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유학비, 상속에서 미리 받은 몫? 유학비용의 특별수익 여부
자녀 유학비, 상속에서 미리 받은 몫? 유학비용의 특별수익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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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유학비, 상속에서 미리 받은 몫? 유학비용의 특별수익 여부 

김의지 변호사

안녕하세요, 상속 전문 변호사 김의지입니다.

오늘은 상속 분쟁에서 의외로 자주 다투어지는 문제, 바로 부모님이 자녀에게 지원해 준 유학비용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살펴보려 합니다. 형제자매 중 한 사람만 오랜 기간 유학을 다녀왔거나, 부모님으로부터 거액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은 경우, 나중에 상속 분쟁에서 이 비용이 큰 쟁점이 되곤 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으로 받은 교육의 기회가 세월이 흘러 형제자매 간 다툼의 불씨가 되는 일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누군가는 "그건 부모님이 당연히 해 주신 교육비일 뿐"이라 여기고,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 받았으면 상속에서는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법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실제 판결을 통해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1. 서론

상속이 개시되면 공동상속인들은 망인이 남긴 재산을 법정상속분에 따라 나누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상속인이 생전에 망인으로부터 특별한 재산상 이익을 받았다면, 이를 고려하지 않고 남은 재산만 똑같이 나누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민법은 이러한 생전 증여나 유증을 특별수익으로 보아 상속분 산정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별수익으로 인정되면 그만큼 미리 상속분을 받은 것으로 계산되고, 유류분 분쟁에서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유류분은 상속개시 당시의 재산에 증여재산을 더하고 채무를 공제하여 산정하는데, 유학비가 특별수익으로 인정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 10. 21. 선고한 2020가합578981(본소), 2021가합504000(반소) 판결에서, 망인이 자녀에게 지원한 미국 유학비용을 특별수익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유학비가 어떤 경우에 단순한 교육비를 넘어 상속분의 선급으로 평가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 사건의 개요

망인은 2020. 2. 17. 사망하였고, 자필 유언장을 남겼습니다. 유언장에는 본인 명의로 된 재산을 모두 두 자녀(이 사건의 원고들)에게 상속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다른 상속인인 피고에 대하여는 대학원 학비와 유학비로 충분히 주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었습니다.

실제 유언장 사진

망인의 사망 후 원고들은 이 유언이 자필증서 유언으로서 유효하고 자신들이 포괄적 수증자의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본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유언의 효력을 다투는 한편, 만약 유언이 유효하다면 자신의 유류분이 침해되었으므로 원고들이 유류분 부족액을 반환해야 한다며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의 유류분 반환 청구를 막기 위해, 피고가 망인으로부터 받은 유학비와 생활비 등이 거액의 특별수익에 해당하므로 피고에게는 반환받을 유류분 부족액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망인이 피고에게 지원한 미국 유학비용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3. 쟁점

이 사건에서 유학비용과 관련된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째, 망인이 1997년경부터 2000년경까지 피고에게 미국 어학연수 비용(생활비 포함)으로 지급한 1억 5,000만 원가량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이 유학비 지원이 단순한 부양이나 통상적인 교육비 지원에 그치는지, 아니면 장차 피고에게 돌아갈 상속재산 중 그의 몫을 미리 준 상속분의 선급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4. 법원의 구체적인 판단

법원은 먼저 특별수익의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정리하였습니다. 생전 증여가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는 피상속인의 생전 자산, 수입, 생활수준, 가정상황 등을 참작하고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고려하여, 당해 증여가 장차 상속인이 될 자에게 돌아갈 상속재산 중 그의 몫을 미리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법원은 망인이 피고에게 지원한 미국 유학비용을 특별수익으로 인정하였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망인은 1997년경부터 2000년경까지 피고에게 미국 어학연수 비용(생활비 포함)으로 1억 5,000만 원가량을 지급하였는데, 이를 상속개시 당시의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약 2억 1,900만 원에 이르는 상당한 금액이었습니다.

또한 법원은 이 돈을 지급할 당시 망인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였습니다. 외환위기 무렵에도 망인이 자신의 부동산을 처분한 대금으로 피고의 유학과 생활을 전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무엇보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망인의 의사였습니다. 망인은 자필 유언장에 피고에 대하여 대학원 학비와 유학비로 충분히 주었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는데, 법원은 이를 통해 망인이 유학비 지원을 단순한 부양이 아니라 상속분을 미리 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망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피고가 지원받은 미국 유학비용을 피고에 대한 증여재산으로서 특별수익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피고가 받은 특별수익이 그의 유류분액을 초과한다고 보아 피고의 유류분 부족액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원고들의 본소 청구를 인용하는 한편 피고의 반소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5. 판결의 의미와 주목해야 할 점

이 판결은 유학비용의 특별수익성 판단에 관하여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유학비용은 그 성격상 부모가 자녀에게 제공하는 교육비이자 부양의 일환인 경우가 많습니다. 통상적인 범위의 교육비라면 다른 상속인과의 형평을 해치지 않으므로 특별수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리입니다. 실제로 대법원도 어떤 사건에서는 자녀에게 송금한 유학비용과 국내 체류비용 등을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은 원심 판단을 수긍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4. 11. 25. 선고 2012스156, 2012스157 판결 참조).

그러나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은, 유학비가 통상적인 교육비의 범위를 넘는 고액이고, 특정 상속인에게만 집중되었으며, 가족의 경제사정과 생활수준에 비추어 공동상속인 간 형평을 현저히 흔드는 수준이라면 특별수익으로 평가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피상속인의 의사가 유언장 등을 통해 명확히 드러나는 경우에는 그 인정 가능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현재 비슷한 상속 분쟁을 겪고 계시거나 앞으로 마주할 가능성이 있는 분들이라면 다음의 사항들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첫째, 유학비가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로 판단됩니다. 단순히 유학비라는 명목이라고 해서 무조건 특별수익에서 제외되거나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금액의 규모, 지원 기간, 가정의 경제적 자력, 다른 상속인과의 형평, 피상속인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있는지를 따집니다.

둘째, 피상속인의 의사를 보여주는 자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사건에서 유언장의 기재가 그러했듯이, 유언이나 메모, 가족 간의 대화 기록, 다른 자녀에 대한 균형 있는 지원 여부 등이 모두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됩니다.

셋째,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체계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유학비를 특별수익으로 주장하거나 반대로 방어하려면, 총액과 기간 및 지급 시기, 등록금과 기숙사비 또는 임차료와 생활비 등 항목별 객관적 증빙, 당시 피상속인의 소득과 재산 및 가족의 생활수준, 다른 상속인에 대한 교육이나 주거 또는 혼인 지원과의 비교 자료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넷째, 특별수익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습니다. 즉, 상대방이 받은 유학비가 특별수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따라서 분쟁이 예상된다면 관련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섯째, 유학비 지원에 특별한 부양이나 기여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면, 오히려 특별수익에서 제외될 여지도 있습니다.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상속인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에 기여한 데 대한 대가의 성격이 인정된다면,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6. 마무리

상속 분쟁은 단순히 재산을 둘러싼 다툼을 넘어, 오랜 세월 쌓아온 가족 간의 관계와 감정이 얽히는 매우 복잡한 영역입니다. 특히 유학비처럼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이 담긴 지원이 분쟁의 대상이 될 때는, 당사자들이 느끼는 감정의 무게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유학비용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는 단순히 금액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매우 섬세한 판단을 요합니다. 같은 유학비라도 어떤 사건에서는 특별수익으로 인정되고, 다른 사건에서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를 토대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상속이나 유류분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혼자서 결론을 내리기 전에 먼저 전문가와 차분히 상황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정당한 권리가 빠짐없이 지켜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함께 찾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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