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증여 이후 제기된 유류분 소송, 소멸시효로 막아낸 사례
자택 증여 이후 제기된 유류분 소송, 소멸시효로 막아낸 사례
해결사례
상속

자택 증여 이후 제기된 유류분 소송, 소멸시효로 막아낸 사례 

윤석빈 변호사

승소

2****


이번에 소개할 사건은 유류분 소멸시효 사건입니다.

제 첫 포스팅 글이 법무법인(유) 태평양을 상대로 한 유류분 소멸시효 관련 사건이었는데요. 이 사건은 그 사건보다 훨씬 전형적인 유류분 소멸시효 사건에 해당합니다.

유류분 소멸시효 쟁점이 결과에 영향을 줄 정도로 유의미한 사안이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상속인들 사이의 관계가 상당히 좋아야만 성립한다는 일종의 존재론적인 모순이 있습니다. 사실 상속인들 사이가 좋지 않거나 교류가 없으면, 유류분 소멸시효 자체가 완성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1. 유류분 소멸시효가 문제 되는 구조

유류분 소멸시효는 장기 소멸시효가 10년, 즉 피상속인의 상속개시일을 기준으로 하고, 단기 소멸시효가 1년, 즉 유류분의 부족을 안 날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래서 정말 말 그대로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을 세는 것 외에 다른 변수가 개입하지 않는 장기 소멸시효가 판사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쟁점이 되는 경우는 대단히 드뭅니다. 결국 유류분 소멸시효 사건에서는 유류분 단기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작용하지요.

그런데 유류분의 부족을 안 것은 단순히 상속인 중 누군가가 재산을 증여받은 것을 안 것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판례가 요구하는 ‘유류분의 부족을 안 것’의 의미는,

  1. 피상속인의 사망 사실을 알고,

  2.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의 내역과 규모를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3. 다시 피상속인의 다른 상속인 내지 제3자에 대한 증여재산의 내역과 규모도 알고,

  4. 위 정보를 종합하여 자신이 실제로 취득하는 순상속재산이, 증여까지 합산한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서 계산되는 자신의 법정 유류분액보다 모자란다는 점을 대략적으로 인식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혼외자, 대습상속인, 장기간 교류가 끊어진 자녀 같은 경우에는 위 4번은커녕 1번이나 2번의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어렵게 자신에게 유류분이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게 되면 보통 바로 유류분 소송을 제기하니, 유류분 부족을 안 날로부터 1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완성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안에서는 피고 측이 일단 역산상 1년이 지났다고 소멸시효 항변을 하기는 하지만, 유류분의 부족을 안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피고 측에 있고, 원고가 정말로 그 부족을 몰랐던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소멸시효 주장은 스쳐 지나가는 쟁점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이 사건에서 왜 소멸시효가 유효한 쟁점이 되었는가

반대로 유류분 소멸시효는 상속인끼리 사이가 좋아서 불평등한 재산 분배도 어느 정도 용인 가능한 사이에서는 매우 파괴적이고 유효한 쟁점으로 작용합니다.

이번 승소사례도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평생 농사를 지으신 아버지가 농지는 아들 세 명에게 물려주고, 자신의 집은 큰아들에게 유증한 사례입니다. 아들들만 재산을 물려받은 것은 맞기는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실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까지 불합리한 재산 분배도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이 사건 피고인 장남은 평생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온 아들이라, 아버지의 집이 곧 자신의 집이기도 했습니다. 평생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짓고 살아온 아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농지와 자택을 물려받는 것이 아주 이상한 구조는 아니었던 것이지요. 농지는 실제로 큰아들이 계속 농사를 지을 것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른 아들들에게 아무것도 물려주지 않으면 미안하다고 하여 아들 셋이 1/3씩 나누어 증여받았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농지 자체가 아주 비싼 땅도 아니었고, 딸들도 농사를 지을 생각은 없었으니,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가족들끼리 유류분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 아버지의 농지 근처가 개발되면서, 아버지가 물려준 땅값이 급격하게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아들들은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버는 것 같고, 딸들은 자신들만 손해를 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들들에게 “다들 땅값이 올라 부자가 되었는데 우리에게도 조금은 돈을 나누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요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3. 장남만 피고가 된 이유와 소멸시효 판단

사실 이 사건의 피고인 장남은 여동생들의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남동생들과 의논하여 셋이 돈을 모아 딸 4명에게 나누어주기 위한 가족회의까지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남동생 두 명이 “자신들은 원래 유류분 반환을 할 이유가 없는데 왜 누이들에게 돈을 줘야 하느냐, 나는 못 준다”고 거절하면서 가족 간 협의는 무산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동생들의 말이 법리적으로 아주 틀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리 민법 제1116조는 증여에 대해서는 유증을 반환받은 후가 아니면 이를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유류분 반환의 순서는 먼저 유증재산을 반환한 후 증여재산을 반환하는 구조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장남만이 아버지 자택을 유증받았기 때문에, 증여된 농지보다 먼저 자택이 반환 대상이 되고, 결국 유류분을 반환할 책임이 장남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된 것이지요.

결국 여동생들이 원하는 만큼의 유류분 합의금이 마련될 수 없게 되자, 장남만 단독 피고로 유류분 소송이 제기되었습니다. 막상 여동생들을 가장 신경 썼던 사람은 장남이었는데, 오히려 장남 혼자서 50년 가까이 살아온 집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당하게 된 억울한 결과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에서는 유류분 소멸시효 완성의 입증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평생 아버지와 교류를 계속해 왔고, 아버지 장례도 함께 치렀고, 아버지 사망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만나는 남매가, 아버지와 아들이 50년 넘게 같이 산 집에서 아들이 계속 거주하고 있는데, 그 집을 아들이 물려받은 것이 아니면 누가 물려받았겠느냐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딸들은 장남의 자택 계속거주와 형제간의 지속적인 교류 사실만으로도, 아버지의 자택이 장남에게 넘어갔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은 위와 같은 논리로 제가 1심과 2심 모두 승소하였고, 2심에서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유류분 소멸시효 사건들도 연속해서 승소할 수 있었고, 법무법인(유) 태평양을 상대로 한 사건 승소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많은 민사소송에 있어, 계약서나 다른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황증거로 요건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유류분 소멸시효의 입증도 유류분의 부족을 안 것이라는 상당히 추상적이면서도 통상적인 직접증거가 남기가 힘든 사항을 다루어야 하는 소송이라, 기본 난이도가 매우 높은 사건에 해당하지요.

​하지만 결국 '사실의 입증'은 논리와 경험칙에 입거해 법관이 증거를 통해 사실의 존재를 인정하게 하는 것이므로, 변호사가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하고, 많은 경험을 통해 논리적인 경험칙을 판사에게 설득할 수 있으면, 그 어려운 사실의 입증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저의 경우는 전 직장에 재직할 때부터 정황증거를 통한 사실의 입증에 대단한 강점을 보여주었기에 이러한 유형의 사건을 유독 많이 다뤘고, 그 만큼 많은 경험이 쌓이면서 더더욱 사건을 잘 처리하는 선순환이 계속되어 왔지요.

결국 변호사의 역량은, 비슷한 종류의 사건을 얼마나 반복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하며 그 결과를 지켜봐 왔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유류분 소멸시효사건은 대단히 난해한 사건 중 하나이니, 소멸시효 사건을 여러번 진행해 본 '상속전문변호사'에게 맡기는 것이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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