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판결의 추억
무죄판결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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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판결의 추억 

홍은혜 변호사

형사 전문변호사로서 수사와 재판을 받고있는 피의자와 피고인들을 변호하면서 삼고 있는 최우선 목표는 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거나 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소공화국'이라는 오명답게 연간 고소고발건수가 50만 건을 육박하는데, 고소고발을 통해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입건된 사건 중 실제로 법원에까지 기소되는 비율은 20% 정도에 미치지 않으며, 기소된 사건 중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는 비율은 3%밖에 되지 않는다.

즉, 고소고발을 당해 수사기관에서 피의자로 입건되더라도 80% 정도는 수사단계에서 혐의없음 불송치처분으로 풀려나게 되지만, 나머지 법원에 기소된 20%는 판사 앞에서 갖은 증거와 법리를 주장하더라도 무죄를 받게 되는 비율이 1% 미만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수사와 재판에서 무죄율이 차이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수사기관이 충분한 증거수집과 법리검토를 거쳐 죄가 인정될 만한 사건만 법원에 기소하기 때문이다.

피고인이 재판에서 무죄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의 신빙성을 탄핵시켜 검사의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게 만드는 경우고, 두 번째는 검사가 고안한 법리에 허점과 오류를 지적해 법률상 무죄를 받는 경우가 있으며, 형사 변호인은 두 가지 전략을 모두 구상하며 피고인을 변호하고 있다.

특히, 법리오류 문제는 형사법 서적과 유사 판례 및 관련 논문 등을 토대로 주장할 수 있어 변호인의 전문지식이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증거 문제는 사실관계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사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피고인과 사건을 이해하고 파악해야 하는 변호인 간의 긴밀한 소통과 유기적인 호흡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필자는 △아내가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남편을 고소해 폭행죄로 기소당한 피고인을 변호하며 고소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해 무죄판결 △곗돈을 주지 못한 계주가 사기죄로 기소당한 피고인을 변호하며 고소인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고소인들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해 무죄판결 △급브레이크를 밟아 특수협박으로 기소당한 피고인을 변호하며 피고인의 급브레이크 이유가 자율주행 기능조작 실수였다고 주장하며 재연영상과 자율주행기능 설명서 및 자율주행 사용후기 등을 증거로 제출해 무죄판결 △거래처 대표의 비자금 조성에 도움을 줬다는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당한 피고인을 변호하며 법리상 피고인이 업무상횡령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준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해 무죄 △대기측정기록부 조작을 요청했다는 혐의로 기소당한 피고인을 변호하며 피고인이 조작을 요청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해 무죄 △회사에서 다른 동료들 물건을 절도했다는 혐의로 기소당한 피고인을 변호하며 피고인이 동료들 물건을 절도할 동기가 없고 다른 사람이 절도했을 가능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무죄판결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변호사가 할 일은 억울하게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 피고인의 혐의를 벗겨주는 일이라 알려져 있지만, 법원에서 재판을 받기 전 경찰 수사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혐의없음 처분을 받는 편이 확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나은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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