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사건의 주인을 만났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요즘 들어 유독 마음에 오래 남는 의뢰인들의 메시지들이 하나둘씩 쌓이는 가운데, 제 마음을 울린 말이 있었습니다.
'이제야 사건의 주인을 만났다'
실제 사건의 당사자인 의뢰인분께서 이런 말을 하니, 개업 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한 순간에 다 씻겨내려가는 것 같더군요.
이 밖에도 감사의 말씀을 보내주실 때마다 '개업하길 정말 잘 했다'하고 뿌듯합니다.
그런데 메세지들에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서면'에 대한 칭찬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좋은 결과 앞에서는 당연히 함께 기뻐하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그 과정에서는 ‘서면’에 대한 칭찬이 참 많습니다.
“최종적으로 서면 확인했습니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써주셨구나 하고 읽는 내내 절실히 느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호사님, 서면 받고 감동했습니다. 사실 상대방이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놔서 반박이 가능할까 걱정했었는데, 제가 생각지도 못한 사이트 캡쳐까지 해주셔서 진짜 신경 많이 써주신 게 느껴졌어요. 속이 후련하구요.”
“메일 읽어봤는데 고칠 부분 없는 것 같아요. 사건 배경부터 너무 잘 표현해주셔서 판사님이 저희 사건을 잘 이해해주실 거라고 기대가 됩니다. 서면을 보고 나서야 이제야 사건의 주인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까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치 제 곁에서 다 지켜보신 것처럼, 제 상황과 마음을 다 헤아리신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문자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그만큼 그 사건이 의뢰인을 얼마나 힘들게 했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흔히 법정에서의 구두변론을 떠올립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건에서 더 오래, 더 깊게 남는 것은 서면입니다.
판사님이 판결문을 쓰기까지 반복해서 보는 것도 결국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과거 판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변호사들의 서면을 읽어 왔습니다.
대부분은 무난합니다.
그러나 가끔은 읽다가 멈추게 되는 서면이 있었습니다.
‘아, 이건 설득된다.’
‘이 사건은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그런 서면들은 실제로 판단의 결론에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양형이 문제 되는 사건에서는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변호사가 된다면 재판부가 사건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퀄리티 높은 서면을 쓰고 싶었습니다.
변호사로 개업한 저의 진심이 통한 것 같아 따뜻한 연말을 보냈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잘 쓴 서면으로 원하는 판결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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