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이란 무엇인가요?
현장에서 가장 많이 오해받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권고사직입니다. 회사는 "권고사직으로 잘 처리해줬다"고 하는데, 근로자는 "이거 사실상 잘린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권고사직은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데 그만큼 분쟁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영역입니다.
오늘은 권고사직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그리고 언제부터 부당해고가 되는지 회사와 근로자 입장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권고사직과 해고는 어떻게 다른가요?
먼저 개념부터 한번 잡고 가겠습니다. 권고사직은 말 그대로 회사가 사직을 권유하고 근로자가 이를 수락해서 이루어지는 합의 퇴사입니다. 법적으로는 그래서 해고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가 반영된 계약 종료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고는 정당한 이유와 엄격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권고사직은 근로자와 회사가 서로 합의만 된다면 비교적 유연하게 진행될 수 있는 인사 방식입니다.
이 차이가 매우 중요합니다. 해고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 법적 요건이 엄격하지만, 권고사직은 "합의"이므로 서로 조건을 협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권고사직을 받았을 때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조건을 잘 따져보고 유리하게 협상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회사는 권고사직을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나요?
먼저 사업주 입장에서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사는 권고사직을 제안하는 것 자체는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영 어려움이 있는 경우, 또는 조직 개편이 필요할 때, 근로자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또 직무 적합성이 맞지 않는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회사가 근로자에게 퇴사를 권유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권고사직은 어디까지나 제안이기 때문입니다. 즉 회사는 퇴사를 권유할 수는 있지만 퇴사를 강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실무에서는 회사가 퇴직금 외에 추가 위로금을 주거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합의를 이끌어내곤 합니다. 이런 적법한 합의 과정이라면 권고사직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권고사직이 해고로 판단되는 경우는?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형식은 권고사직인데 실제로는 해고로 판단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는 경우, 반복적으로 계속해서 사직서를 요구하는 경우, 회의실로 불러서 장시간 퇴사 압박을 하는 경우, 퇴사를 하지 않으면 다른 지역으로 부서를 이동시키겠다고 하는 경우, 퇴사를 하지 않으면 평가를 낮게 해주겠다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근로자가 사직에 대해서 자유롭게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 경우에는 노동위원회나 법원에서도 권고사직이 아니라 사실상 해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례도 "진정한 의사에 기초하지 않은 사직 의사 표시는 무효"라고 보고 있습니다. 회사의 압박, 강요, 기망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면, 이는 권고사직이 아니라 해고로 봅니다.
회사가 권고사직 시 주의할 점은?
그래서 회사 입장에서는 권고사직을 진행할 때 반드시 회사의 압박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근로자와 협의 과정을 거쳤다는 점 이런 등의 정황을 남겨두시는 게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권고사직 제안을 문서로 하세요.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해 권고사직을 제안합니다. 수락 시 위로금 ○○원을 지급하겠습니다"처럼 명확히 적으세요.
둘째, 근로자에게 충분한 검토 기간을 주세요. "오늘 바로 결정하라"고 압박하지 말고, 최소 1주일 이상 검토 시간을 주세요.
셋째, 협상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세요. 이메일, 회의록 등으로 "근로자와 협의했다"는 증거를 남기세요.
넷째, 근로자가 거부하면 즉시 중단하세요. 거부했는데도 계속 압박하면 해고로 판단됩니다.
근로자는 권고사직을 거부할 수 있나요?
이번에는 근로자 입장에서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권고사직은 근로자가 거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안을 거절한다고 해서 바로 해고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근로자가 거부하면 근로관계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때 회사가 억지로 내보내려면 결국 해고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우리 근로기준법에서는 해고 사유를 매우 엄격하게 따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유가 불분명하거나 위로금 등의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분위기에 휩쓸려서 섣불리 사직서를 제출하시면 안 됩니다. 한번 제출된 사직서는 되돌리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직서 안 내면 어떻게 될까 두렵다"는 생각에 굴복할 필요가 없습니다. 회사가 정당한 해고 사유 없이 해고하면 부당해고가 되고,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복직하거나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고사직 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나요?
또 하나 매우 중요한 부분이 바로 실업급여인데요, 권고사직은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퇴사이기 때문에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직서에 퇴사 사유를 적을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직서에 "개인 사정으로 퇴사한다"라고 작성하면 자발적 퇴사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드시 "회사 권고에 의한 사직임을 명시"해야 합니다. "회사의 권고사직 제안을 수락하여 퇴사합니다"처럼 명확히 적으세요.
또한 고용센터에 실업급여를 신청할 때도 "권고사직"임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회사에서 발급하는 이직확인서에도 "권고사직" 또는 "회사 사정에 의한 퇴사"로 표기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자발적 퇴사"로 표기되어 있으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회사는 권고사직을 제안할 수는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고, 압박이나 불이익이 과정에 있었다면 해고로 판단될 수도 있습니다. 근로자는 권고사직을 거부할 수 있고, 퇴사 사유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서 실업급여 여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권고사직은 회사 입장에서도 신중해야 하고, 근로자 입장에서도 바로 결정하기보다 조건을 충분히 확인한 뒤에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사직서를 한번 제출하면 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결정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권고사직 제안을 받아 고민하고 계시거나,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사실은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면 지금 바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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