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수교사 출신 형사전문변호사 박주원 변호사입니다.
전주에서 소년재판과 피해자 사건을 주로 맡고 있습니다.
오늘은 전북변호사회 회지 62호에 기재한 칼럼을 공유드립니다.
최근 다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불안과 분노가 큰 만큼 이 문제를 가볍게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정말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아이들에게 더 이른 책임을 묻기 전에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책임을 다했는가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왜 다시 논의되고 있을까요
최근에는 소년범죄의 흉포화, 저연령화에 대한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행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 기준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분명 피해자와 가족이 겪는 고통은 매우 큽니다. 실제 사건 현장에서도 그 상처와 분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당한 분노가 곧바로 올바른 제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처벌 연령을 낮추는 문제는 감정만으로 결정할 수 없고, 그 제도가 실제로 범죄를 줄일 수 있는지까지 함께 따져보아야 합니다.
소년사법의 본질은 처벌보다 교화와 환경 조정에 있습니다
소년법은 처음부터 소년을 성인과 똑같이 처벌하는 제도로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그 목적은 환경을 조정하고 품행을 교정하여,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에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소년사건은 단순히 “잘못했으니 벌을 준다”에만 머무는 제도가 아닙니다.
왜 이런 행동이 발생했는지, 어떤 환경 속에 있었는지,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함께 봐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전주 소년재판 변호사를 찾는 분들과 상담할 때에도, 저는 처분 자체만이 아니라 아이의 생활환경, 보호자 역할, 학교와의 관계, 재발 방지 계획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드립니다.
소년사건은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의 설계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나무가 자라지 못했다면, 먼저 토양을 살펴야 합니다
아이가 반복적으로 문제행동을 보인다면, 그 아이만 떼어놓고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상 소년사건을 들여다보면 결손가정, 빈곤, 방임, 학대, 학교 부적응, 정서적 돌봄의 부재 같은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을 때 먼저 확인하는 것은 물과 햇빛, 토양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는, 그 토양을 충분히 점검했는지 묻기 전에 더 어린 나이부터 형사적 책임을 앞당기려는 방향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 점이 바로 순서의 문제입니다.
국가와 사회가 아이에게 어떤 교육과 돌봄, 회복 기회를 제공했는지 충분히 따져보지 않은 채 책임만 앞당긴다면, 그것은 근본 해결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의무교육 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더 이른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할까요
만 13세는 아직 의무교육 과정 한가운데에 있는 나이입니다.
즉, 국가는 이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성장 기반을 마련할 책임을 여전히 지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공교육과 지역사회 안전망이 충분히 작동했는지,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할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에 대한 점검은 늘 부족합니다.
이 상태에서 연령만 낮추는 것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아이 개인에게 너무 빠르게 전가하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전주 소년재판 변호사로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부모님들께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공포보다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자주 말씀드립니다.
소년사건은 단순히 처벌 수위를 높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령 하향이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함께 강화되어야 할 3가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정치적 결정으로 실제 진행된다면, 그것은 결코 단독으로 시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처벌의 범위를 넓히는 만큼, 국가의 책임과 제도도 함께 강화되어야 합니다.
1. 소년사법 인프라를 먼저 강화해야 합니다
소년사건은 성인 형사사건보다 오히려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소년의 성행, 가정환경, 학교생활, 재범 가능성, 보호자 태도, 상담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전담 판사, 조사관, 보호관찰관, 분류심사 인력 모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인력이 부족하면 결국 개별화된 심리는 형식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2. 보호처분은 더 실질적이고 개별화되어야 합니다
소년보호처분은 종류가 많다고 해서 자동으로 실효성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아이에게 어떤 처분이 왜 필요한지를 제대로 판단하는 일입니다.
같은 비행이라도 어떤 아이는 보호자 교육이 더 중요할 수 있고, 어떤 아이는 정서 치료나 상담 개입이 훨씬 시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호처분은 획일적으로 적용되기보다, 아이의 환경과 특성에 맞춰 개별화되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전주 소년재판 변호사의 역할도 단순 변론을 넘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고, 생활기록과 보호환경, 지도 계획을 법원에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3. ‘사과를 배우는 교육’이 소년사법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소년사건에서 자주 느끼는 점은,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반성합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진짜로 피해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사과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관점 이해 교육
책임 인정과 피해 인식 훈련
충동 조절과 감정 조절 훈련
재발 방지 약속을 구체화하는 과정
진정한 사과의 방법을 배우는 교육
이런 프로그램은 단지 피해자를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가해 소년의 재범 방지에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처벌의 공백을 교육이 메워야 한다는 말은, 소년사건에서는 특히 더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분노는 필요하지만, 해법은 그 너머에 있습니다
소년범죄 피해자의 고통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저 역시 피해자 사건을 함께 하며 그 무게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는 분노만으로 설계되어서는 안 됩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상징적인 메시지는 줄 수 있어도, 소년사법 인프라가 그대로이고 교육 프로그램이 형식적이며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회 안전망이 부실하다면, 실제 범죄 예방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바꾸는 힘은 단지 처벌의 두려움만이 아닙니다.
이해, 교육, 개입, 회복, 그리고 구조를 바꾸는 노력이 함께 가야 합니다.
박주원 변호사의 생각
소년사건은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더 빨리 벌을 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아이가 왜 그 지점까지 가게 되었는지, 국가와 사회는 무엇을 놓쳤는지, 그리고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함께 묻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주 소년재판 변호사로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적어도 다음 질문은 반드시 함께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년사법 인프라는 충분한가
보호처분은 실제로 개별화되어 작동하고 있는가
교육과 회복 프로그램은 실질적으로 마련되어 있는가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할 사회 안전망은 갖춰져 있는가
이 질문 없이 연령만 낮추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책임의 시계를 앞당기는 데 그칠 수 있습니다.
3줄 요약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는 처벌 강화 이전에 국가 책임 점검이 먼저 필요합니다.
소년사법의 본질은 처벌보다 교화와 환경 조정, 재범 방지에 있습니다.
연령 하향이 불가피하다면 인프라 확충, 개별화된 보호처분, 사과 교육 프로그램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합니다.
수사 초기 대응은 선택지를 넓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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