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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재물 손괴 후 미조치, 도주 중 3중추돌
불리한 정황에도 집행유예가 가능했던 이유
“부끄러운 아빠가 될까 봐 너무 무섭습니다.”
의뢰인 김준혁(가명) 씨는 자녀에게 ‘감옥에 간 아빠’로 남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준혁 씨의 혐의는 총 세 가지. 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그리고 위험운전치상이었습니다.
처음 사건의 경위를 들었을 때는 사실 준혁 씨가 바라는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세 가지 혐의를 받고 있었고 사건으로 인해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총 네 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준혁 씨에게는 과거 음주운전 전력까지 있었죠.
이 사건은 현실적으로 구속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시작됐습니다.
#1. 사건의 발단
김준혁 씨는 사건 당일, 집 근처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걸어서 귀가했습니다. 약 20여 년 전 음주운전으로 약식명령을 받은 이후, 술자리가 있을 때면 차를 두고 다니는 습관을 유지해 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귀가 후 발생했습니다.
준혁 씨는 샤워를 마친 뒤 담배가 생각났고, 주차장에 세워 둔 차량 안에 있는 담배를 찾고자 운전석에 탔습니다. 그때 마침 부모님으로부터 집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죠. 당시 준혁 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고, 부모님과 금전 문제로 상의할 일이 잦았다고 했습니다.
“술도 얼추 깼고 거리도 가까워서 괜찮을 것 같았어요.”
준혁 씨는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운전대를 잡고 말았죠.
부모님 집으로 가던 준혁 씨는 교차로를 지나던 중 보행자 신호등을 들이받아 파손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은 채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음주운전이 적발될까 봐 무서웠어요.”
준혁 씨는 이후 도주 과정에서 정차 중이던 차량 한 대를 충격했고, 밀려난 차량이 연쇄적으로 앞 차량 두 대를 들이받으면서 총 세 대의 차량이 충돌했습니다. 그 결과, 차량에 타고 있던 네 명*의 피해자가 상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차량에 피해자 두 명 탑승)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122%. 운전면허 취소 처분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준혁 씨는 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2.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은 시작부터 매우 불리했습니다. 준혁 씨는 음주운전 혐의에 더해 사고 후 미조치,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위험운전치상 혐의까지 세 가지 혐의를 동시에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하나만으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이었고, 혐의가 병합되면서 실형 선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문제는 위험운전치상 혐의였습니다.
위험운전치상은 일반적인 음주운전 사건과 달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더 높습니다. 이 사건처럼 도주 정황이 있고 그 과정에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라면 재판부가 사안을 엄중하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하여, 준혁 씨에게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약식명령을 받은 전과가 존재했습니다. 비록 약식명령 후 20여 년이 흘렀지만, 재판부 입장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요소였죠.
실형을 피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양형자료를 확보하여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는 정상참작 사유를 제시해야 했습니다.
#3. 변호사의 조력
① 초기 대응 – 구속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
이 사건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구속 여부였습니다. 음주 상태에서 재물 손괴 후 현장을 이탈했고 그 과정에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경찰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있었죠. 이를 막기 위해 준혁 씨와 면담하며 사건 당시의 경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사고 직후 현장을 벗어나게 된 경위, 당시 음주 상태에서의 인식 수준, 사고 이후의 대응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하며 도주 의도가 아닌 혼란 속에서 잘못된 판단이 이어진 상황임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했습니다.
아울러 경찰 조사에서는 범행을 부인하기보다 책임을 인정하고 일관되게 반성하는 태도를 유지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초기 수사 단계에서의 태도는 이후 구속 여부와 재판의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준혁 씨의 개인사정과 정상참작 사유를 정리한 의견서를 경찰 단계에서 제출했고, ▲사건 이후에도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점,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어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 ▲향후 재판에 성실히 출석할 의지가 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 경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고, 준혁 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② 양형 자료 확보 – 사건 당시의 사정과 이후의 변화를 소명
양형 자료는 사건 당시 참작할 만한 사정과 사건 이후 재범 위험이 낮다는 점을 입증하는 방향으로 나누어 준비했습니다.
먼저 사건 당시 준혁 씨가 운전대를 잡게 된 배경을 소명했습니다.
준혁 씨는 사건 당시 경제적으로 매우 곤궁한 상황이었고, 이혼 후 자녀에게 매달 상당한 금액의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전 배우자는 소득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양육비 지급이 중단될 경우 자녀를 양육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죠.
이 때문에 준혁 씨는 상당 기간 우울감과 심리적 압박을 겪고 있었고, 사건 당일 부모님의 호출을 받게 되었습니다. 판단력이 흐린 상태에서 당시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크게 의존하던 부모님의 연락에 거절하지 못하고 눈 앞에 있는 운전대를 잡게 된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정이 범행의 책임을 면하게 하는 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본 사건이 상습적이거나 계획적인 음주운전이 아니라, 심리적·경제적 압박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는 점은 양형 판단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였습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양육비 입금 내역, 채무 관련 자료 등의 자료를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다음으로 재범 위험이 낮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준혁 씨는 20여 년 전 음주운전 전력 외에는 동종 전과가 없었고, 이후에는 음주 후에는 대리운전이나 택시를 이용해 귀가해 왔다는 점을 과거 택시 어플 이용 내역을 통해 정리했습니다. 또한 범행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전달하기 위해 자필 반성문도 함께 제출했습니다.
사건 이후의 변화 역시 중요한 양형 요소였습니다.
준혁 씨는 사건 직후 차량을 처분했고, 음주운전 재범방지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더 나아가 자발적으로 정신의학과를 찾아가 알코올의존증 진단을 받고 별도의 심리상담기관에서 상담을 병행하는 등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차량 양도증명서, 재범방지 교육 수료증, 진단서, 심리상담 확인서를 제출했습니다.
아울러 졸업증명서, 경력증명서, 이전 직장에서 받은 표창장과 지인들의 탄원서를 통해 준혁 씨가 장기간 성실하게 사회생활을 해온 인물이며 사회적 유대관계가 공고하다는 점도 함께 소명했습니다.
③ 피해자들과의 합의 – 사건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 전환점
이 사건은 피해자가 네 명에 이르는 중대 사고였습니다. 따라서 피해 회복 여부는 재판부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임 직후부터 피해자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합의를 위해 조력했습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인 만큼 각 상황과 입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했고 의뢰인의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지는 태도를 전달했습니다.
그 결과, 피해자 네 명 전원과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었고 모두 처벌불원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이는 양형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④ 형사 재판 단계
재판부에 제출한 최종 의견서에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의뢰인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 네 명 전원과 합의하여 모두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의뢰인이 자녀에게 지속적으로 양육비를 지급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점, ▲사건 이후 차량을 처분하고 교육 및 치료를 받는 등 실질적인 재범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 ▲사회적 유대관계가 공고하고,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점.
이러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법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선처하여 마지막으로 한 번의 기회를 주시기를 간청했습니다.
#4. 재판부,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선고
재판부는 준혁 씨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다수의 중첩된 혐의와 불리한 정황 속에서도, 준혁 씨는 실형을 면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법무법인 YK 장일희 변호사의 한 마디
혐의 사실이 분명하고 불리한 정황이 여럿이어도 초동 대응을 어떻게 하는지, 전략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사나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책임을 부인하기 어렵다면, 초기부터 변호사와 함께 대응 방향을 확실하게 정하시기 바랍니다. 방향을 모르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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