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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선급금 편취, 잠적한 업체 사기죄 고소부터 배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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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선급금 편취, 잠적한 업체 사기죄 고소부터 배상까지 

김상훈 변호사

공사 계약을 맺으며 선급금부터 먼저 보냈는데, 정해진 착공일이 지나도 현장에 아무도 나타나지 않고 업체와 연락마저 끊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무실은 이미 폐업했고 대표는 전화를 받지 않으며, 등기부상 주소로 찾아가도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면 막막함은 더 커집니다. "돈을 못 받았을 뿐인데 이것도 형사고소가 되는지" 싶다가도, 처음부터 공사를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는 의심이 들면 사기죄를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계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무엇을 준비해야 고소가 받아들여지는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선급금 편취, 민사 채무불이행과 형사 사기죄의 갈림길

공사도급계약에서 선급금은 수급인이 자재 확보·인건비 지급 등 초기 비용 부담 없이 공사를 원활히 진행하도록 도급인이 미리 지급하는 공사대금의 일부입니다. 문제는 이 돈을 받은 업체가 착공을 미루거나 일부만 진행한 채 잠적해버리는 경우로, 도급인 입장에서는 단순한 계약 위반인지 애초에 속아서 돈을 뜯긴 것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둘의 경계는 "계약을 지킬 생각과 능력이 애초에 있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공사가 진행되다 여러 사정으로 중간에 어그러진 경우라면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그치지만, 처음부터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 없이 선급금만 받아 챙길 목적으로 계약을 맺었다면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업체가 아무 설명 없이 잠적했다는 사정 자체가 이 구별에서 중요한 단서로 작용합니다.

특히 시공업체가 다른 현장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선급금만 받고 잠적한 전력이 있거나, 애초에 건설업 등록이나 실제 시공 인력·장비 없이 계약부터 체결했다면 처음부터 이행 의사가 없었다는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사정을 하나씩 확인해 정리하는 것이 고소장 작성의 출발점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편취의 범의를 가르는 계약 당시 기준과 이득액에 따른 가중처벌

사기죄(형법 제347조)가 성립하려면 ①기망행위 ②상대방의 착오 ③착오에 기한 처분행위(선급금 지급) ④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라는 흐름이 인과관계로 이어져야 합니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부분은 "기망행위"의 존재 여부, 그중에서도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공사도급계약에서의 사기 성립 여부를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있는 것처럼 속여 선급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이때 법원은 계약을 맺게 된 경위, 계약의 이행 과정과 그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핍니다. 즉 계약 이후에 드러난 정황이라도 계약 당시의 고의를 추단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뜻이고, 아무 설명 없는 잠적은 이 추단에서 특히 무겁게 작용하는 사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편취의 범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다루어집니다.

  • 계약 당시 건설업 등록·면허가 없거나 실제 시공 인력·장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는지

  • 선급금이 정상적인 자재 구입·인건비가 아닌 다른 용도(기존 채무 변제, 개인 용도 등)로 즉시 유용되었는지

  • 비슷한 시기 다른 발주자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선급금만 받고 착공하지 않은 사례가 있는지

  • 계약 직후 연락을 끊거나 사업장을 정리하는 등 애초에 이행할 뜻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행동이 있었는지

특히 동종 피해자가 여럿 존재한다면 편취 범의 입증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한두 건의 계약 파탄은 사업 부진으로 설명될 여지가 있지만, 같은 기간 여러 발주자로부터 선급금만 받고 동일한 방식으로 잠적한 정황이 반복되면 "처음부터 받을 생각으로 계약했다"는 고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이 때문에 고소 전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역 카페 등에서 같은 업체·대표에 대한 피해 사례가 더 있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편취액이 큰 경우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되고, 이득액 이하의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대형 공사의 선급금은 이 기준을 쉽게 넘기는 경우가 많아, 피해액을 정확히 산정해 고소장에 명시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계약 상대방이 법인이었더라도 사기죄의 책임은 실제로 기망행위를 한 대표자나 담당자 개인에게 귀속됩니다. "회사가 한 일"이라는 이유로 형사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효는 무한정이 아닙니다. 사기죄는 법정형이 장기 10년의 징역에 해당해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라 공소시효 10년이 적용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와 소재 파악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유 있는 기간은 아닙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증거 확보부터 소재 파악, 형사·민사 병행까지

법리가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증거부터 흩어지지 않게 모읍니다 — 공사도급계약서, 선급금 계좌이체 내역, 현장 방문 기록과 사진, 업체와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 세금계산서·견적서 등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특히 착공 여부와 자재 반입 여부를 뒷받침하는 사진·영상은 "공사를 시작할 의사가 있었는지"를 다투는 데 핵심 자료가 됩니다.

  • 내용증명으로 이행 최고와 소재 확인을 병행합니다 — 등기부등본상 본점 주소와 대표자 주민등록상 주소로 공사 이행 또는 선급금 반환을 최고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합니다. 반송되어 돌아오면 그 자체가 소재불명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되고, 반대로 수령됐다면 이후 이행지체 책임을 다투는 데 기준점이 됩니다.

  • 피고소인 소재불명이어도 고소장은 접수됩니다 — 형사소송법상 고소는 피고소인의 현재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도 접수할 수 있고, 인적사항은 등기부·계약서상 확인되는 범위까지만 특정하면 됩니다. 경찰이 소재를 찾지 못하면 기소중지 처분 후 지명수배·지명통보로 전환해 소재가 발견되는 즉시 신병을 확보하도록 합니다.

  • 동종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해 병합을 고려합니다 — 같은 업체로부터 비슷한 방식으로 피해를 본 다른 발주자가 있다면 함께 고소하거나 수사기관에 관련 사건임을 알려 편취 범의 입증 자료를 두텁게 만듭니다.

  • 형사 절차 중 배상명령을 함께 신청합니다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사기죄로 유죄판결이 선고되는 경우,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도 법원이 직권 또는 신청에 의해 피해금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금액과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히 특정되어야 하므로, 위 증거자료로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 재산이 확인되면 가압류부터, 민사상 반환청구도 병행합니다 — 업체나 대표자 명의 재산이 파악되면 형사 절차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가압류를 신청해 미리 묶어 둡니다.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민법 제548조)으로 선급금 반환을 구하는 민사소송도 형사 고소와 별개로 함께 진행할 수 있으며, 기성고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공제하고 나머지 선급금 반환을 구하게 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잠적 기간이 길어질수록 회수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업체가 연락을 끊은 채 시간만 흘러가면 재산을 처분하거나 다른 명의로 옮기기가 더 쉬워지고, 계약 당시 정황을 뒷받침할 문자·통화 기록도 흐려지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초기에 증거를 정리해 고소와 가압류를 함께 준비하면, 소재가 확인되는 시점에 곧바로 형사·민사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선급금을 지급한 업체가 잠적했다면, 지금까지 확보한 계약서와 이체 내역부터 정리해 보시고, 편취의 고의를 뒷받침할 정황이 있는지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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