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벌어진 몸싸움 한 번으로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폭행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부분 단순 폭행죄는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막상 합의금을 얼마로 불러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한 채 당황하게 됩니다. 특히 합의가 지지부진하게 늘어지는 사이 수사나 재판 일정이 다가오면 처벌불원서를 언제까지 제출해야 효력이 있는지, 합의가 끝내 결렬되면 공탁으로 대신할 수 있는지가 초조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폭행 합의금이 결정되는 실질적 기준과 처벌불원서·형사공탁의 효력 차이, 그리고 실무에서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유리한지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폭행죄 성립요건과 반의사불벌죄 — 합의가 왜 중요한가
형법 제260조 제1항은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폭행죄는 상대방을 다치게 하지 않았더라도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만으로 성립하는 범죄로, 밀치거나 멱살을 잡는 행위, 물건을 던져 몸에 맞힌 행위까지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다쳐 진단서가 나오면 상해죄(형법 제257조)로 죄명이 바뀌고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구분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폭행 사건에서 합의가 결정적인 이유는 형법 제260조 제3항이 단순 폭행죄와 존속폭행죄를 반의사불벌죄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국가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 유형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상대방의 뺨을 때린 사안이라면,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로부터 처벌불원서를 받아 제출하는 순간 사건 자체가 종결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단순 폭행죄·존속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형법 제260조 제3항).
합의금은 어떻게 정해지나 — 금액을 좌우하는 요소들
폭행 합의금에는 법률로 정해진 산정 공식이 없습니다.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이 비교적 정형화된 교통사고와 달리, 폭행 사건의 합의금은 사건의 구체적 정황과 당사자 간 협상력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다만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들은 분명히 존재하며, 이를 미리 파악해 두면 협상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피해의 실질적 정도입니다. 단순히 밀치는 수준의 몸싸움이었는지, 아니면 멍이나 찰과상 등 눈에 보이는 상처가 남았는지에 따라 합의금 수준이 크게 벌어집니다. 여기에 가해자의 동종 전과 유무, 사건 경위가 일방적 폭행인지 쌍방폭행인지, 피해자가 얼마나 강하게 처벌을 원하는지도 함께 작용합니다.
상해 여부와 정도 — 진단서 발급 여부, 통원·입원 치료기간
사건 경위 — 일방적 폭행인지, 시비 과정에서의 쌍방폭행인지
가해자의 전력 — 동종 전과나 집행유예 기간 중인지 여부
피해자의 처벌 의사 강도 — 강하게 처벌을 원하는 사건일수록 합의금이 상승
지급 시점과 방식 — 즉시 일시금 지급 여부, 분할 지급 시 이행 담보 여부
합의금에는 정해진 시세표가 없다 — 상해 정도·전력·처벌 의사 등 개별 사정을 종합해 당사자 간 협상으로 결정된다.
처벌불원서란 — 언제까지, 어떻게 제출해야 효력이 있나
처벌불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출하는 서면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은 같은 조 제1항·제2항을 반의사불벌죄에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어,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즉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효력을 가집니다. 1심 선고가 이미 내려진 뒤에 뒤늦게 합의서를 제출해도 소송법적으로는 효력이 없고, 다만 양형에 참고자료로 고려될 여지만 남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제출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수사 단계에서 처벌불원서가 접수되면 경찰은 공소권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로 사건을 마무리합니다. 어느 단계든 실질은 같습니다 —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가 확인되는 순간 국가의 소추권 행사가 멈춘다는 점입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한 번 철회한 처벌 희망 의사표시는 번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다가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다시 처벌을 원한다고 해도,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제2항에 따라 그 번복은 효력이 없습니다. 그만큼 처벌불원서는 신중하게, 합의 내용이 확정된 뒤에 제출해야 합니다.
처벌 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하고, 한 번 철회하면 다시 처벌을 원한다고 번복할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제2항).
특수폭행 등 예외 — 합의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경우
모든 폭행 사건이 합의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261조는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행한 경우를 특수폭행으로 규정하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는데, 이 특수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제외됩니다. 시비 도중 소주병이나 흉기가 될 만한 물건을 손에 쥐고 위협하며 때린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 경우 피해자와 아무리 원만히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더라도 공소권없음이나 공소기각으로 사건이 종결되지 않습니다. 검찰은 여전히 기소할 수 있고, 법원도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 사실은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어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감경되는 데는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상습적으로 폭행을 저지른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형법 제264조 상습폭행죄 역시 마찬가지로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에 해당합니다.
특수폭행·상습폭행은 합의해도 공소기각·불기소로 이어지지 않는다 — 합의는 처벌을 막는 사유가 아니라 양형감경 사유로만 작용한다.
합의가 결렬됐을 때 — 형사공탁 제도의 활용과 한계
피해자가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거나 연락을 아예 끊어 합의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를 대비해 형사공탁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2020년 12월 개정되어 2022년 12월 9일부터 시행된 공탁법 제5조의2(형사공탁의 특례)에 따르면, 가해자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사건번호만으로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변제공탁을 할 수 있습니다. 개정 전에는 피해자의 이름·주소 등을 알아야만 공탁이 가능해 사실상 합의가 안 되면 공탁도 막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특례로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몰라도 공탁 자체는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형사공탁은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돈을 맡기는 절차일 뿐, 피해자의 진정한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소추권 행사를 막는 것은 오직 피해자 본인의 의사표시이며, 공탁금을 걸어 두었다는 사실만으로 공소권없음이나 공소기각 판결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즉 공탁은 피해 회복 노력을 보여주고 양형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받기 위한 수단이지, 처벌불원서와 동일한 법적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공탁 신청 — 법원 소재지 공탁소에 사건번호를 기재해 신청
공탁통지서 발송 — 법원이 피해자에게 공탁 사실을 통지
공탁금 이자 — 연 1만분의 35로 계산되어 원금에 가산
피해자의 선택 — 이의를 유보하고 수령하거나 아예 수령을 거부할 수 있음
형사공탁은 피해 회복과 유리한 양형 자료를 확보하는 수단일 뿐, 반의사불벌죄의 처벌 자체를 막는 처벌불원서를 대체하지는 못한다.
실무 진행 순서 — 처벌불원서를 우선하고 공탁은 차선책으로
실무적으로 권장되는 순서는 명확합니다. 우선 피해자와의 직접 합의를 통해 처벌불원서를 받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처벌불원서는 확실하게 사건을 종결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불송치·불기소로 사건이 조기에 끝나 전과가 남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합의 시도가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나 연락 두절로 계속 지연된다면, 재판이나 수사 일정에 쫓기기 전에 형사공탁을 병행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탁 자체가 처벌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정황과 실질적인 금전적 노력은 수사기관과 법원 모두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작용합니다. 다만 공탁을 진행한다고 해서 합의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 공탁 이후에도 피해자가 마음을 바꿔 처벌불원서를 제출한다면 그것이 훨씬 확실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처벌불원서 확보가 최우선이고, 형사공탁은 합의가 지연되거나 결렬될 때의 차선책으로 병행하는 것이 실무상 안전하다.
합의서 작성 시 유의점 — 이중 청구와 분쟁 재발 방지
합의서에는 단순히 금액만 적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명확히 넣어야 처벌불원서로서의 효력이 인정됩니다. 아울러 지급하는 합의금이 형사합의금인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민사상 손해배상(위자료·치료비)까지 포함한 포괄합의인지도 분명히 기재해야 나중에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다시 금전을 청구당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공탁을 진행한 경우에는 피해자가 이의를 유보한 채 공탁금을 출급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 경우 공탁금을 받았다고 해서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피해자는 여전히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탁 이후에도 별도로 합의 의사를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정식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함께 받아 두는 것이 분쟁을 확실히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폭행 합의금 시세가 따로 정해져 있나요?
A. 법률로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단순한 몸싸움 수준인지, 상처가 남았는지,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사안별로 크게 달라지므로 정해진 시세를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Q. 처벌불원서만 제출하면 무조건 처벌을 받지 않나요?
A. 단순 폭행죄·존속폭행죄라면 처벌불원서 제출로 공소권없음이나 공소기각으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특수폭행이나 상습폭행처럼 반의사불벌죄에서 제외되는 유형은 합의해도 처벌 자체를 피할 수 없고 양형에서만 참작됩니다.
Q. 합의가 끝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형사공탁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22년 12월 9일 시행된 공탁법 제5조의2에 따라 피해자 인적사항을 몰라도 사건번호만으로 법원 소재지 공탁소에 공탁이 가능합니다. 다만 공탁만으로는 반의사불벌죄의 처벌 자체를 막지 못하고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되는 데 그칩니다.
Q.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밝힌 뒤 마음이 바뀌면 다시 처벌을 원할 수 있나요?
A. 그럴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제2항에 따라 한 번 철회한 처벌 희망 의사표시의 번복은 효력이 없습니다. 합의 내용을 신중히 확정한 뒤 처벌불원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Q. 합의서에는 어떤 내용을 꼭 넣어야 하나요?
A.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 합의금 지급 방식과 시점, 그리고 형사합의만인지 향후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포함한 포괄합의인지를 명확히 기재해야 이중 청구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Q. 공탁금을 받으면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보나요?
A. 아닙니다. 피해자가 이의를 유보하고 공탁금만 수령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보지 않고 처벌 의사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폭행 사건에서 합의금은 정해진 시세가 아니라 상해 정도, 사건 경위, 피해자의 처벌 의사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됩니다. 단순 폭행죄라면 처벌불원서를 확보하는 것이 사건을 확실히 종결시키는 가장 안전한 길이며, 이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효력이 있다는 시한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합의가 지연되거나 결렬될 조짐이 보인다면 형사공탁을 차선책으로 검토하되, 이것이 처벌불원서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한계도 함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수폭행처럼 애초에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사안인지부터 먼저 확인하는 것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사건마다 처한 상황과 증거관계가 다른 만큼, 합의 시점과 금액, 처벌불원서·공탁의 병행 여부는 개별적으로 판단이 필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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