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사건에서 원청과 하청의 책임
중대재해 사건에서 원청과 하청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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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사건에서 원청과 하청의 책임 

박재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해송 형사전문 박재휘 변호사입니다.

중대재해 사건 중에서도 원청과 하청이 함께 얽힌 사고는 책임 구조가 특히 복잡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는 하청 소속 근로자에게 발생했는데, 수사는 원청 회사와 현장 책임자까지 동시에 확대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하청 근로자에게 사고가 발생했는데 왜 원청도 수사를 받는지, 반대로 하청이 실제 작업을 했는데 왜 하청 책임만으로 끝나지 않는지에 관한 질문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문제를 단순하게 볼 수 없습니다. 도급 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청 책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고, 하청이 작업을 담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원청 책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수사기관은 계약서 문구보다 누가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했는지, 누가 위험을 알고도 방치했는지, 누가 안전조치를 마련하고 통제할 수 있었는지를 먼저 봅니다.

특히 건설, 제조, 물류 현장처럼 여러 업체가 동시에 출입하고 작업 구간이 겹치는 곳에서는 형식상 도급 구조보다 실제 작업 방식이 더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중대재해 사건에서는 “우리 소속이 아니다”, “협력업체가 한 일이다”라는 설명만으로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명목상 책임이 아니라 실질적인 관리와 통제의 범위입니다.


1. 원청과 하청은 형식보다 실질적 관계가 중요합니다

중대재해 사건에서 원청과 하청의 책임을 나누는 출발점은 계약 명칭이 아닙니다.

도급계약, 용역계약, 외주계약이라는 표현이 무엇이든, 실제로 현장에서 누가 작업 내용을 정하고, 누가 출입을 통제하고, 누가 위험한 공정을 조정했는지가 중요하게 검토됩니다.

실무에서는 원청이 하청 업체에 업무를 맡겼더라도, 현장 전체를 운영하면서 공정 순서와 작업 시간, 장비 사용, 작업 구간을 실질적으로 지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에는 단순히 “작업은 하청이 했다”는 사정만으로 원청 책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하청이 독립적으로 인력과 장비를 운영하고, 작업 방법도 스스로 정하며, 현장 위험에 대한 직접 관리까지 맡아 온 구조라면 하청 측 책임이 더 직접적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결국 원청과 하청 사건의 핵심은 누가 위험이 발생하는 작업 환경을 실제로 만들고 통제했는지입니다. 계약서보다 현장의 실제 운영 방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원청 책임은 어떤 경우에 문제 될까요

원청 책임이 문제 되는 대표적인 경우는, 원청이 현장 전체를 관리하면서도 하청 근로자가 일하는 구역의 위험을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특히 여러 업체가 동시에 투입되는 현장에서는 작업 간 간섭 위험, 장비 충돌 위험, 추락·협착·붕괴 같은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원청의 조정 책임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예를 들어 건설 현장에서 원청이 전체 공정을 조율하면서 하청 업체들에게 작업 일정을 촘촘하게 배치했고, 그 결과 서로 다른 작업이 같은 공간에서 겹쳐 진행되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사고가 특정 하청 근로자에게 발생했더라도, 수사기관은 왜 그런 위험한 작업 배치가 이루어졌는지, 원청이 현장 전체 위험을 조정할 위치에 있었는지, 위험 구간 출입 통제나 작업 순서 조정이 적절했는지를 함께 보게 됩니다.

또 다른 사례로 제조업 현장에서 원청 설비를 하청 근로자가 점검·청소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설비의 구조, 가동 중지 절차, 안전장치 상태를 원청이 관리해 왔다면 단순히 작업 수행자가 하청이라는 이유만으로 원청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원청이 설비 위험을 알고 있었고, 작업 허가나 안전 절차를 설계할 수 있는 위치였다면 그 부분이 직접적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즉, 원청 책임의 핵심은 현장 전체에 대한 지배·관리 범위, 그리고 위험 작업에 대한 조정·통제 가능성에 있습니다.


3. 하청 책임은 어디까지 검토될까요

하청이라고 해서 항상 수동적인 위치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하청 업체가 작업 인력을 직접 배치하고, 작업 방법을 선택하고, 현장 책임자를 통해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하청 측 책임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하청 현장책임자가 작업 전 위험요인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했거나, 필요한 보호구 착용과 안전교육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거나, 위험한 작업 방식을 반복적으로 묵인했다면 하청 측 책임이 직접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하청이 독립된 사업주로서 소속 근로자에 대한 교육과 작업 지휘를 담당해 왔다면, 그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도 함께 검토됩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하청 근로자가 밀폐공간 작업에 투입되었는데 작업 전 산소 농도 측정이나 환기 조치 없이 작업이 이루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원청이 현장 출입과 전체 공정을 관리했다면 원청 책임이 검토될 수 있지만, 동시에 하청 측에서도 왜 소속 근로자를 그런 상태로 작업에 투입했는지, 현장책임자가 위험성을 알고 있었는지, 사전 점검과 교육이 있었는지가 함께 문제 됩니다.

결국 하청 책임은 단순히 “도급받은 회사였다”는 이유가 아니라, 직접적인 작업 지휘와 소속 근로자 보호 의무를 어떻게 이행했는지에 따라 판단됩니다.


4. 실제 사건에서는 작업 지배와 위험 인식이 핵심입니다

원청과 하청의 책임이 함께 문제 되는 사건에서 실제 처분이 갈리는 지점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바로 누가 작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는지, 그리고 누가 위험을 인식하거나 인식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수사기관은 보통 계약 구조만 확인하고 끝나지 않습니다. 현장 회의록, 작업지시서, 출입통제 방식, 공정표, 안전교육 자료, 위험성평가서, 장비 운영기록, 메신저 보고 내역 등을 통해 실제로 누가 어떤 지시를 했는지, 누가 위험 상황을 보고받았는지, 누가 작업 중지나 개선 조치를 할 수 있었는지를 들여다봅니다.

예를 들어 하청 업체가 독립적으로 일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원청 관리자 승인 없이는 작업 시간조차 조정할 수 없었고, 장비 사용 역시 원청 통제를 받았으며, 위험 발생 보고도 원청 라인으로 올라갔다면 원청의 관여 정도는 상당히 직접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청이 전체 현장만 제공했을 뿐, 하청이 자체 장비와 인력으로 독립적으로 작업을 운영했고 안전조치도 별도로 관리해 왔다면 책임 구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급 관계 중대재해 사건에서는 누구 한쪽만 보고 대응하는 방식이 위험합니다.

원청은 원청대로 현장 전체 통제 범위를 설명해야 하고, 하청은 하청대로 실제 작업 지휘와 안전관리의 내용을 정리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추상적인 주장보다 업무분장, 보고 체계, 작업 지시 흐름, 위험 개선 요청의 흔적입니다.

결국 원청과 하청 사건은 명칭보다 실제 운영 구조가 중요합니다. 사고가 하청 근로자에게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자동 분리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원청 현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책임이 원청으로 몰리는 것도 아닙니다. 누가 위험을 만들었고, 누가 통제할 수 있었으며, 누가 방치했는지가 핵심입니다.


핵심 정리

  1. 원청과 하청 책임은 계약보다 실제 운영 구조가 중요합니다.

  2. 원청은 현장 전체 지배·조정 책임이 핵심입니다.

  3. 하청은 직접 작업 지휘와 소속 근로자 보호 의무가 중요합니다.

  4. 실제 처분은 작업 지배와 위험 인식 여부에서 갈립니다.


중대재해 사건에서 원청과 하청의 책임은 단순히 계약 명칭만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결국 수사기관은 누가 현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는지, 누가 위험한 작업을 조정하거나 통제할 수 있었는지, 누가 반복되는 위험 신호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도급 관계 사건은 여러 업체가 동시에 얽혀 있어 초기부터 책임 공방이 복잡해지기 쉽습니다. 이럴수록 감정적으로 선을 긋기보다, 실제 업무 구조와 현장 운영 방식을 자료로 정리하는 대응이 중요합니다. 원청과 하청 모두 자신의 역할과 한계를 구조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사건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원청과 하청이 함께 수사 대상이 되는 사건일수록, 누가 어떤 범위에서 책임을 부담하는지 초기부터 분명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리한 진술과 해석이 먼저 굳어지기 전에, 현재 현장의 실제 운영 구조부터 차분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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