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이 작성한 자필 유언장의 효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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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회장이 작성한 자필 유언장의 효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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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회장이 작성한 자필 유언장의 효력은? 

박정식 변호사

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변호사입니다.



롯데의 명예회장이었던 신격호 회장님께서 2020. 1. 19.에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그룹 지분과 부동산의 향방에 대하여 엄청난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그리고 2020. 6. 25. 별세한 신격호 명예회장이 20년 전 차남인 신동빈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내용을 담은 유언장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쓴 유언장은 ① 법률로 정해진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법적 효력이 없으며, ② 설령 법적 요건을 모두 갖춘 유언장이더라도 이 유언장은 2000년에 작성된 것이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유언장 작성 이후 유언을 철회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필 유언장이 효력을 갖기 위한 요건>은 무엇이고, 그리고 유언장 작성 이후에 유언을 철회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유언의 철회 사유와 방식>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자필유언장이 효력을 갖기 위한 요건


우선 우리 민법은 제1060조에서 민법이 정한 방식에 의하지 않은 유언은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는데 이를 ‘유언의 요식성’이라고 합니다.



민법 제1060조(유언의 요식성) 유언은 본법의 정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생하지 아니한다.



이러한 유언의 요식성은 유언의 존부와 내용 등을 명확하게 하여 유언자의 사후에 생길 수 있는 다툼을 미연에 방지하고 유언자에게 보다 신중하게 유언을 하도록 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민법은 어떤 것을 유언의 방식으로 정하고 있을까요?

민법은 유언방식으로 ①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민법 제1066조), ② 녹음에 의한 유언(제1067조), ③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민법 제1068조), ④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민법 제1069조), ⑤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민법 제1070조)의 5가지 방식을 정하여 법정방식주의를 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는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라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06. 3. 9., 2005다57899).

위와 같은 민법상의 유언 방식 중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며 가장 흔하게 들어봤거나 접해본 경험이 있는 것은 아마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이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민법 제1066조(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①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 ②전항의 증서에 문자의 삽입, 삭제 또는 변경을 함에는 유언자가 이를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


민법 제1066조에 의하면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① 유언하려는 내용 전체와 ② 작성 일자, ③ 주소, ④ 성명을 모두 자필로 작성한 뒤 ⑤ 날인하여야 합니다.





1. 유언하려는 내용 전체


유언자가 유언하고자 하는 내용 전체를 자필로 작성하여야 하며, 대법원 판례는 타인이 유언자가 말하는 유언 내용을 듣고 필기한 필기본, 복사기 등으로 복사한 복사본, 컴퓨터 워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작성한 것은 자필유언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대법원 1998. 6. 12. 97다38510). 또한 유언은 추후에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유언의 내용을 가능한 한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2. 작성 일자의 기재


유언장의 작성일자는 유언자의 유언능력, 유언의 선후를 결정하는 기준이므로 유언장 작성일을 특정할 수 있도록 연월일(年月日)을 모두,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20년 6월 24일에 유언장을 작성한 경우, ‘2020년 6월’이라고 작성일자를 기재한 경우에는 6월 중 어느 날에 유언장을 작성하였는지 특정할 수 없어 유언장의 효력은 없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유언장 작성일자를 기재할 때에는 작성 시점이 언제인지 특정할 수 있도록 연월일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적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3. 주소의 기재


판례는 유언장에 자서가 필요한 주소는 반드시 주민등록법에 의하여 등록된 곳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민법 제18조에서 정한 생활의 근거되는 곳으로서 다른 장소와 구별되는 정도의 표시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4. 9. 26. 2012다71688). 즉, 주소는 동 이름까지만 기재하면 안 되고, 구체적인 주소를 알 수 있도록 아파트 동, 호수, 지번까지 모두 기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 역삼동 A아파트 101동 303호에 사는 경우, 유언장에 단순히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라고만 기재하는 것은 무효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4. 성명의 자서와 날인


유언자가 유언장에 자신의 성명을 직접 작성하고 도장을 날인해야 하는데, 도장 대신에 무인(지장)을 찍어도 유효하며, 서명(싸인)을 하는 것은 날인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단순히 서명만 한 경우에는 유언장의 효력은 무효입니다. 이 때 유언자가 유언장을 직접 자필로 모두 작성하였다면, 도장을 찍는 날인은 타인이 해도 그 효력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성명의 자서가 있더라도 날인이 없으면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무효입니다(대법원 2006. 9. 8. 2006다25103, 25110).


5. 유언장 내용의 수정


자필 유언장에 문자를 삽입하거나 삭제, 변경을 하는 경우에는 유언자가 그 내용을 직접 작성하고 날인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자필 유언장의 기재 자체로 보아 명백한 오기를 정정한 것은 그 수정방식이 법조항에 위배되더라도 유언자의 의사를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방식의 위배는 유언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대법원 1998. 6. 12. 97다38510).



◇ 유언의 철회 사유와 방식


유언의 철회란 유언자가 사망하기 전, 즉 유언의 효력이 확정적으로 발생하기 전에 유언자 자신이 이미 행한 유언을 없었던 것으로 하는 유언자의 행위로서, 우리 민법은 유언의 철회는 자유이며 유언 철회에 특정 원인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유언을 철회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1108조(유언의 철회) ①유언자는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 ②유언자는 그 유언을 철회할 권리를 포기하지 못한다.

민법 제1109조(유언의 저촉) 전후의 유언이 저촉되거나 유언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그 저촉된 부분의 전유언은 이를 철회한 것으로 본다.

제1110조(파훼로 인한 유언의 철회)
유언자가 고의로 유언증서 또는 유증의 목적물을 파훼한 때에는 그 파훼한 부분에 관한 유언은 이를 철회한 것으로 본다.



민법이 제1108조에서 규정한바와 같이 유언자는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고(제1항), 유언자는 자신의 유언철회권을 포기하지 못합니다(제2항). 만약 새로운 유언을 통해 기존에 했던 유언을 철회하는 경우, 그 새로운 유언 역시 민법에서 정한 유언의 방식을 모두 갖출 것이 요구됩니다.

또한 민법 제1109조는 전후의 유언이 저촉되거나,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그 저촉된 부분의 전 유언은 철회한 것으로 보는데, 이 때 저촉이란 ‘유언을 실효시키지 않고서는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효로 될 수 없음을 가리키되 법률상 또는 물리적인 집행불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후의 행위가 전의 유언과 양립될 수 없는 취지로 행하여졌음이 명백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저촉 여부 및 그 범위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전후 사정을 합리적으로 살펴 유언자의 의사가 유언의 일부라도 철회하려는 의사인지 아니면 그 전부를 불가분적으로 철회하려는 의사인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집행이 불가능하게 된 유언 부분과 관련시켜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38510).

마지막으로 유언자가 고의로 유언증서 또는 유증의 목적물을 파훼한 경우에도 그 파훼한 부분에 대한 유언은 이를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일부 보도된 언론에 의하면 2000년에 작성되었다는 신격호 회장의 자필유언장은 성명과 작성날짜는 기재되어 있지만 주소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하므로 주소의 기재가 없는 경우 민법의 유언방식을 갖추지 못해서 유언장으로서는 효력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민법의 방식을 모두 갖춘 유효한 유언장이라고 전제할 때, 유언장 작성이후에 신격호 회장이 보여준 생전의 여러행위들로 보아 2000년에 작성한 자필유언의 내용 중 전부 또는 일부를 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또한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2000년 이후 계속하여 신격호 회장의 비서를 지낸 인물이 증언한 신격호 회장의 평소 말하고 있는 후계자 관련 의사와도 반하며, 2016년 4월에 신격호 회장이 후계와 관련하여 발언한 내용과도 어긋나며, 2015년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법적 공방시 신격호 회장이 보였던 태도와도 어긋난다고 하므로, 이러한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면 신격호 회장의 유언중 이와 저촉되는 유언은 철회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법이 유언에 엄격한 방식을 요하는 것은 사후의 분쟁을 예방하고 유언자의 신중한 유언을 도모하기 위함인바, 유언의 철회를 인정할 때에도 유언에 효력을 부여할 때와 마찬가지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며, 이에 비추어보았을 때 유언장 작성 이후 신격호 회장이 보여온 태도와 언행, 기사, 평소 다른 공적장소에서의 발언 등으로 종전 2000년의 유언과 심하게 저촉되어 유언내용이 철회되었는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우선 현재까지 보도된 바에 의하면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은 작성일자와 성명은 기재되어있으나 주소가 기재되어있지 않으므로 신격호 명예회장의 생전의 뜻과 관계없 신격호 명예회장이 남긴 유언장 자체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 박정식변호사가 운영하는 "상속분쟁의 해법" 홈페이지 자료실에는 위 자료와 관련된 자료가 많이 게시되어 있으므로 필요하신 분은 홈페이지 자료실을 직접 방문하시어 참고하시면 됩니다.)


대한변협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 (변호사/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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