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받은 현금 증여, 유류분에선 얼마로 계산될까
20년 전 받은 현금 증여, 유류분에선 얼마로 계산될까
법률가이드
상속

20년 전 받은 현금 증여, 유류분에선 얼마로 계산될까 

김강희 변호사


20년 전 받은 현금 증여, 유류분에선 얼마로 계산될까


사건 개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상속 정리를 시작하면 오래전에 잊고 지내던 일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제자매 중 한 명이 20여 년 전 아버지로부터 사업 밑천이나 결혼 자금 명목으로 목돈을 받은 사실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당시로서는 큰돈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 금액이 지금 기준으로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는지는 아무도 정리해 두지 않은 채 넘어가곤 합니다.

문제는 유류분을 계산하는 순간 터져 나옵니다. 다른 형제자매가 "그때 그 돈이면 지금 아파트 한 채는 됐을 금액"이라며 현재가치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돈을 받은 쪽은 "받은 그대로의 액수일 뿐"이라며 맞섭니다. 실제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는 20년 전 3천만 원, 5천만 원 정도를 받은 사실을 두고 이 액수를 그대로 계산에 넣을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훨씬 큰 금액으로 봐야 할지를 놓고 형제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유류분을 계산할 때 금전 증여는 받은 당시의 액면 금액이 아니라 상속이 개시된 시점의 화폐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 원칙을 모르고 액면가로만 다투면, 받아야 할 금액을 스스로 깎아 청구하거나 반대로 근거 없는 금액을 주장해 재판부의 신뢰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그 증여가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애초에 산입되는지입니다 — 받은 사람이 공동상속인인지, 아니면 제3자인지에 따라 산입 기준(민법 제1114조)이 달라집니다. 둘째, 그 증여가 단순한 용돈이 아니라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있는 특별수익(민법 제1008조)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셋째, 산입이 확정된 뒤 그 금전의 가액을 얼마로 볼 것인지 — 받은 당시의 액면가인지, 상속개시 당시로 환산한 금액인지입니다.

이 세 지점은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산입 여부와 특별수익성이 먼저 정리되어야 화폐가치 환산이라는 마지막 계산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증여재산의 '산입 여부'와 '특별수익성'부터 확정하기


화폐가치를 환산하기 전에, 그 20년 전 증여가 유류분 계산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지부터 다퉈야 합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금액 다툼으로 들어가면, 애초에 계산에 넣을 수 없는 돈을 놓고 시간을 허비하게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1) 공동상속인 간 증여인지부터 확인합니다.

민법 제1114조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간 이루어진 증여만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넣도록 정하지만(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끼칠 것을 알고 증여한 경우는 예외), 판례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특별수익에는 이 1년 제한을 적용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증여를 받은 사람이 형제자매 등 공동상속인이라면, 20년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이전의 증여라도 시기와 관계없이 전부 산입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상속인이 아닌 제3자(며느리, 사위 등)에게 준 돈이라면 1년 요건과 '손해를 알았는지' 요건을 별도로 증명해야 하므로,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명확히 특정합니다.

2) 그 돈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를 목적과 규모로 가려냅니다.

단순한 생활비 보조나 소액 용돈은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지만, 사업 밑천·결혼 자금·주택 마련 자금처럼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만한 목돈은 특별수익에 해당합니다(민법 제1008조, 제1118조). 증여의 목적, 금액이 당시 피상속인의 재산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 다른 상속인과의 형평 등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증여 당시의 정황(왜 그 돈을 줬는지, 다른 형제는 비슷한 지원을 받았는지)을 함께 정리해 특별수익성을 뒷받침합니다.

3) 20년 전 사실관계를 지금 시점에서 증거로 복원합니다.

오래된 일일수록 계좌 이체 내역이 남아 있지 않거나 당사자 기억이 엇갈리기 쉽습니다. 은행의 장기 보관 거래내역, 당시 작성된 차용증·확인서, 세무 신고자료, 부동산 매입 시점과 자금 출처를 보여주는 등기·계약서 등 간접자료까지 폭넓게 확보해 증여 사실과 시점, 금액을 특정합니다. 유류분반환청구권 자체의 소멸시효(상속 및 반환대상 증여를 안 날부터 1년, 상속개시일부터 10년)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시효를 이유로 이 작업을 미룰 이유는 없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화폐가치 환산으로 '지금 가치'를 세우기


산입과 특별수익성이 확정되면, 이제 그 돈을 얼마로 계산할 것인지가 남습니다. 액면가를 그대로 쓰면 20년이라는 시간 동안의 물가 변동이 통째로 무시되어 실질적인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상속개시 당시 화폐가치로 환산한다'는 법리를 근거로 제시합니다.

대법원은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재산이 금전인 경우, 증여받은 금액을 상속개시 당시의 화폐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그 증여재산의 가액으로 봄이 상당하고, 그 환산은 증여 시부터 상속개시 시까지의 물가변동률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6다28126 판결). 부동산처럼 현물로 증여된 재산이 상속개시 전에 처분된 경우에도, 처분대금 상당액을 처분 시부터 상속개시 시까지의 물가변동률로 환산한다는 법리가 이어져 확인되었습니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9다222867 판결). 액면가 주장이나 근거 없는 감(感)에 의한 금액 주장 모두 이 법리 앞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명확히 합니다.

2) 통계 지표를 근거로 구체적인 환산 금액을 산출합니다.

실무에서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GDP 디플레이터를 활용해 '증여액 × 상속개시 당시 GDP디플레이터 ÷ 증여 당시 GDP디플레이터'의 산식으로 환산합니다. 예컨대 20년 전 5천만 원을 받았고 그사이 GDP디플레이터가 대략 두 배로 올랐다면, 유류분 계산에는 1억 원 상당이 산입된다는 뜻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조 근거로 함께 제시해 환산액의 합리성을 뒷받침하기도 합니다.

3) 상대방의 반박 논리를 미리 검토해 대응합니다.

상대방은 흔히 자신이 받은 돈을 이미 사업 실패나 생활비로 다 써버려 남은 게 없다거나, 반대로 그 돈으로 불린 재산은 자신의 노력의 결과이니 증여액과 무관하다고 다툽니다. 그러나 유류분 산정의 기준은 증여받은 재산 자체를 지금 얼마의 가치로 볼 것인가이지,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나 그 이후 불어난 재산이 아닙니다. 이 구분을 판례와 함께 명확히 제시해, 논점이 흐려지는 것을 막습니다.


결론


20년 전에 오간 돈은 서류 한 장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다들 "그때 그 정도 받았다"는 기억에 의존해 다투기 쉽습니다. 하지만 유류분 계산은 그 기억을 액면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산입 대상인지·특별수익인지를 먼저 가리고 상속개시 당시의 화폐가치로 다시 환산하는 절차입니다.

이 세 단계 중 어느 하나라도 건너뛰면 청구액이 실제보다 작아지거나, 근거 없는 금액으로 재판부의 신뢰를 잃을 수 있습니다. 오래전 형제자매가 받은 목돈이 마음에 걸리신다면, 그 돈이 지금 얼마로 계산되어야 하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5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