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시비를 건 것도, 먼저 손을 댄 것도 상대방인데 막상 경찰 조사를 받아 보면 나까지 ‘쌍방폭행’으로 입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억울하게 맞고 밀쳐냈을 뿐인데 왜 가해자와 똑같이 처벌 대상이 되는지, 정당방위는 왜 좀처럼 인정되지 않는지 답답하실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맞고 대응한 행위가 어떤 기준에서 폭행죄가 되는지, 법원이 정당방위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그리고 쌍방폭행으로 입건됐을 때 무엇부터 챙겨야 하는지를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왜 맞고 때린 사람도 ‘쌍방폭행’으로 입건될까
폭행죄는 형법 제260조에 따라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여기서 유형력의 행사란 상해라는 결과가 없어도 성립하는 것이어서, 멱살을 잡거나 밀치는 행위, 물건을 던지는 행위, 심지어 상대의 몸에 근접해 위협을 가하는 행위까지 폭넓게 포함됩니다.
문제는 상대가 먼저 때렸다고 해서 내가 되받아친 행위가 자동으로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되받아친 행위 자체가 별개의 폭행 구성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일단 두 사람을 모두 입건해 조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맞았다’는 사정은 정당방위 성립이나 양형 단계에서 따질 문제이지, 폭행죄의 성립 자체를 지워 주는 사유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깨를 먼저 밀친 상대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떼어냈다면, 두 사람 모두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됩니다. 결국 ‘나는 방어했을 뿐’이라는 생각과 달리, 형식적으로는 양쪽 다 폭행의 구성요건을 채우는 셈이어서 쌍방 입건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폭행죄는 상해라는 결과가 없어도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만으로 성립하므로, 맞받아친 행위도 원칙적으로 별개의 폭행으로 평가됩니다.
정당방위는 왜 좀처럼 인정되지 않을까 — 형법 제21조와 ‘싸움’의 법리
형법 제21조 제1항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가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되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아예 처벌되지 않으므로, 억울하게 맞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기대게 되는 방패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서로 주먹을 주고받은 ‘싸움’에 대해서는 정당방위를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일관된 입장을 취합니다. 싸움은 공격과 방어가 연달아 교차하는 상황이어서 어느 한쪽의 행위만 순수한 방어라고 보기 어렵고, 양쪽 모두 상대를 공격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맞섰다고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정당방위는 본래 ‘부당한 침해’에 대한 ‘방어’를 전제로 하는데, 싸움에서는 양쪽 다 침해자이면서 방어자가 되어 그 경계가 흐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서로 밀치고 주먹을 주고받은 사안이라면,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와 무관하게 대부분 쌍방폭행으로 처리되고 정당방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맞았으니 때린 것은 정당방위’라는 상식과 법원의 판단 사이에 큰 간극이 생기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싸움은 양쪽 모두에게 공격 의사가 있었다고 보아 정당방위가 원칙적으로 부정됩니다.
법원이 정당방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대법원은 대법원 84도683 판결에서,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었는지는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 그리고 방위행위로 침해될 법익의 종류와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정당방위냐 아니냐’는 단순히 누가 먼저 때렸는가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상황 전체를 놓고 대응이 사회통념상 받아들일 만한 것이었는지를 따지게 됩니다.
실무에서 법원과 수사기관이 특히 눈여겨보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누가 먼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시작했는지 — 일방적이고 선제적인 공격이었는지
공격이 ‘현재’ 진행 중이었는지 — 이미 끝난 뒤의 보복이면 방위가 아니라 새로운 공격
대응의 강도가 공격에 비례했는지 — 손으로 밀쳤는데 흉기로 반격하면 상당성을 벗어남
그 자리를 피할 수 있었는데도 오히려 적극적으로 맞붙었는지
상대가 입은 상해의 크기와 부위 — 결과가 클수록 상당성 인정이 어려워짐
이 기준을 종합하면, 법원이 정당방위에서 찾는 핵심은 ‘상대를 제압하거나 응징하려는 공격’이 아니라 ‘눈앞의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이었는지 여부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응징이나 보복이 아니라, 진행 중인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이었는지입니다.
그래도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경우 — ‘소극적 방어행위’
싸움이라고 무조건 양쪽이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 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사회관념상 허용되는 상당성이 있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9도12958 판결). 이른바 ‘소극적 방어행위’의 법리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상대가 목을 조르자 그 팔을 붙잡고 뿌리친 경우, 멱살을 잡은 손을 떼어내려고 밀친 경우, 일방적으로 맞으면서 얼굴을 감싸다가 상대를 밀어낸 경우 등이 소극적 방어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때는 형식적으로 유형력을 행사했더라도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를 바닥에 넘어뜨린 뒤 올라타 계속 때리거나, 도망가는 상대를 쫓아가 가격했다면 이는 소극적 방어를 넘어선 ‘새로운 공격’으로 보아 정당방위가 부정됩니다. 따라서 소극적 방어행위로 인정받으려면 상대의 공격이 일방적이었다는 점과, 내 행위가 그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두 축으로 삼아 증거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방적 공격에서 벗어나려는 소극적 저항은, 새로운 공격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과잉방위와 야간 불안 상태 — 형법 제21조 제2항·제3항
정당방위 자체는 인정되지 않더라도 형이 줄거나 면제될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형법 제21조 제2항은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과잉방위의 경우 정황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방어라는 취지는 인정되지만 대응이 지나쳤던 경우를 완화해 주는 조항입니다.
나아가 형법 제21조 제3항은 그 과잉방위가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해 이루어진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밤중에 갑자기 공격을 당해 극도로 놀란 상태에서 벌어진 대응이라면, 적법한 행위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보아 책임을 묻지 않는 것입니다.
다만 실무에서 과잉방위나 이 면책 규정은 상당히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애초에 ‘맞선 싸움’으로 평가되면 과잉방위 논의로 넘어가기 전에 정당방위 자체가 부정되기 때문에, 당시 상황이 일방적 공격이었고 극도의 불안 속에서 대응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폭행죄와 상해죄, 반의사불벌 여부가 결과를 가른다
쌍방폭행 사건에서 가장 크게 처지를 가르는 변수는 상대가 다쳤는지 여부입니다. 폭행죄(형법 제260조)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이미 기소됐더라도 공소가 기각됩니다. 쌍방폭행이라면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로 양쪽 모두를 한 번에 마무리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반면 상대가 다쳐 상해에 이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해죄(형법 제257조)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를 하더라도 공소권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고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될 뿐입니다. 즉 상대에게 상해 진단서가 있으면 합의만으로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나만 다쳤다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쌍방폭행이라도 한쪽만 병원에서 상해 진단서를 발급받는 순간 두 사람의 처지가 크게 벌어집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 진단서 발급과 합의 시점, 맞고소 여부 같은 실무적 판단을 그르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폭행은 합의로 종결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지만, 상해는 합의해도 공소권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입니다.
쌍방폭행으로 입건됐을 때 대응 순서
같은 사건이라도 초기 대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아래 순서를 기준으로 침착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증거부터 확보 — CCTV, 차량 블랙박스, 목격자 연락처, 통화·문자 기록, 상처 사진 등 누가 먼저 일방적으로 공격했는지를 보여줄 자료
진술은 신중하게 — 흥분해서 ‘나도 때렸다’만 강조하면 소극적 방어 주장이 어려워지므로, 공격을 받고 벗어나려 한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
다쳤다면 진단서 확보 — 상해 여부가 반의사불벌과 양형을 좌우하므로 즉시 병원 진료
합의·맞고소 전략 — 상대만 상해라면 내 폭행 부분은 처벌불원 합의로 종결을 노리고, 상대의 공격은 별도로 다투는 방식 검토
초기부터 변호인 조력 — 소극적 방어, 정당방위, 과잉방위 중 어느 틀로 다툴지는 최초 진술 단계에서 방향이 갈림
특히 최초 경찰 진술에서 사건이 ‘서로 맞선 싸움’으로 정리되면, 나중에 ‘사실은 방어였다’고 뒤집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첫 진술 전에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먼저 맞았는데 왜 저까지 입건되나요?
A. 폭행죄는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만으로 성립해서, 되받아친 행위도 별개의 폭행으로 평가됩니다. ‘먼저 맞았다’는 사정은 정당방위나 양형에서 참작될 뿐 폭행 성립 자체를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일단 양쪽을 모두 입건해 조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는데 정당방위가 되나요?
A.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싸움은 양쪽 모두에게 공격 의사가 있었다고 보아 정당방위가 원칙적으로 부정됩니다. 다만 일방적으로 맞으면서 벗어나려는 소극적 저항에 그쳤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9도12958). 관건은 ‘맞선 싸움’이었는지, ‘벗어나려는 방어’였는지입니다.
Q. 멱살 잡힌 손을 뿌리친 것도 폭행인가요?
A. 형식적으로는 유형력 행사로 폭행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으나, 일방적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방어라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뿌리치는 데서 나아가 상대를 밀쳐 넘어뜨리는 등 적극적 공격으로 이어지면 그 부분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상대는 다쳤는데 저는 안 다쳤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A. 상대가 상해를 입었다면 상해죄(형법 제257조)가 문제되고,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공소가 자동 소멸하지 않습니다. 반면 상대가 입은 것이 폭행에 그치면 반의사불벌죄여서 처벌불원 합의로 종결될 수 있습니다. 진단서 유무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Q. 쌍방폭행은 합의하면 둘 다 없던 일이 되나요?
A.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있으면 양쪽 모두 공소를 제기할 수 없거나 공소가 기각됩니다. 다만 한쪽이라도 상해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은 합의만으로 완전히 종결되지 않을 수 있으니, 진단서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야간에 놀라서 과하게 반격했는데 처벌되나요?
A. 방위 정도를 넘은 과잉방위라도 야간이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당황 때문에 한 행위였다면 벌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형법 제21조 제3항). 다만 실무상 매우 엄격하게 인정되므로, 당시 상황이 일방적 공격이었고 극도의 불안 속에서 대응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중요합니다.
맺음말
쌍방폭행에서 억울함을 푸는 열쇠는 ‘누가 먼저, 얼마나 일방적으로, 어느 정도로 공격했는가’와 ‘내 행동이 그 공격을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방어였는가’를 증거로 보여 주는 데 있습니다. 정당방위가 원칙적으로 부정되는 싸움이라도 소극적 방어행위로 평가되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고, 상대가 다쳤는지에 따라 반의사불벌과 합의 전략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최초 경찰 진술에서 사건이 ‘서로 맞선 싸움’으로 굳어지면 이후에 방어였다고 다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흥분한 상태로 진술을 서두르기보다, 공격과 대응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확보할 수 있는 증거부터 챙기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 쌍방폭행으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진술 방향을 잡는 초기 단계부터 형사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 틀을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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