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신고, 보호와 무고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아동학대 신고, 보호와 무고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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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신고, 보호와 무고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권준성 변호사

관련기사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106253?sid=102

최근 아동학대 112 신고는 매년 증가하여 지난해 약 3만 건에 육박했지만, 실제 기소율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아동보호라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와 무고성 신고로 인한 피해 사이에서 우리 사회가 균형점을 찾아야 할 시점에 왔음을 시사합니다.

아동보호와 무고성 신고의 딜레마

2020년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학대 의심 사례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2020년 1만6천여 건이던 신고가 2024년에는 약 3만 건으로 84%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주관적 판단에 기반한 신고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칠판에 문제를 풀게 했다는 이유로 교사가 고발당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한 학생을 훈육 차원에서 경찰서에 데려간 시민이 아동학대로 재판을 받는 사례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아동보호라는 명분 아래 과도한 신고가 이루어지면서 교육 현장은 물론 수사기관까지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와 함께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법적 개선 방안

1. 아동학대 관련 법령의 명확화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의 정의가 다소 포괄적이고 모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법령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의 구성요건을 더욱 명확히 하고, 특히 '정서적 학대'의 범위와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적 목적의 훈육과 학대를 구분하는 객관적 기준을 법령에 명시하여 교사와 부모의 적절한 교육권을 보장하면서도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2. 무고성 신고에 대한 법적 제재 강화

선의의 신고자 보호는 유지하되, 명백히 악의적이고 허위인 신고에 대해서는 무고죄 적용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학대인 줄 알았다'는 주장만으로 무고죄 적용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합리적인 의심 없이 이루어진 악의적 신고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관련 판례와 법령을 정비해야 합니다.

3. 판례를 통한 명확한 기준 확립

법원은 판례를 통해 아동학대와 정당한 훈육 간의 경계를 더욱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몇몇 사례에서 교육적 목적의 훈육과 학대를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를 더욱 체계화하고 일선 교육현장과 가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4. 신고 전 사전 검증 시스템 도입

모든 신고를 즉각 수사로 연결하기보다, 신고 내용의 기초적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사전 검증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명백히 근거 없는 신고를 걸러내어 수사기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불필요한 조사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균형 잡힌 접근법의 필요성

아동학대 방지와 무고성 신고 억제라는 두 가지 목표는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호보완적입니다. 진정한 아동학대 사례를 효과적으로 발견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신고로 인한 자원 낭비를 줄여야 합니다.

아동학대 신고제도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구성원인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안전망입니다. 그러나 이 안전망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신고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아동의 안전과 교육자의 교권, 그리고 사회적 자원의 효율적 활용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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