 인플루언서는 팬덤과 홍보력을 제공함
이 과정에서 “우리가 기술을 만들고, 상대방이 영업을 해주면 된다”, “매출이 나면 5:5로 나누자”, “일단 빠르게 시작해보고 계약서는 나중에 정리하자”는 식으로 사업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공동사업은 단순한 협업이 아닙니다. 수익, 고객, 데이터, 브랜드, 지식재산권, 비용, 책임이 모두 얽히는 사업 구조입니다. 그래서 수익배분만 정하고 시작하면, 매출이 나오기 전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는 순간 분쟁이 생깁니다.
2. 수익배분만 정하면 충분하다?
공동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보통 수익배분입니다(이 과정에서 보통 5:5로 정하는 경우우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수익배분은 공동사업계약의 일부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수익을 나누려면 먼저 무엇이 수익인지 정해야 합니다.
총매출 기준인지, 비용을 뺀 순이익 기준인지, 결제수수료와 환불액을 제외하는지, 광고비와 인건비를 비용으로 공제하는지, 부가세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쿠폰·할인·포인트를 반영하는지, 미수금이 있을 때 정산하는지 모두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출 1억 원이 발생했다고 해도 실제 정산 대상 금액은 다를 수 있습니다. 결제수수료, 플랫폼 수수료, 광고비, 고객지원 비용, 서버비, 콘텐츠 제작비, 환불액, 부가세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몫이 크게 달라집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수익이 발생하기 전 단계의 비용입니다. 개발비는 누가 부담하는지, 마케팅비는 누가 내는지, 영업 인력 비용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실패했을 때 손실은 누가 부담하는지 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당사자 중 일방이 비용을 더 많이 썼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공동사업에서 “5:5”는 가장 쉬운 말이기도 하면서, 가장 위험한 말이기도 합니다.
무엇을 5:5로 나누는지 정하지 않으면, 5:5는 분쟁의 출발점이 됩니다.
3. [우리 기술 + 상대방 영업망] 구조에서 생기는 문제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공동사업 구조는 [우리 기술 + 상대방 영업망]입니다.
스타트업은 솔루션, 앱, AI 모델, 예약 시스템, 결제 시스템, 관리 프로그램, 데이터 분석 도구를 제공하고, 상대방은 병원 네트워크, 학원 가맹점, 제조 유통망, 기업 고객, 인플루언서 팬덤, 플랫폼 입점사를 제공합니다.
이 구조는 잘 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서가 부실하면 스타트업이 가장 중요한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공동사업을 하면서 스타트업의 기술 구조를 알게 됩니다. 관리자 화면을 보고, 고객 응대 방식을 보고, 가격정책과 영업자료를 보고, 고객 반응 데이터를 봅니다. 경우에 따라 스타트업의 API 문서, 기능 기획서, 데이터 구조, 운영 매뉴얼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공동사업이 끝난 뒤 상대방이 비슷한 서비스를 자체 개발하거나, 다른 개발사에게 맡기거나, 경쟁 스타트업과 유사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자사의 아이디어와 운영 방식을 가져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에 비밀유지, 기술자료 사용 제한, 유사 서비스 개발 제한, 고객자료 사용 제한이 없으면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 입장에서는 “우리가 고객과 영업망을 제공했으니 이 사업은 우리도 계속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공동사업계약은 단순히 함께 돈을 벌자는 계약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어디까지 보여주고, 어디까지 사용하게 할 것인지 정하는 계약입니다.
4. IP와 결과물은 누구의 것인가
공동사업에서 반드시 정해야 할 것이 지식재산권, 즉 IP입니다. 스타트업이 기존에 보유한 앱, 소스코드, 알고리즘, 디자인, UI, 운영 시스템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정해야 합니다. 공동사업을 위해 새로 만든 기능, 랜딩페이지, 콘텐츠, 영상, 교육자료, 데이터셋, 분석 리포트, 브랜드명은 누구의 것인지도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이 학원과 함께 AI 학습관리 서비스를 공동으로 출시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스타트업은 AI 진단 기능을 개발하고, 학원은 커리큘럼과 문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이때 AI 진단 알고리즘은 스타트업의 것인지, 학습 콘텐츠는 학원의 것인지, 공동사업 과정에서 만들어진 맞춤형 리포트 양식은 누구의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또 다른 예로 인플루언서와 공동으로 앱을 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앱을 만들고, 인플루언서는 이름과 얼굴, 콘텐츠, 팬덤을 제공합니다. 이때 앱 자체의 소스코드는 스타트업에게 귀속되는지,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는 인플루언서에게 귀속되는지, 공동으로 만든 브랜드명과 로고는 누구 소유인지 정해야 합니다.
IP 조항이 없으면 사업이 잘될수록 분쟁이 커집니다. 성공한 사업의 결과물은 모두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공동사업계약서에는 기존 보유 IP와 신규 개발 IP를 구분해야 합니다. 각자가 사업 전부터 가지고 있던 기술·상표·콘텐츠·데이터는 각자에게 귀속되고, 공동사업 과정에서 새로 만든 결과물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또는 어떤 범위에서 공동사용할 수 있는지 정해야 합니다.
5. 고객정보와 데이터는 누구에게 귀속될까
공동사업에서 수익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객정보와 데이터일 수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고객 데이터는 향후 사업 확장의 핵심 자산입니다. 공동사업을 하면서 고객 회원가입 정보, 구매내역, 상담기록, 이용패턴, 결제정보, 예약정보, 학습기록, 건강정보, 위치정보, 리뷰, 문의내역, 광고 반응 데이터가 쌓일 수 있습니다.
이때 반드시 [고객은 누구의 고객인가/고객정보는 누가 수집하는가/개인정보처리자는 누구인가/마케팅 동의는 누구에게 주어진 것인가/계약 종료 후 고객정보를 누가 계속 사용할 수 있는가/상대방이 고객에게 직접 영업할 수 있는가/스타트업이 이 데이터를 다른 서비스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가]를 정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병원과 공동으로 헬스케어 앱을 운영하는 경우, 이용자의 건강 관련 정보가 쌓일 수 있습니다. 학원과 공동으로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 학생의 학습 데이터가 쌓입니다. 인플루언서와 공동사업을 하는 경우 팬덤 고객정보가 핵심 자산이 됩니다.
계약서에 데이터 권리를 정하지 않으면, 사업 종료 후 상대방이 고객 DB를 가져가거나, 스타트업이 더 이상 고객에게 접근하지 못하거나, 개인정보 처리 책임만 남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는 단순한 사업자산이 아닙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수집·이용 목적, 동의, 위탁, 제3자 제공, 보관기간, 파기 의무가 함께 문제됩니다. 공동사업을 한다면 데이터 권리와 개인정보 처리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6. 계약 종료 후 고객관계가 더 중요합니다
공동사업계약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계약 종료 후 처리입니다. 처음에는 서로 잘해보자는 분위기라서 종료 상황을 이야기하기 꺼립니다. 하지만 계약이 끝난 뒤가 가장 위험합니다.
공동사업이 끝난 뒤 고객은? 기존 고객에게 누가 연락할 수 있는지? 상대방이 고객에게 직접 유사 서비스를 판매해도 되는지? 스타트업은 공동사업 때 확보한 고객을 다른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지? 브랜드명은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 기존에 만든 콘텐츠와 랜딩페이지는 내려야 하는지?
이 질문에 답이 없으면, 공동사업 종료 후 고객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이 병원 네트워크를 가진 파트너와 공동사업을 했는데, 계약 종료 후 파트너가 같은 병원들에게 다른 솔루션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스타트업이 파트너를 거치지 않고 직접 병원과 계약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누가 정당한지 계약서가 없으면 판단이 어렵습니다.
또 인플루언서와 공동으로 만든 브랜드가 성공한 뒤 계약이 끝나면, 브랜드명과 고객 리스트, SNS 계정, 콘텐츠를 누가 가져갈 것인지가 문제가 됩니다.
7. 독점권·영업권 조항을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공동사업 제안서에는 “독점”, “우선권”, “전담”, “단독 파트너”, “공식 파트너”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스타트업은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영업해준다는 의미로 가볍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독점권 조항은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병원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상대방만 영업할 수 있다고 정하면, 스타트업은 그 분야에서 직접 영업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정 지역 독점권을 주면 다른 파트너와 거래할 수 없습니다. 특정 업종 독점권을 주면 사업 확장이 막힐 수 있습니다.
독점권을 주려면 그 대가도 정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일정 매출을 달성하지 못하면 독점권이 종료되는지, 최소 영업실적이 있는지, 독점 지역과 기간은 어디까지인지, 독점권이 본계약 체결 전에도 적용되는지 정해야 합니다.
우선협상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에게 우선협상권을 주면 나중에 더 좋은 파트너가 나타나도 일정 기간 협상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우선매수권, 우선제휴권, 영업권, 리셀러 권한도 모두 사업 확장에 영향을 줍니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권입니다. 초기부터 너무 넓은 독점권을 주면, 아직 검증되지 않은 파트너에게 시장을 묶이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독점권을 주더라도 기간, 지역, 업종, 고객군, 최소 실적, 해지 조건을 반드시 제한해야 합니다.
8. 비용부담과 손실분담을 정하지 않으면 분쟁이 됩니다
공동사업은 매출이 나기 전에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개발비, 서버비, 디자인비, 광고비, 인건비, 콘텐츠 제작비, 촬영비, 외주비, 고객지원비, 결제수수료, 마케팅비, 법률·세무 비용이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각자 조금씩 부담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사업이 생각보다 늦어지거나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비용 문제가 분쟁이 됩니다.
스타트업은 개발 리소스를 많이 투입했다고 주장하지만, 상대방은 우리는 영업과 마케팅에 돈을 썼다고 주장합니다. 둘 다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에 비용부담 기준이 없으면 정산이 어렵습니다.
공동사업계약서에는 어떤 비용을 공동비용으로 볼지, 어떤 비용은 각자 부담할지, 사전 승인 없는 비용을 정산할 수 있는지, 광고비 집행 한도는 얼마인지, 적자가 발생하면 누가 부담할지 정해야 합니다.
특히 “수익은 5:5”라고 하면서 비용부담은 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매출이 발생해도 비용 공제 방식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광고비 3천만 원을 썼는데 매출이 5천만 원이면, 수익배분 대상은 5천만 원인지, 광고비를 뺀 2천만 원인지가 문제됩니다. 서버비와 개발 인건비를 비용으로 인정할지, 대표 인건비를 비용으로 볼지도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공동사업에서 비용은 수익만큼 중요합니다. 정산 구조는 매출이 나기 전에 정해야 합니다.
9. 브랜드 사용과 홍보 문구도 계약서에 써야 합니다
공동사업에서는 서로의 이름과 브랜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대기업 로고, 병원명, 학원명, 인플루언서 이름, 스타트업 서비스명, 앱 아이콘, 상표, 슬로건, 고객사례가 홍보자료에 들어갑니다.
이때 브랜드 사용 범위를 정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공동사업 중]이라는 문구를 투자자 IR 자료나 홈페이지에 쓰고 싶어 합니다. 병원과 PoC를 했거나 학원과 제휴했으면 이를 레퍼런스로 홍보하고 싶어 합니다. 인플루언서와 협업했다면 이름과 얼굴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허락 없이 자사명이나 로고를 사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병원·공공기관은 명칭 사용에 민감합니다. “공동사업”, “공식 파트너”, “독점 제휴”, “인증”, “추천” 같은 표현은 사실관계와 다르면 표시광고 문제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스타트업의 브랜드를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스타트업 이름으로 영업하면서 실제와 다른 기능을 약속하거나, 스타트업의 허락 없이 로고와 화면 이미지를 광고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사업계약서에는 브랜드 사용 범위, 사전 승인 절차, 보도자료 배포, 로고 사용, 고객사례 공개, IR 자료 사용, 공동홍보 문구를 정해야 합니다.
10. IT·스타트업 전문 변호사의 시각
초기 스타트업은 좋은 제안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대기업, 병원, 학원, 제조사, 인플루언서, 플랫폼사가 함께 사업하자고 하면 일단 시작하고 싶어집니다. 상대방의 영업망과 브랜드를 활용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IT·스타트업 전문 변호사의 시각에서 보면, 공동사업은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쉽게 권리를 잃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수익배분만 정하고 시작했다가, 나중에 고객정보, IP, 결과물, 영업권, 브랜드, 데이터, 정산자료를 두고 분쟁이 생깁니다.
공동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를 나눌 것인가만이 아닙니다. 누가 고객을 소유하는지, 누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지, 누가 기술을 계속 활용할 수 있는지, 계약이 끝난 뒤 누가 시장에 남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IT 대기업 법무팀과 스타트업·플랫폼 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스타트업의 공동사업계약, 전략적 제휴계약, 수익정산 구조, 데이터·고객권리, IP 귀속, 독점권, 계약 종료 조항을 실무적으로 검토해드리겠습니다.
공동사업은 함께 시작하는 계약이지만, 진짜 중요한 조항은 함께 끝날 때를 대비하는 조항입니다.
공동사업 제안을 받았다면 수익배분 5:5만 보고 서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 기술이 어디까지 제공되는지, 고객정보는 누구에게 남는지, 계약이 끝난 뒤 상대방이 같은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지, 우리 브랜드와 데이터가 어떻게 보호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 기회가 분쟁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공동사업의 구조와 계약서를 함께 설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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