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2021. 4. 8. 선고 2019고단3809 판결
1. 사실관계
피고인과 피해자는 법률상 부부 사이였습니다. 피고인은 2022. 10. 15.경 피해자가 외도를 한다는 의심을 품고, 장인·장모와 함께 피해자가 거주하는 대구 달성군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휴대폰을 보자”고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고 도망치려 하자 팔과 옷을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이 피해자의 아래턱에 부딪히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약 2주간 치료를 요하는 멍과 근육통 등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외도 증거 확보를 위해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을 뿐, 폭력을 행사하거나 상해의 결과를 의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당시 피해자의 부모가 현장에 함께 있었고, 피해자 또한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스스로 상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더 나아가 법원은 설령 피고인에게 상해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았습니다.
정당행위로 인정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행위의 목적이 외도 증거 확보라는 점에서 정당성이 인정되고,
② 피고인이 직접적인 폭행을 가하지 않았으며,
③ 상해의 정도가 경미하고,
④ 사회통념상 처벌할 정도의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도9680 판결 또한 “정당행위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행위의 동기, 방법, 침해이익의 경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본 사건 역시 이러한 법리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3.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
피해자는 이후 “상간남의 말을 믿고 경황 없이 고소하였으며, 실제로는 누구 때문에 상처가 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진술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는 법원이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 내라는 점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사정으로 고려되었습니다.
4. 결론 및 시사점
결국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형사소송법 제325조).
이번 판결은 배우자의 외도를 확인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경미한 신체 충돌이라도,
상해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거나,
행위의 목적이 정당하고 사회상규상 허용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면,
형법 제20조에 따라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본 사건은 배우자의 부모가 함께 현장에 있었고, 상해의 정도가 매우 경미했으며, 피해자 역시 처벌을 원치 않는 등 특별한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예외적 사례입니다.
따라서 유사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정황에 따라 법원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은 반드시 전문가의 법률 조력을 받아 사건의 특수성과 증거관계를 정확히 검토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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