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칼럼] 지적재산권, 1988년 그 입문의 추억...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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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칼럼] 지적재산권, 1988년 그 입문의 추억...프롤로그 

정진섭 변호사

지적재산권 전문 분야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지난해 대한변협신문에 10차례 연재하였으나, 다 못한 이야기가 남아 아쉽던 차에, 로톡뉴스에서 쾌히 지면을 허락해 주셔서 가능하게 되었다. 다만 로톡뉴스 독자층이 주로 일반 시민이고, 법률분쟁 해결에 필요한 지식이나 법률 자문을 구하는 분들이라는 점에서, 글의 소재 선택이나 표현방식이 조금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첫 글은 상표권 보호에 관한 추억을 꺼내 본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는 우리 세대에게는 가슴 뿌듯한 추억이지만, 후배 세대에겐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더 행복한 추억일 것이다. 요즘 세대의 마음속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아름다운 축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현대사는 격동과 혼란을 겪으면서도,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글로벌 중심국가로 꾸준히 도약해 왔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 온갖 고난과 역경을 거쳐, 민족의 비원(悲願)이던 선진국 진입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러시아를 능가하는 7대 경제 대국까지 되었지만, 첨단 기술종속과 산업투자 부진으로 인해 다시 추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고 있다.


서울올림픽 당시 필자는 30대 중반이었고, 법무부 검찰국에서 형사정책 기획업무를 담당했다. 그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가 지적재산권 보호대책이었다. 요즘도 필자가 지재권 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 계기는 과천 정부종합청사에 근무하던 젊은 시절, 상공부(오늘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보내온 간략한 협조 요청 공문 때문에 우연히 시작된 일이었다.


당시 상공부에서 요청한 1차적 내용은 해외 유명상표를 모방한 위조 상품을 시장에서 추방해 달라는 것이었다.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불법 단속 활동을 성실하게 이행해달라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때 법무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통상협상에 도움 되길 바라는 뜻에서 "지적소유권보호 대책"이라는 소책자를 만들어서 상공부측에 전달했다.


책자 내용은 지재권 보호의 필요성, 일선 검찰의 단속실적 및 사례, 해외 지재권보호 실태 등으로 수록 분량이 많지 않은 소책자였는데, 마침 그 책이 시의적절한 때에 탄생해서 모두 반가워했다. 상공부나 재정경제부처로서는 법무부, 검찰이 지재권 보호에 적극적 의지를 가진 것을 공개적으로 과시한 셈이었으니까 당시 상공부가 협상하던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좋은 자랑거리가 되었다.


우리 법무부와 검찰 직원들이 솔선수범한 소박한 정성이 통상부서의 입장을 편하게 해주었고, 그 결과 한미 통상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데 한몫을 해서 무척 흐뭇했다. 이태원 등지에 범람하던 해외 유명상표의 가짜 상품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대학가 해적판 서적이나, 아래아한글2.0을 비롯한 상업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불법 복제 사범도 처음으로 단속을 시작했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라, 그때는 단속에 대한 여론의 저항이 적지 않았다. 이태원 시장에 단속반이 출동하면 모든 점포가 셔터를 급하게 내리고, 상업용 소프트웨어를 돈 내고 구입하기보다 무단복제를 당연히 여기는 공짜 심리가 팽배해 있었다. 다행스러운 일은 검찰의 체계적인 단속 활동을 통해서 일반 국민들이 국제적인 보호 강화 추세를 이해하게 되었고, 선진국 진입을 위해 필수적인 법집행(law enforcement)에 관한 무역상대국의 신뢰를 단시일 내에 확보하였다는 점이다.


오늘날 지적재산권은 부동산이나 유체동산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부(富)의 원천이며, 한 국가나 기업이 원천기술, 고유상표 등의 개발에 소홀하게 되면 부득이 남의 지재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어,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된다. 그러니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적인 지재권이야말로, 단언컨대 미래의 생존과 번영을 지켜줄 '무한 자산(資産)'이다.


따라서 급변하는 국제사회 내에서 지재권보호를 둘러싼 법률적 환경을 정확히 분석하여 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된다. '자유'와 '창의'가 흘러넘치는 과학기술계, 산업계에 과도한 개입이나 규제를 가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지적재산권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문화예술의 창달을 통해서 인간의 행복과 사회 전체의 번영을 추구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기 때문이다.


https://news.lawtalk.co.kr/columns/1658

2020년 1월 14일 10시 41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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