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나 채무자, 직장 동료와 다투다가 카카오톡으로 "가만 안 둔다", "너 각오해라"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그런데 화면에 그대로 남는 문자 메시지는 말싸움과 달라서, 상대가 캡처해 고소하면 곧바로 협박죄 수사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정당한 항의를 했을 뿐인데 협박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톡 메시지 한 줄이 협박죄가 되는지 아닌지는 어떤 단어를 썼느냐보다, 해악의 고지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어떤 맥락에서 오갔느냐로 갈립니다. 이 글에서는 협박죄의 성립 기준과 카톡·문자 메시지에 특유한 쟁점을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카톡 협박 메시지, '문구'만으로 협박죄가 되지 않는 이유
형법은 제283조에서 사람을 협박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협박이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카톡·문자는 내용이 편집 없이 그대로 저장되어 증거로서는 명확하지만, 그 한 줄만 떼어내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협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두 사람의 친숙한 정도와 지위 등 상호관계,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인지를 봅니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9187 판결). 같은 문구라도 관계와 맥락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오랜 친구끼리 장난처럼 "죽을래?"라고 보낸 것과, 돈 문제로 다투던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집 주소 다 안다, 각오해라"라고 보낸 것은 문구의 세기와 무관하게 맥락이 전혀 다릅니다. 카톡 협박 사건에서 수사기관과 법원이 문제 된 메시지만이 아니라 대화 전체 흐름과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협박죄는 메시지의 단어가 아니라, 그 해악의 고지가 관계와 정황을 종합할 때 상대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지로 판단합니다.
해악 고지의 '구체성' — 단순 욕설·홧김의 폭언과 갈리는 지점
협박이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이 적어도 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성을 띠어야 합니다. 판례는 추상적이거나 암시적인 표현이라도 이런 구체성을 갖추면 협박이 될 수 있다고 보는 한편,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없는 단순한 욕설이나 감정적 폭언은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따라서 "너 진짜 짜증나", "재수없어" 같은 욕설이나, 홧김에 내뱉은 "확 없애버리고 싶다" 정도의 감정 표출은 그 자체만으로는 협박이 되기 어렵습니다. 반면 "오늘 밤 너희 집 앞으로 찾아가 손봐주겠다"처럼 대상·방법·시점이 드러나 상대가 실현 가능성을 느낄 정도가 되면 구체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조건을 단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합의 안 하면 회사에 다 뿌리겠다"처럼 조건부라도 해악의 내용이 구체적이면 협박이 될 수 있습니다. 카톡은 이런 문구가 편집 없이 그대로 남기 때문에, 홧김의 한 줄이라도 구체적 해악이 담기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해악의 대상: 상대 본인·가족·재산 등 침해하겠다는 대상이 특정되는가
실현 방법·수단: 어떻게 하겠다는 방법이 드러나는가
시점·조건: 언제, 어떤 조건에서 실행하겠다는 것인가
실현 가능성: 발신자의 상황상 실제 실행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가
구체적 해악이 담기지 않은 단순 욕설이나 감정적 폭언은 협박이 아니지만, 대상·방법·조건이 드러나 실현 가능성이 느껴지면 카톡 한 줄도 협박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겁먹지 않아도 협박죄가 되나 — '위험범'과 기수 시점
협박죄는 이른바 위험범으로 이해됩니다. 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은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가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와 관계없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른다고 판시했습니다. "나는 하나도 안 무섭다"며 상대가 태연했더라도 협박은 성립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법리는 카톡·문자에서 특히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메시지는 전송·수신 시각과 읽음 여부가 기록으로 남아 언제 도달하고 인식되었는지가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상대가 차단하여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거나, 전송되었지만 상대가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면 기수에 이르지 못해 미수 문제가 남습니다. 형법 제286조는 협박죄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험범이라는 점이 "보내기만 하면 무조건 유죄"라는 뜻은 아닙니다. 앞서 본 구체성과 맥락 요건을 통과해야 비로소 협박에 해당하고, 그 뒤에야 도달·인식으로 기수 여부를 따지는 순서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해악의 고지가 상대에게 도달해 그 의미가 인식되면, 상대가 실제로 겁먹었는지와 무관하게 협박죄는 기수에 이릅니다(대법원 2007도606 전원합의체).
여러 번 보냈다면 — 협박죄와 정보통신망법 '반복 도달'의 구별
카톡·문자를 반복해서 보낸 경우에는 형법 협박죄 외에 정보통신망법이 함께 문제 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3호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같은 법 제74조 제1항 제3호는 이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반복의 의미입니다. 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도5814 판결은, 이 죄가 성립하려면 개별 행위들이 시간적·장소적 근접성,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성, 범의의 계속성 등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반복된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단순히 여러 차례에 걸친 일회적·단발적 행위를 합쳐 곧바로 반복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 사건에서는 해고를 통지한 회사 대표가 직원에게 카톡 메시지 7건을 보내고 전화를 2회 한 것을 두고, 일련의 반복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반대로 개별 메시지 하나가 구체적 해악을 담고 있으면 정보통신망법과 별개로 형법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으므로, 두 죄는 요건이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형법 협박죄: 메시지 1건이라도 구체적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면 성립할 수 있음
정보통신망법 반복 도달: 공포·불안을 유발하는 문언을 '일련의 반복'으로 도달시켜야 성립
반복성 판단: 시간적·장소적 근접, 방법 유사, 기회 동일, 범의 계속 등 밀접한 연관이 필요
단발성 메시지를 여러 번 보냈다고 곧바로 정보통신망법상 반복 도달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중 한 건이라도 구체적 해악을 담으면 형법 협박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정당한 항의였다는 항변 — 권리행사와 협박의 경계
카톡 협박 사건에서 자주 나오는 항변이 "나는 정당한 권리를 주장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권리행사의 일환으로 상대방에게 일정한 해악을 고지했더라도, 그 고지가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정도이거나 정당한 목적을 위한 상당한 수단에 해당하는 등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때에는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9187 판결).
그렇다고 "권리가 있으니 무슨 말을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판결은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당사자 사이의 권리 실현·행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해악의 고지가 협박에 해당하는지, 사회상규에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는지를 판단할 때, 두 사람의 관계와 사회경제적 위상의 차이, 고지된 불이익이 권리 실현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예견·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벗어났는지, 해악 고지의 방법과 추구하는 목적 사이에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빌려준 돈을 갚으라며 "법대로 민사소송이나 지급명령을 진행하겠다"고 알리는 것은 정당한 권리 예고에 가깝습니다. 반면 "안 갚으면 직장과 가족에게 다 알려 망신을 주겠다"처럼 채권 실현과 무관한 불이익으로 압박하면 사회상규를 벗어나 협박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해악을 실현할 방법과 달성하려는 목적 사이의 합리적 관련성이 갈림길이 됩니다.
고지한 불이익이 권리 실현과 무관한 사생활·명예 침해로 향한다
통상 예견·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 과도한 해악을 예고한다
해악을 실현할 방법과 달성하려는 목적 사이에 합리적 관련성이 없다
권리행사 과정의 강한 표현이라도 사회상규 안에 있으면 협박이 아니지만, 권리와 무관한 불이익으로 압박하면 협박의 경계를 넘어섭니다(대법원 2022도9187).
카톡 협박, 고소·수사 대응 실무 — 증거·발신자·반의사불벌
협박죄(형법 제283조 제1항)와 정보통신망법상 반복 도달 죄(제74조 제1항 제3호)는 모두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즉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형법 제283조 제3항, 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2항). 그만큼 초기 대응과 합의 여부가 사건의 결과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쪽이라면 대화 원본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톡은 편집·삭제가 가능하므로 앞뒤 맥락이 잘리지 않도록 전체 대화를 캡처하고, 가능하면 원본 데이터를 백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맥락이 통째로 남아야 해악 고지의 구체성과 두 사람의 관계·정황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협박으로 지목된 쪽이라면, 문제 된 문구를 앞뒤 맥락과 함께 살펴 단순한 감정 표출인지, 정당한 권리 주장이었는지, 구체적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대응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발신자 특정이 다투어지는 경우(계정 도용·차명 사용 등)에는 그 부분도 별도의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대화 전체 맥락 보전: 문제 메시지만이 아니라 앞뒤 대화까지 원본으로 확보
구체성·관계 정리: 해악의 대상·방법·조건과 두 사람의 관계·정황을 시간순으로 정리
반의사불벌 활용: 처벌불원 의사와 합의 여부가 결론에 미치는 영향을 초기에 검토
죄명·발신자 검토: 형법 협박죄인지 정보통신망법 위반인지, 발신자 특정에 다툼은 없는지 확인
자주 묻는 질문
Q. 홧김에 "죽여버린다"라고 한 번 보냈는데 협박죄인가요?
A. 단정할 수 없습니다. 판례는 구체적 해악의 고지가 없는 단순한 욕설이나 감정적 폭언은 협박이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대상·방법·조건이 드러나 상대가 실현 가능성을 느낄 정도라면 한 번의 메시지라도 협박이 될 수 있어, 문구와 맥락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Q. 상대가 "하나도 안 무섭다"며 신경 쓰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협박죄는 위험범이어서, 해악의 고지가 도달하여 상대가 그 의미를 인식하면 실제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관계없이 기수에 이른다는 것이 대법원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의 입장입니다.
Q. 카톡을 차단당해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다면요?
A. 해악의 고지가 상대에게 도달·인식되지 못했다면 기수에 이르지 못합니다. 다만 형법 제286조가 협박죄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미수 성립 여부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돈을 갚으라고 여러 번 독촉 문자를 보냈습니다. 협박이나 정보통신망법 위반인가요?
A. 정당한 권리 예고에 그친다면 협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채권 실현과 무관한 불이익으로 압박하면 협박이 될 수 있고, 공포·불안을 주는 문언을 일련의 반복으로 도달시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단발적 문자를 여러 번 보낸 것만으로 곧바로 반복 도달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23도5814).
Q. 협박 문자를 받았습니다. 증거는 어떻게 보전해야 하나요?
A. 문제 된 메시지만이 아니라 앞뒤 대화 전체를 원본 그대로 캡처하고 백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악의 구체성과 두 사람의 관계·정황은 대화 맥락에서 드러나므로, 일부만 잘려 있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협박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반복 도달 죄는 모두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처벌할 수 없으므로(형법 제283조 제3항, 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2항),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가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맺음말
카톡 협박 사건은 화면에 남은 한 줄이 결정적 증거가 되는 동시에, 그 한 줄만으로 유무죄가 갈리지는 않는다는 두 얼굴을 갖습니다. 핵심은 해악의 고지가 구체성을 갖추었는지, 관계와 정황을 종합할 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지, 그리고 권리행사의 범위를 벗어났는지입니다.
여러 번 보낸 사안이라면 형법 협박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반복 도달 죄의 요건이 서로 다르다는 점, 두 죄 모두 반의사불벌죄여서 초기 대응과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시지의 세기보다 대상·방법·조건과 맥락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고소를 준비하든, 협박으로 지목되어 대응해야 하든, 대화 전체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어떤 요건이 문제 되는지부터 점검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협박이나 정보통신망법 사건의 대응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초기에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해 방향을 잡아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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