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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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변호사 

홍민정 변호사

불안한 변호사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불안한 사람이다.

사건을 맡으면 잘 되고 있는지 자꾸 돌아보게 된다. 이 논리가 맞는지, 저 증거를 더 보완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상대방이 이렇게 나오면 어떻게 할지 — 머릿속이 쉽게 조용해지지 않는다. 남들 눈에는 꼼꼼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 안에는 늘 크고 작은 불안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그 불안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불안이 만드는 집요함

불안한 사람은 멈추지 않는다.

기록을 한 번 읽고 덮지 못한다. 읽다 보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실관계의 미묘한 틈새, 상대방 주장의 논리적 허점, 우리 쪽에서 아직 충분히 살리지 못한 포인트들.

그것이 킥이 된다.

결정적인 한 방은 대부분 거창한 곳에서 오지 않는다. 새벽에 다시 펼친 판례 하나에서, 의뢰인과의 대화 중 무심코 나온 말 한마디에서 나온다. 불안하기 때문에 계속 들여다보고, 계속 들여다보기 때문에 결국 찾아낸다.

나는 내 불안을 무기로 쓰기로 했다.


사건에는 집요하게, 사람에게는 따뜻하게

수많은 변호사 중에서 이 사람에게 맡기겠다는 결심은, 화려한 수식어보다 "이 사람은 끝까지 내 편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온다. 그 믿음은 거창한 데서 오지 않는다. 아주 작은 것들이 쌓여 만들어진다.

사건 앞에서 나는 집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안이 시키는 대로 계속 점검하고, 돌아보고, 파고드는 것. 좋은 서면은 그 반복의 산물이다.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한 논리 하나, 흘려보내기 쉬운 증거 하나가 결국 사건의 흐름을 바꾼다.

그러나 의뢰인 앞에서는 달라야 한다. 법이 낯선 사람 앞에서 차가운 전문 용어를 늘어놓는 것은 도움이 아니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 수 있는지 — 솔직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전달하는 것. 불안한 의뢰인 곁에 있어드리는 것. 그것이 진짜 필요한 것이다.

집요함은 사건을 위한 것이고, 따뜻함은 사람을 위한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모순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 안에 함께 있다.


작은 정성이 결과를 만든다

결과는 단번에 뒤집히지 않는다.

서면 한 줄 한 줄이 쌓이고, 준비한 증거 하나하나가 모이고, 반복해서 검토한 기록들이 방향을 잡아가면서 결국 결과가 만들어진다. 화려한 전략보다 성실한 준비가, 큰 한 방보다 작은 정성의 축적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훨씬 많다.

불안한 사람이 꼼꼼해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어딘가 빠뜨린 게 있을 것 같아서, 아직 더 할 수 있는 게 남아 있을 것 같아서,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그 반복이 결국 의뢰인에게 유리한 킥을 만들어낸다.

나는 그 작은 정성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매번 다짐한다.


나는 불안한 변호사다.

하지만 그 불안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불안하기 때문에 멈추지 않고, 멈추지 않기 때문에 결국 찾아낸다. 사건에는 집요하게, 의뢰인에게는 친절하게, 서면에는 성실하게 — 그리고 언제나 한결같이.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변호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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