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으로 법인을 설립하려고 할 때 "일단 회사부터 만들고 나중에 정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이 나중에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지분 비율, 의사결정 방식, 동업자가 나가게 될 때의 지분 처리 방법 등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정해두지 않으면, 사업이 잘될수록 오히려 갈등이 커질 수 있어요. 이 글에서는 동업 계약으로 법인을 설립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핵심 사항들을 정리합니다.
동업 계약서 없이 법인설립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많은 분들이 "우리는 믿을 수 있는 사이니까 구두로 해도 되지 않나요?"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법인(주식회사, 유한회사 등)은 정관(회사의 기본 규칙을 담은 문서)과 등기만으로 설립되며, 동업자 사이의 세부 합의는 별도의 동업 계약서나 주주간 계약서로 남겨두지 않으면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수익은 반반이야"라고 말로 정했더라도, 주주명부에 지분이 다르게 기재되어 있다면 그 말은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사례]
A씨와 B씨는 각자 아이디어와 자금을 절반씩 출자해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법인설립 등기를 A씨 혼자 처리하면서 자신의 지분을 70%, B씨의 지분을 30%로 기재했습니다. 나중에 B씨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별도의 서면 계약서가 없어 "구두로 50:50을 약속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려웠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등기맨 실무 TIP]
법인설립 전에 반드시 '주주간 계약서(Shareholders Agreement)'를 별도로 작성하세요. 정관만으로는 동업자 간의 세부 합의를 모두 담기 어렵습니다.
법인설립 시 지분 비율은 어떻게 정해야 하나요?
지분(주식) 비율은 단순히 투자금 비율로만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지분은 ① 배당받을 권리, ② 의사결정권(의결권), ③ 회사 청산 시 잔여 재산 분배 비율 등 세 가지를 동시에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금은 A씨가 70%를 출자했지만, 실제 운영은 B씨가 주도하는 구조라면, 단순히 출자 비율만으로 지분을 나누면 나중에 갈등이 생깁니다. 법적 지분과 경제적 지분을 주주간계약으로 다르게 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지분 비율 50:50은 언뜻 공평해 보이지만, 주요 사안에서 의견이 충돌할 경우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교착 상태(Deadlock)'가 발생할 수 있어요. 상법상 보통결의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이자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50:50 구조에서는 특별결의 사항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C씨와 D씨는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한 채 IT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2년 후 회사가 성장하면서 신규 투자 유치 여부를 놓고 두 사람이 정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주주총회를 열어도 의결권이 같아 결의가 성립되지 않았고, 결국 사업 기회를 놓치게 되었습니다.
[등기맨 실무 TIP]
50:50 구조를 선택할 경우 반드시 '교착 상태 해결 조항(Deadlock Clause)'을 주주간 계약서에 명시하세요. 예를 들어, 교착 상태 발생 시 제3자 중재, 또는 실질적인 경영자가 최종 결정하는 방식 또는 한 쪽이 다른 쪽 지분을 일정 가격에 매수하는 방식(Buy-Sell Clause)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유효합니다.
법인설립 후 의사결정 구조는 어떻게 정해야 하나요?
법인의 의사결정은 크게 ① 주주총회(주주들이 모여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는 회의), ② 이사회(이사들이 경영을 결정하는 기구), ③ 대표이사(실제 법인을 대표해 계약하고 집행하는 사람) 세 단계로 나뉩니다. 소규모 법인의 경우 이사 1인만 두는 경우도 많지만, 동업 구조에서는 이사 수와 선임 권한, 대표이사 결정 방식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상법 제383조에 따라 자본금 10억 원 미만의 소규모 주식회사는 이사를 1명 또는 2명으로 둘 수 있고, 이 경우 이사회를 구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반적으로 동업 계약에서 의사결정 구조를 설계할 때는 '일상적인 경영 결정'과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월 500만 원 이하의 지출은 대표이사 단독으로, 그 이상은 공동 서명 또는 이사회 결의로 정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 기준을 주주간 계약서에 명시해두면 나중에 "내가 몰랐던 결정이 이미 이루어졌다"는 분쟁을 예방할 수 있어요.
[실제 사례]
E씨(대표이사)와 F씨(공동 창업자)가 설립한 법인에서, E씨가 단독으로 대규모 외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F씨는 이를 사후에 알게 되었고 "이런 중요한 결정은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별도의 계약서가 없어 법적으로 E씨의 행위를 제한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등기맨 실무 TIP]
정관 외에 내부적으로 적용되는 '동업자 간 의사결정 규칙'을 주주간 계약서에 담아두세요. 정관은 외부에 공개될 수 있는 문서이지만, 주주간 계약서는 당사자 사이의 비공개 합의로도 유효하게 작동합니다.
동업자가 퇴사하거나 지분을 팔고 싶을 때 어떻게 처리하나요?
법인설립 시 가장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출구 전략(Exit Strategy)'입니다. 동업자 중 한 명이 개인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야 하거나, 외부에 지분을 매각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큰 분쟁으로 이어집니다. 상법상 주식은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지만(상법 제335조), 정관으로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제한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자주 활용되는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Refusal): 동업자가 지분을 제3자에게 팔려 할 때, 기존 주주가 같은 조건으로 먼저 살 수 있는 권리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Right): 과반수 주주가 회사 전체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 소수 주주도 같은 조건으로 함께 매도해야 할 의무
동반매도참여권(Tag-Along Right): 다수 주주가 지분을 팔 때, 소수 주주도 같은 조건에 따라 함께 매도할 수 있는 권리
강제 매수·매도 조항(Buy-Sell Clause):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때, 한 쪽이 상대방 지분을 정해진 방식으로 매수하거나 매도하도록 강제하는 조항
이런 조항들은 주주간 계약서에 명시해야 효력이 있으며, 정관에도 일부 반영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사례]
G씨와 H씨가 공동 창업한 제조 법인에서, G씨가 갑자기 외부 투자자에게 자신의 지분 40%를 매각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H씨는 모르는 투자자가 공동 주주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별도의 우선매수권 조항이 없어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등기맨 실무 TIP]
지분 양도 제한과 우선매수권은 반드시 법인설립 초기에 정관 또는 주주간 계약서에 포함시키세요. 설립 후에 추가하려면 모든 주주의 동의가 필요해 현실적으로 어려워집니다.
법인설립 동업 계약, 정관과 주주간 계약서의 차이는?
자주 묻는 질문(FAQ)
Q1. 동업자끼리 구두로 합의한 내용도 법적으로 효력이 있나요?
구두 합의도 계약으로서 효력이 있을 수 있지만, 입증이 매우 어렵습니다. 법원에서 구두 합의를 인정받으려면 문자, 이메일, 녹취 등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분쟁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주주간 계약을 서면으로 작성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Q2. 법인설립 후에 주주간 계약서를 작성해도 되나요?
법인설립 후에도 작성할 수 있지만, 설립 이후에는 이미 법적 지분이 확정된 이후이기 때문에 주주간계약 내용이 합의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주주간계약 체결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함께 논의하고 설립 직전에 작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Q3. 동업자가 회사를 떠날 때 지분을 강제로 회수할 수 있나요?
상법상 주식은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보유할 수 있으며, 강제로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주주간 계약서에 '특정 사유 발생 시 지분을 공정 가격으로 매각해야 한다'는 조항(Compulsory Transfer 조항)을 미리 넣어두면, 계약 위반 시 손해배상 청구 또는 강제이행 청구가 가능합니다.
마무리
동업으로 법인을 설립할 때는 사업 아이디어만큼 법적 구조 설계도 중요합니다. 지분 비율, 의사결정 방식, 퇴사 및 지분 양도 조건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정해두면,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대부분을 예방할 수 있어요. 정관과 주주간 계약서를 함께 활용하고, 변호사의 검토를 받아 법적 효력이 있는 형태로 작성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