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형제들에 의해 제기된 상속재산분할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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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형제들에 의해 제기된 상속재산분할 소송 

윤석빈 변호사


1. 사건 개요

이번에 소개할 사건은, 제가 진행한 사건 중에서도 의뢰인의 개인적인 가족사가 가장 안타까웠던 사건 중 하나입니다. 의뢰인에게는 두 살 많은 친언니가 있었고, 부모의 혼인관계는 의뢰인이 겨우 세네 살 정도였던 무렵 이미 사실상 파탄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가 서로에게 자녀 양육을 떠넘기다가, 결국 의뢰인과 언니가 서울을 떠나 강원도 영월의 외할머니 집에서 자라게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외할머니 역시 두 자매를 키우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딸과 사위에게 계속 아이들을 데려가라고 요구하다가, 아무도 데려가지 않자 다른 집에 입양시키겠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의뢰인은 어린 시절 부모나 할머니의 사랑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었고, 자신에게 애정을 준 사람은 오직 친언니 한 명뿐이었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중 언니가 초등학교 1학년, 의뢰인이 아직 취학 전이던 시절, 외할머니는 언니를 다른 집으로 보내버렸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앞으로 어떻게 지내는지, 다시 연락할 수는 있는지 아무 설명도 없이, 버스 앞에서 언니를 붙잡고 울던 의뢰인을 억지로 떼어내고 언니 혼자 버스에 태워 보낸 것입니다. 그 장면이 의뢰인이 기억하는 언니의 마지막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후 의뢰인 역시 다른 집에 맡겨졌지만, 사실상 입양이라기보다 식모처럼 보내진 것에 가까웠고, 결국 다시 외할머니에게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외할머니는 의뢰인을 서울에 가서 버리겠다는 식으로 버스정류장까지 데려갔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방앗간 아주머니가 사정을 알게 되어 “정 못 키우겠으면 내가 키우겠다”고 하며 의뢰인을 거두게 됩니다. 이후 의뢰인은 그 양부모 아래에서 비로소 사랑을 받으며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혼도 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어느 날, 의뢰인은 예상치 못한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서를 받게 됩니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친아버지가 어머니와 이혼한 뒤 재혼하여 새 가정을 꾸렸고, 그 사이에 의뢰인에게는 두 명의 이복형제가 생겨 있었으며, 아버지가 사망한 후 의뢰인과 그 자녀의 행방을 알 수 없어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제기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단순히 상속분을 나누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첫째, 이복형제들이 밝힌 상속재산의 내용과 상속분 계산이 실제로 맞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아버지와 오랜 세월 완전히 단절된 상태였기 때문에, 아버지의 재산이나 생전 증여 내역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둘째, 30년 가까이 헤어진 친언니의 행방을 찾을 수 있는지가 큰 문제였습니다. 의뢰인에게 이 사건은 단순한 상속 사건이 아니라, 어릴 적 생이별한 언니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마지막 기대가 걸린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셋째, 만약 언니를 찾을 수 없다면, 언니의 상속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문제였습니다. 친언니 역시 아버지의 자녀로서 분명한 상속권이 있었기 때문에, 그 존재를 무시한 채 상속재산을 처리하는 것은 법리상 불가능했습니다.

넷째, 언니의 흔적이 공부상 전혀 드러나지 않는 사정 때문에, 이중호적 또는 이중 출생신고 가능성도 검토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는 양부모가 정식 입양절차를 거치지 못한 대신, 아이를 자신의 친자처럼 새로 출생신고하여 기존 신분기록은 유령처럼 남겨두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 사건의 해결

이 사건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돌아가신 아버지의 상속재산과 증여재산을 전반적으로 조회하여, 이복형제들이 주장하는 재산 내역과 상속분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사실조회와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등을 진행해 확인해 본 결과, 이복형제들이 밝힌 재산 내역과 실제 확인된 재산 내역 사이에 별다른 차이는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삶의 경위상 원래 큰 재산이 있기는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여, 이 부분은 비교적 무리 없이 정리되었습니다.

둘째, 친언니의 행방을 찾는 시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언니는 다른 집으로 보내진 이후, 주민등록초본·기본증명서·제적등본·가족관계증명서 등 모든 공부상 기록에서 전혀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등록상 주소도 30년 넘게 전혀 변동이 없었고, 이는 언니가 부모가 지어준 이름으로 더 이상 살아오지 않았을 가능성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는 이중 출생신고로 인한 이중호적의 전형적인 모습과도 비슷했습니다. 의뢰인의 경우 양부모가 친부모 승낙을 받지 못해 정식 입양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언니를 데려간 집에서는 그 대신 아예 새 이름과 새 주민등록번호로 출생신고를 다시 해버렸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언니는 초등학교를 다니다 다른 집으로 보내졌으므로 학교 전학 기록을 통해 찾아보는 방안도 검토하였지만, 학교생활기록부는 졸업학교 기준으로 관리되고, 언니가 이후 새 이름으로 학교생활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기존 이름으로는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언니를 찾는 작업은 일단 더 진행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고, 다음 단계로 언니 몫의 상속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를 이복형제 측과 협의하였습니다. 이복형제 측은 아버지의 부동산과 예금 규모가 비슷하므로, 자신들은 부동산을 가져가고 대신 예금은 의뢰인과 언니 몫으로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의뢰인에게도 이는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방안이었습니다.

다만 상속예금을 단순히 의뢰인과 언니 명의로 절반씩 나누어 두면, 결국 행방을 알 수 없는 언니 몫은 은행에 그대로 묶이게 되어 사실상 누구도 활용할 수 없는 결과가 생깁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상속예금 전부를 의뢰인이 취득하되, 그 절반에 해당하는 금원을 의뢰인이 언니에게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청구를 정리하였고, 이에 기초한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은 상속예금 전체를 인출할 수 있게 되었고, 훗날 언니를 찾게 되면 그 절반을 돌려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었습니다.


4.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겉으로 보면 이복형제 사이의 상속재산분할심판이 비교적 평화롭게 정리된 사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복형제들의 태도 역시 상당히 정중했고, 재산 내역을 숨기거나 허위로 설명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내면에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쟁점들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첫째, 이중호적 또는 이중 출생신고 가능성이라는 가족관계등록법상의 문제,
둘째, 행방불명 상태인 상속인의 상속분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정리할 것인지라는 민사실무상의 문제,
셋째, 오랜 기간 교류가 끊긴 부모의 상속재산과 증여재산을 어떻게 조회할 것인지라는 입증의 문제가 한 사건 안에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은 법률적으로 어려운 사건이기도 했지만, 의뢰인의 어린 시절과 가족사가 너무나 가혹했다는 점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사건이었습니다. 상속사건은 단순히 재산을 나누는 절차가 아니라, 때로는 오랜 시간 덮여 있던 가족의 상처를 다시 마주하게 하는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 사건은 바로 그런 점을 보여주는, 매우 안타깝고도 복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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