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 2020시즌 팀 스카이의 피나렐로 도그마 F8
‘로드바이크’란 자전거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설계된 자전거의 한 종류이다. 가벼운 무게, 얇은 바퀴, 낮은 포지션, 드롭바 등을 특징으로 하며 서스펜션이 없어 승차감은 상당히 딱딱하다.
로드바이크에는 2010년 초 ‘자이언트’ 브랜드의 가격 혁명으로 1차 붐이 있었고, 코로나 시절 2차 붐이 있었는데, 지금은 러닝과 등산에 밀려 세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붐은 다시 올 테고, 혹시라도 로드바이크에 입문하고 싶은 회원님들을 위해 이 자리를 빌어 로드바이크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로드바이크는 1800년 중반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 있는 만큼 그 종류도 상당히 세밀하다. 이하 ① 올라운드, ② 에어로, ③ 타임트라이얼, ④ 엔듀런스, ⑤ 그래블, ⑥ 사이클로크로스 순으로 설명하겠다.
2. 올라운드
▣ 2013시즌 피터 사간 선수의 캐논데일 슈퍼식스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로드바이크다. 평지, 언덕 모두 무난하게 탈 수 있는 자전거다. 최근에는 얇은 프레임을 위시하여 ‘경량’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고 있다.
경량에 중심을 두다 보니 예전처럼 전천후로 탈 수 있는 컨셉이라기 보다는 ‘클라이밍’ 컨셉으로 많이 바뀌었다. 투르 드 프랑스 등 각종 자전거 대회에서 극단적인 업힐 코스가 있는 스테이지 때 선수들이 올라운드 로드바이크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 에어로
▣ 2023시즌 팀 세가프레도의 트렉 마돈
평지 고속 주행을 위해 설계된 로드바이크이다. 모든 설계가 오로지 ‘공기역학’ 하나만을 바라보고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프레임은 두툼하고, 포지션은 올라운드 로드바이크보다 더 낮고, 핸들은 더 멀리 떨어져 있다. 강성 역시 올라운드보다 강하여 승차감이 더 딱딱하다.
외관은 상당히 멋지기에 많은 초심자들이 에어로 로드바이크로 입문하지만, 특유의 불편한 자세와 딱딱한 승차감 때문에 기변을 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은 자신들의 강한 파워를 잘 받아내주는 에어로 로드바이크를 가장 선호한다.
4. 타임트라이얼
▣ 2025시즌 팀 윰보 비스마의 써벨로 P5
일반적인 로드바이크의 형태에서 많이 벗어난 자전거다. 상술한 에어로 로드바이크에서 더 극단적인 공기역학 설계로 제작된 로드바이크다.
이 자전거의 목적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평지 위주의 타임트라이얼 경기에서 최대한 폭발적이고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이다. 로드바이크의 모든 기술이 집약되어 ‘자전거계의 F1’이다.
타임트라이얼 로드바이크는 모든 것이 통제된 도로에서 단독 주행을 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프레임의 측면은 가장 넓으면서도 정면은 극단적으로 가장 얇다.
숙련되지 않으면 바람에 휘청이기 쉽다. 또한 TT바라는 특유의 좁은 핸들을, 몸을 가장 숙인 상태에서 타기 때문에 돌발변수에 대응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타임트라이얼 로드바이크는 일반 공도에서 타기엔 대단히 부적합하다. 선수들도 연습 때 서포트카의 도움을 받고 탄다. 서포트카의 도움없이 이 자전거를 자전거 도로나 공도에서 타고 다니다간 큰 사고가 날 수 있기에 자제해야 한다.
타임트라이얼을 이용한 독주 경기에서, 팀의 도움없이 오로지 혼자서 질주하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되기에 선수들의 바이크 컨트롤 스킬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경기 감상 시, 어떤 선수가 분명 먼저 출발했는데 나중에 출발한 선수에게 따라잡혔을 때, 먼저 출발한 선수의 절망적인 표정이 일품이다.
5. 엔듀런스
▣ 스페셜라이즈드 루베
상술한 올라운드, 에어로, 타임트라이얼 로드바이크가 너무 불편한 라이더를 위해 탄생한 자전거다. 오랫동안, 멀리, 편하게, 그러나 로드바이크답게 빠르게 타기 위해 설계된 자전거다.
강성은 무르게, 포지션은 높게 세팅되어 상대적으로 허리를 더 펴고 탈 수 있어 승차감이 좋다. 게다가 서스펜션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체적으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장치까지 마련되어 있다.
초심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전거다. 그러나 ① 특유의 설계로 인한 높은 가격, ② 멋이 없음, ③ 후술할 그래블 자전거의 등장으로 인기가 시들해 현재 생산하는 브랜드가 별로 없는 실정이다.
6. 그래블
▣ 2025년식 자이언트 리볼트
장거리 ‘험지’를 빠르고 편안하게 달리는 오프로드 로드바이크다. 기본적으로 엔듀런스와 비슷한 포지션이지만, 40c 두께 이상의 MTB와 유사한 타이어가 장착된다.
엔듀런스와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엔듀런스’의 경우 ‘포장도로’를 장거리로 편안하게 달리고, ‘그래블’의 경우 ‘비포장도로’를 장거리로 편안하게 달린다는 것이다. 장점은 자전거 한 대로 전천후 만능으로 어느 지형이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은 속도가 일반 로드바이크만큼 나오지 않고, 그렇다고 MTB만큼 완전한 험지 및 산을 탈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즉 ‘애매함’이다.
자전거 가격, 정비비, 정비 인프라, 도로 포장상태 모두 한국보다 안 좋은 미국에선 이미 메이저 장르이다. 다만 한국은 타국에 비해 도로 포장상태가 너무 좋기에 아는 사람만 즐기는 마이너 장르다.
7. 사이클로크로스
▣ 사이클로크로스 대회의 모습
각종 장애물이 있는 비포장 험지 크리테리움 경기를 위해 설계된 자전거다. 그 장애물에는 도저히 자전거를 타고 넘을 수 없는 것도 존재하기에, 자전거를 들고 달리기 편하게 설계되어 있다.
상술한 그래블하고 다르게, 경기용 자전거이다 보니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다. 게다가 그래블은 40c 두께 이상의 타이어가 장착되지만, 사이클로크로스는 UCI(국제사이클연맹) 규정상 33c 두께의 타이어로 제한된다. 정리하자면, 사이클로크로스는 경주용 스프린터고, 그래블은 레저용 장거리 자전거다.
8. 마치며
로드바이크는 일견 다 똑같아 보이지만, 그 오래된 역사만큼 파고들면 이렇게나 많은 종류가 존재한다. 한국에선 이 모든 종류의 로드바이크들이 모두 수입되니 취향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해서 즐기면 된다.
마음 같아선 ‘지오메트리’에 따른 차이도 기재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지면도 부족하고, 재미가 없어진다. 언젠가 기회가 오면 쓸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한국 자전거 문화의 발전을 기원하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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