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직전 남긴 유언, 구수증서 요건과 7일의 의미
임종 직전 남긴 유언, 구수증서 요건과 7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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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직전 남긴 유언, 구수증서 요건과 7일의 의미 

김강희 변호사


임종 직전 남긴 유언, 구수증서 요건과 7일의 의미


사건 개요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에서 갑자기 상태가 악화된 가족을 지켜본 분들이 이런 상담을 청해 옵니다. 병상에 누운 부모님이 산소호흡기를 낀 채로, 혹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 집은 누구에게, 예금은 누구에게 준다"는 취지의 말씀을 남기고, 며칠 안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입니다. 자필로 유언장을 쓸 손 힘도, 공증인을 부를 시간적 여유도 없는 순간에 남긴 그 말 한마디가 법적으로 유언이 될 수 있는지, 상속인들 사이에서는 뒤늦게 다툼이 됩니다.

이런 상황을 위해 민법이 마련해 둔 것이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입니다(민법 제1070조). 다만 이 방식은 다른 유언 방식을 쓸 수 없는 '최후의 수단'으로 설계돼 있어, 요건이 까다롭고 뒤에 밟아야 할 절차도 정해진 기간 안에 이뤄져야 합니다. 실제로 상담을 받아 보면, 유족들은 "분명히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말이 법이 정한 형식과 절차를 갖췄는지를 몰라 애를 태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종 직전의 구술도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고 정해진 기간 안에 법원의 검인을 받으면 유효한 유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요건 중 하나라도 빠지거나, 검인 신청 기간을 놓치면 그 유언은 통째로 효력을 잃을 수 있어 처음부터 꼼꼼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핵심 쟁점


구수증서 유언을 둘러싼 분쟁에서 실제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유언자가 처한 상황이 자필증서·녹음·공정증서·비밀증서 어느 방식으로도 유언할 수 없을 만큼 급박했는지입니다. 둘째, 2인 이상의 증인이 참여해 그중 1인에게 유언자가 스스로 유언의 취지를 말로 구수했는지입니다. 셋째, 구수를 받은 사람이 이를 필기·낭독하고 증인들이 정확함을 승인한 뒤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했는지입니다. 넷째, 급박한 사유가 종료한 날로부터 7일 내에 법원에 검인을 신청했는지입니다(민법 제1070조 제2항).

대법원은 최근에도 이 요건들을 엄격하게 보되, 첫 번째 요건인 '급박한 사유'를 판단할 때는 단순히 "말을 몇 마디 할 수 있었는가"만으로 단정하지 않고 유언자의 전반적 건강 상태, 거동 가능성, 호흡·발음기관의 장애 정도, 제3자 도움 없이 육성 녹음이나 자필이 실제로 가능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4다309430 판결 — 산소호흡기를 낀 망인이 병실에서 증인들과 수증자가 입회한 가운데 재산 전부를 준다는 취지로 구수증서 유언을 하고 사흘 뒤 사망한 사안).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무너지면 뒤를 다툴 기회조차 오지 않는 구조라, 승패는 처음부터 얼마나 기록을 갖춰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구수증서의 성립 요건을 빈틈없이 갖추기


구수증서 유언은 형식이 조금만 어긋나도 전체가 무효로 돌아가는 요식행위입니다. 그래서 김강희 변호사는 유언 당시의 상황을 나중에라도 법정에서 재구성할 수 있도록 다음 순서로 정리합니다.

1) 급박성을 진료기록으로 객관화합니다.

"손을 못 움직였다"는 가족의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시 진단명, 의식 수준, 호흡곤란 정도, 손 떨림이나 마비 여부가 담긴 간호기록지·경과기록지·진단서를 확보해, 자필증서 작성이나 스스로 육성을 녹음하는 방식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했음을 뒷받침합니다. 최근 대법원이 단순한 발화 가능 여부가 아니라 건강 상태 전반을 종합적으로 보라고 한 만큼, "몇 마디는 할 수 있었다"는 반박에 대비해 자료를 다각도로 갖춰 둡니다.

2) '구수'가 실제 구수였는지를 기록에 남깁니다.

판례는 제3자가 미리 작성해 온 질문지에 따라 "이렇게 하실 거죠?"라고 묻고 유언자가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게 대답하는 방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언취지를 스스로 구수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57899 판결). 그래서 유언자가 자신의 표현으로 재산과 받을 사람을 특정해 말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도록 하고, 가능하다면 그 말씀 장면을 영상이나 음성으로 함께 남겨 '구수의 자발성'을 뒷받침합니다.

3) 증인 자격과 서명 절차를 놓치지 않습니다.

유언으로 이익을 받는 사람이나 그 배우자·직계혈족은 증인이 될 수 없습니다. 증인 구성 단계에서부터 이해관계 여부를 점검하고, 필기·낭독이 끝난 직후 증인 각자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을 그 자리에서 빠짐없이 받아 둡니다. 날짜와 장소, 참여자 전원의 인적사항을 함께 기재해 두면 이후 진정성 다툼에서 유리한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7일의 검인 기간을 관리하고 사후 절차를 세우기


요건을 다 갖췄더라도, 정해진 기간 안에 검인을 신청하지 않으면 그 유언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기산일을 사망일이 아니라 유언한 날로 봅니다.

판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급박한 사유가 종료한 날은 유언을 한 날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1989. 12. 13.자 89스11 결정). 즉 유언자가 며칠 뒤 사망했더라도, 검인 신청 기간 7일은 사망일이 아니라 구수증서를 작성한 날부터 세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기산점을 잘못 계산해 신청 시기를 늦추면 그 자체로 부적법 판단을 받을 수 있어, 유언 직후 곧바로 역산해 기한을 못박아 둡니다.

2) 검인 신청 서류를 미리 갖춰 둡니다.

신청권자는 증인 또는 이해관계인이며, 유언자의 보통재판적 소재지 가정법원에 구수증서 원본, 유언 경위를 밝힌 진술서, 사망 및 가족관계를 확인할 서류를 함께 제출합니다. 검인은 유언 내용의 유·무효를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유언이 유언자의 진의에서 나온 것인지를 그 시점에서 확인해 두는 절차이므로, 서류가 정돈되어 있을수록 심리가 지연되지 않습니다.

3) 기간을 넘긴 경우의 대안도 함께 짚습니다.

7일을 넘겨 신청하면 원칙적으로 부적법해 구수증서 유언으로서는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라도 상속재산분할이나 유류분 반환 등 다른 법률관계 안에서 당사자 간 합의나 별도의 청구로 실질적인 결과를 조정할 여지가 남아 있는지를 함께 검토해, 형식 요건이 무너졌다는 이유만으로 대응을 포기하지 않도록 합니다.


결론


임종을 앞둔 순간의 말 한마디는, 남은 가족에게는 더없이 분명한 뜻이지만 법 앞에서는 정해진 형식과 기한을 지켜야만 그 뜻대로 지켜지는 유언이 됩니다.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사실, 스스로 구수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뒤 7일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채웠는지가 이 유언의 운명을 가릅니다.

가족이 병상에서 남긴 말씀이 구수증서 유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혹은 이미 시간이 지났다면 다른 방법은 없는지 궁금하시다면, 상황을 정리해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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