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사례 | 특수강간 전원 구속 사건, 치밀한 변론으로 이끌어낸 무죄 판결
1. 사건의 개요
국제 대회 참가차 방한한 외국인 피고인 4명이 특수강간 혐의로 전원 구속 기소된 사건입니다.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 진술이 번복되고 공범으로 지목된 피의자가 변경되는 등 혼선이 거듭되었음에도, 피고인 4명 모두 구속된 채 재판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2. 변호인의 변론
사건 초기부터 전담팀을 구성하여 외국인 피고인들과의 접견을 수시로 진행하며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피고인별로 쟁점을 달리하는 맞춤형 변론을 전개하였습니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였는데 특히 정다미 변호사는 공판검사로서의 경험이 풍부하여 1심 재판에서 증인신문, 피고인 반대신문, 최후진술 PPT발표 등 공판의 주요역할을 모두 전담하였음)
가. 강간죄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 공방
성관계 사실 자체를 다투지 않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특수강간죄 성립의 전제가 되는 강간죄의 구성요건, 즉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없었음을 집중적으로 주장하였습니다. 변호인은 피해자 본인의 진술에서도 직접적인 폭행·협박에 해당하는 행위가 일관되게 부인되었음을 지적하였고, 신체 상해 흔적의 부재, 피해자의 행동 경위, 피고인들의 태도 등 간접 정황을 종합하여 강간의 범의 역시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논증하였습니다.
아울러 피해자 진술에 대해서는 단계별 진술의 변화 양상을 표로 정리하여 일관성 결여를 구체적으로 부각하였고, 허점이 있는 초기진술이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나.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입체적 변론
성관계 사실 자체를 부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두 가지 축으로 변론을 전개하였습니다.
첫째, 과학적 증거의 적극 활용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감정 결과 어느 피고인의 DNA도 피해자 신체 및 의류 어느 부위에서도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은 DNA 검사 결과가 나오기 이전부터 피고인들이 당당하게 결과를 요청해 온 경위를 부각하며, 이것이 단순한 음성 결과가 아니라 신체 접촉 자체의 부존재를 방증하는 결정적 증거임을 역설하였습니다.
둘째, 합동범 법리에 관한 정밀한 법리 주장입니다. 특수강간죄의 합동범이 성립하려면 공모와 함께 시간적·장소적 협동관계 속의 실행행위 분담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변호인은 해당 피고인들이 현장에 머문 경위, 당시 인식 내용, 구체적 행동 양태를 면밀히 분석하여 이들이 범행을 인식하거나 공모한 사실이 없음을 논증하였습니다.
셋째, 범인식별 절차의 하자 지적입니다. 피해자는 수사 도중 공범으로 지목한 피고인을 변경하였는데, 변호인은 그 식별 절차가 대법원이 요구하는 원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임을 지적하며 진술의 증명력을 탄핵하였습니다. 비교 대상 없이 두 명만을 제시한 사실상의 양자택일식 식별, 기존 지목자의 사진을 재노출한 절차적 오염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였습니다.
3. 판결 결과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두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2명을 즉시 석방하였습니다. 구속 기간이 수개월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끌어낸 결과라는 점, 불리한 여론전 속에서 재판이 진행된 점, 더구나 구속영장을 발부한 영장판사가 다시 주심으로 지정된 1심 재판에서 치열한 공방 끝에 무죄를 받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판결입니다.
4. 마치며
본 사건은 불리한 여론과 전원 구속이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증거와 법리에 기반한 집요하고 치밀한 변론이 재판부의 신중한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또한 사건 특성상 공개하는 사실관계는 제한적이나, 백페이지가 넘는 의견서가 제출된, 절차 하나하나 다투느라 매우 치열했던 사안입니다. 억울한 피고인들의 진심을 확인하였기에 열과 성을 다해서 최선의 논리로 다투었습니다. 그 결과 두 명의 무고한 피고인이 반 년여 만에 석방되어 변호인으로서 기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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