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회사에서 일하다 회사가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 영업·상담·사무를 맡았던 직원들까지 함께 피의자로 입건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본인은 회사가 시키는 대로 전화 안내와 고객 응대만 했을 뿐인데, 어느 날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를 받고 ‘내가 사기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빠지는 분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획부동산 직원이라는 지위 자체가 곧바로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형사책임의 성립 여부는 ‘그 사람이 무엇을 알았고, 어디까지 가담했는가’라는 구체적인 사정으로 갈립니다. 이 글에서는 직원·텔레마케터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정형부터 공동정범과 방조의 차이, 법원이 편취 고의를 판단하는 기준, 그리고 무죄와 유죄를 가른 실제 요소까지 차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기획부동산 직원도 수사 대상이 되는 이유 — 지위가 곧 유죄는 아니다
기획부동산 사건의 수사는 보통 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시작됩니다. 개발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임야나 맹지를 싼값에 사들인 뒤, 여러 지사와 영업팀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쪼개 파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대표·임원뿐 아니라 실제 고객을 만나고 전화를 돌린 일선 직원까지 폭넓게 입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나에게 설명한 사람”으로 특정 직원을 지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수사 대상이 되었다는 것과 유죄가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사기죄는 단순히 사기 회사에 소속되어 일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고, 그 직원에게 기망행위에 대한 가담과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일을 했더라도, 회사의 실체를 알면서 적극적으로 허위 설명을 한 사람과, 아무것도 모른 채 대본대로 안내만 한 사람의 책임은 같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단순 사무·경리 업무만 담당했거나 입사 직후라 토지의 실체를 파악할 위치에 있지 않았던 직원은 불기소되거나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핵심은 ‘직급’이나 ‘재직 사실’이 아니라, 그 사람이 회사의 사기 구조를 인식하고 그 실행에 의미 있게 기여했는지 여부입니다.
기획부동산 직원의 형사책임은 ‘어느 회사에 다녔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무엇을 했는가’로 결정됩니다.
사기죄와 특경법 — 직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정형부터
먼저 자신이 어떤 처벌 범위에 놓일 수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일반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가 적용되는데, 2025년 12월 개정되어 2026년 3월 12일부터 시행된 개정 형법에 따라 법정형이 크게 상향되었습니다. 종전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었으나, 현재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기획부동산 사건처럼 다수 피해자가 얽힌 사안일수록 이 변화는 양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여기에 피해 규모가 커지면 가중처벌 특별법이 적용됩니다. 사기로 인한 이득액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법정형이 한층 무거워집니다. 기획부동산 사건은 피해자가 수십·수백 명에 이르고 전체 편취액이 수십억 원을 넘기는 경우가 흔해, 조직 전체에 특경법이 적용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득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이득액 50억원 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매우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위 각 경우 이득액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어, 재산형까지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이득액은 조직 전체의 편취액이며, 개별 직원이 이를 그대로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이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더라도 자신이 관여한 거래의 편취액과 가담 정도, 인식 범위에 따라 책임의 크기가 달라지므로, 전체 피해액에 압도되어 미리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공동정범이냐 방조냐 — 가담 형태에 따라 형이 달라진다
직원의 가담이 인정되더라도, 그 형태가 공동정범인지 방조범(종범)인지에 따라 처벌의 무게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 구별은 단순한 용어 차이가 아니라 실제 형량을 좌우하는 핵심 쟁점입니다.
공동정범(형법 제30조) — 여러 사람이 공동의 의사로 범행을 함께 실행한 경우입니다. 판례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을 때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봅니다. 인정되면 가담한 범행 전체에 대해 정범과 동일하게 책임집니다.
방조범(형법 제32조) — 정범의 범행을 알면서 이를 용이하게 도운 경우입니다.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하도록 되어 있어, 같은 사건이라도 방조로 인정되면 형이 한 단계 낮아집니다.
단순 가담·인식 부족 — 범행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본질적 기여가 없다고 판단되면, 공동정범도 방조도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지의 실체와 회사의 영업 방식을 잘 알면서 직접 고객에게 허위·과장된 개발 호재를 설명하고 계약을 성사시킨 영업팀장이라면 공동정범에 가깝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회사가 준 안내 대본을 그대로 읽으며 단순히 상담 예약을 잡아주는 역할에 그쳤고 토지의 문제점을 알 수 없었다면, 방조조차 부정되거나 무죄로 판단될 여지가 생깁니다. 자신의 실제 역할이 이 스펙트럼의 어디에 있는지 정리하는 것이 변론의 첫 단추입니다.
법원이 직원의 ‘편취 고의’를 판단하는 기준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와 함께 편취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직원 사건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지점이 바로 이 고의, 특히 ‘미필적 고의’의 인정 여부입니다. 미필적 고의란 ‘회사가 사기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그래도 괜찮다며 영업을 계속한 정도의 인식을 말합니다.
법원은 직원이 회사의 사기 구조를 알았는지를 여러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어떤 교육과 매뉴얼을 제공했는지, 고객에게 사용하도록 지시한 멘트가 명백히 허위·과장이었는지, 등기부등본이나 토지이용계획 같은 객관적 자료를 직원이 확인할 수 있었는지, 시세와 판매가의 현저한 차이를 인식할 위치에 있었는지가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됩니다. 재직 기간이 짧거나 말단 업무만 했다면 그만큼 고의 인정이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고의를 강하게 시사하는 사정도 있습니다. 판매 실적에 연동된 고액의 인센티브를 받았는지, 고객의 항의나 환불 요구를 반복적으로 접하고도 같은 방식의 영업을 계속했는지, 내부에서 ‘팔리지 않는 땅’임을 공유받았는지 등은 인식과 고의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결국 고의는 한두 가지 사실이 아니라 전체 정황의 무게로 판단되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사정을 빠짐없이 정리해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 사건의 승패는 대개 ‘회사가 사기인 줄 알았는가’라는 편취 고의의 인정 여부에서 갈립니다.
무죄와 유죄를 가른 실제 판단 요소
대규모 기획부동산 사건에서 법원이 조직의 임원에게도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판매원들의 개별적인 기망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임원이 그 기망행위를 구체적으로 지시했거나 알면서 묵인·공모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법리는 직원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사기 회사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했는지를 개별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유·무죄를 가르는 구체적 요소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가담의 적극성 — 단순 전화 연결·예약 안내에 그쳤는지, 직접 허위 개발 호재를 설명하며 계약을 끌어냈는지.
인식의 정도 — 토지의 실체와 시세 차이를 알 수 있는 위치였는지, 객관적 자료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재직 기간과 지위 — 입사 직후 단기 근무였는지, 영업을 총괄하는 핵심 지위였는지.
이익의 귀속 — 고정급만 받았는지, 실적에 연동된 고액 수당을 지급받았는지.
피해자 진술 — 해당 직원이 어떤 설명을 했다고 피해자들이 구체적으로 지목하는지.
따라서 같은 회사 직원이라도 결과가 엇갈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본인의 역할이 객관적으로 어느 지점에 있었는지를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다면, 충분히 다투어 볼 여지가 있습니다.
형사에서 무죄여도 민사 배상책임은 남을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형사 무죄·무혐의가 곧 민사상 면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형사책임은 편취의 고의를 엄격히 요구하지만,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고의가 없어도 과실에 의한 공동불법행위(민법 제760조)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기획부동산 사건에서 형사처벌과 별개로 직원에게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민사에서는 직원이 자신의 업무 과정에서 충분한 주의를 다하지 않아 피해 발생에 기여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다만 가담 정도와 과실의 크기에 따라 책임 비율이 제한될 수 있고, 단순 보조 업무에 그쳤다면 책임이 부정되거나 크게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형사와 민사는 입증 기준과 책임 구조가 다르므로, 형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더라도 민사 청구 가능성을 별도로 점검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사·재판 단계에서 직원이 해야 할 대응
출석요구서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부인하거나 반대로 모든 것을 인정해 버리기 전에, 자신의 역할과 인식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조사 전 사실관계 정리 — 입사 시기, 담당 업무, 사용한 멘트, 받은 급여·수당 구조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진술의 일관성 확보 — 알았던 것과 몰랐던 것을 과장도 축소도 없이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신뢰를 얻는 길입니다.
유리한 자료 확보 — 근로계약서, 업무 지시 내용, 회사가 제공한 교육자료, 메신저 기록 등 자신의 역할과 인식 범위를 보여주는 자료를 모읍니다.
가담·인식 정도의 적극적 소명 — 단순 안내에 그쳤음을, 또는 회사의 실체를 알 수 없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피해 회복 노력 — 책임이 일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면, 피해 변제와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한 감경 요소가 됩니다.
특히 피의자 조사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진술 한 줄의 표현 차이가 고의 인정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공동정범과 방조, 무죄 사이의 경계가 미세하기 때문입니다. 초기에 방향을 잘 잡으면 불기소나 가벼운 처분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획부동산에서 단순 전화 안내·사무만 했는데도 처벌받나요?
A. 단순 안내·사무 업무만 했고 회사의 사기 구조를 알 수 없었다면 사기 공범으로 처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처벌은 재직 사실이 아니라 기망행위에 대한 가담과 편취의 고의를 기준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본인이 단순 업무에 그쳤음을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입사한 지 얼마 안 됐고 회사가 사기인 줄 몰랐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재직 기간이 짧고 토지의 실체나 시세 차이를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면 편취 고의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직원이 객관적 자료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회사가 어떤 교육을 했는지 등을 종합해 인식 여부를 판단합니다. 몰랐다는 점을 뒷받침할 정황과 자료가 핵심입니다.
Q.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많이 받았으면 더 불리한가요?
A. 고정급이 아니라 판매 실적에 연동된 고액 수당을 받았다면, 영업의 적극성과 인식을 시사하는 정황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한 가지 사실만으로 고의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전체 정황과 함께 평가됩니다. 수당 구조의 의미를 변론에서 적극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형사에서 무혐의·무죄가 나오면 민사 배상책임도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형사는 편취의 고의를 엄격히 요구하지만, 민사상 손해배상은 과실에 의한 공동불법행위로도 인정될 수 있어 별개로 판단됩니다. 형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더라도 피해자의 민사 청구 가능성은 따로 점검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이미 퇴사했는데 나중에 고소당할 수 있나요? 공소시효는 얼마인가요?
A. 퇴사 여부와 무관하게 재직 당시의 행위에 대해 수사·기소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사기죄의 공소시효는 원칙적으로 10년이며, 피해 규모가 커 특경법이 적용되는 경우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났다고 안심하기보다 사실관계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자수하거나 수사에 협조하면 도움이 되나요?
A. 가담 사실이 있다면 자수나 수사 협조, 피해 변제는 양형에서 의미 있는 감경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협조의 방향과 시점은 변호인과 상의한 뒤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작정 모든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맺음말
기획부동산 직원·텔레마케터의 형사책임은 ‘어느 회사에 다녔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어디까지 가담했는가’로 결정됩니다. 단순 안내에 그쳤거나 회사의 실체를 알 수 없었던 직원은 충분히 무죄를 다툴 수 있고, 가담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공동정범과 방조의 경계, 그리고 양형을 통해 책임의 크기를 줄여나갈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막연한 두려움에 초기 진술을 그르치면 불필요하게 무거운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자신의 실제 역할과 인식 범위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고, 수사 초기부터 일관된 방향을 잡는 것입니다. 형사와 민사의 책임 구조가 다르다는 점까지 함께 고려해 전체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수원·경기 남부 지역에서 기획부동산 관련 형사사건으로 출석요구서를 받으셨거나 대응 방향이 막막하시다면, 혼자 결정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해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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