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는 현장영업직! 변호사가 사무직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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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현장영업직! 변호사가 사무직이라고요? 

진성학 변호사

변호사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넓은 책상, 두꺼운 법전, 정장 차림으로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

드라마에서도, 영화에서도 늘 그렇게 그려집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변호사를 '책상 앞에 앉아 글만 쓰는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침에 사무실이 아니라 법원, 구치소, 현장으로 바로 출근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법원에 갔다가, 구치소에 들렀다가, 현장 조사를 마치고 돌아오면 이미 저녁입니다.

변호사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뛰어다니는 직업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현장영업직"이라고 부릅니다.

형사전문변호사이자 도산전문변호사로 일하다 보니 그 표현이 가장 정직하게 느껴집니다.

재판이 있으면 무조건 법원에 간다 — 재판 출석은 기본 중의 기본

민사든 형사든, 재판 기일이 잡히면 변호사는 반드시 법정에 출석해야 합니다.

변론기일, 증인신문기일, 선고기일 등 사건 하나에도 기일이 여러 차례 잡힙니다. 사건이 여러 개라면 같은 날 서로 다른 법원을 오가는 일도 생깁니다.

저는 현재 대구고등법원 국선변호인,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논스톱 국선변호인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선 사건은 기일 조정이 쉽지 않아 일정 관리가 더 빡빡합니다. 형사 국선 사건을 통해 다양한 사건을 접할 수 있고 재판 감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재판 출석은 변호사가 직접 가야 합니다.

법정에서 판사와 마주하고, 상대방 주장을 그 자리에서 받아치고, 증인의 표정을 읽어야 합니다.

그건 서면으로는 절대 대신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것 하나만 봐도, 변호사가 사무직이라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재판 출석만 해도 이미 현장영업직입니다.

구치소·교도소 접견 — 형사전문변호사는 직접 찾아간다

형사 사건을 맡다 보면 구속된 의뢰인을 직접 만나러 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분은 외부와의 소통이 극히 제한됩니다. 가족과도 마음대로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변호인 접견은 사실상 유일한 소통 창구입니다.

예를 들어, 성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된 C씨 사건을 맡았을 때의 일입니다. C씨는 처음부터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무죄를 다투는 사건이었습니다.

무죄를 다투는 형사 사건에서는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형사기록을 빠짐없이 검토해야 합니다. 저는 기록 전체를 복사해서 구치소로 직접 가져갔습니다. C씨와 마주 앉아 기록을 처음부터 한 장 한 장 같이 넘겼습니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에는 C씨가 실제로 한 말과 미묘하게 다르게 기재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달랐지만 맥락 전체가 달라지는 내용이었습니다. C씨 본인이 직접 기록을 보지 않았다면 절대 잡아낼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기록 검토 과정에서 C씨에게 유리한 정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목격자의 존재도 확인됐습니다. C씨만이 알고 있던 사람이었고, 수사 단계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 목격자를 증인으로 신청하여 법정에서 진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교도소 접견은 단순히 의뢰인을 위로하러 가는 자리가 아닙니다. 기록을 함께 들여다보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잡아내고 유리한 증거와 증인을 찾아내는, 사실상 재판 준비의 핵심이 그 자리에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형사전문변호사가 현장영업직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민사 현장 감정 — 부동산 앞에 서야 알 수 있는 것들

민사 사건이라고 해서 다 서류만 보는 건 아닙니다. 부동산 관련 분쟁에서는 감정인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철거비, 시가, 토지 현황 등을 감정평가하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이때 변호사도 현장에 동행하여 감정 과정을 확인하고 필요한 주장을 해야 합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소송대리인으로 수행했던 사건 중에 건물 철거 비용을 두고 다툼이 벌어졌고 감정인이 현장을 방문하는 날 저도 함께 그 건물 앞에 섰습니다.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니 서면상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던 구조적 특성이 눈에 들어왔고 그 부분을 감정 과정에서 바로 지적할 수 있었습니다.

서류와 현장은 다릅니다. 직접 보지 않으면 놓치는 게 생깁니다. 변호사가 사무직이 아니라 현장영업직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도 있습니다.

법인회생·파산 현장 조사 — 도산전문변호사는 공장과 사무실을 직접 돌아다닌다

도산전문변호사로서 법인회생이나 법인파산 사건을 맡으면 가장 바빠지는 게 현장 조사입니다. 법원에 회생·파산을 신청하려면 법인의 자산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장부에 기재된 숫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공장이 가동 중인지, 재고는 얼마나 남아 있는지, 부동산 상태는 어떤지 — 발로 뛰어야 알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파산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망인이 남긴 재산과 채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부동산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을 돌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합니다. 도산전문변호사에게 파산 현장 조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장부 위에서만 움직이는 변호사가 아니라 현장 위에서 움직이는 도산전문변호사여야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변호사는 현장영업직입니다.

재판 출석, 교도소 접견, 현장 감정 동행, 파산 현장 조사.

이 네 가지만 봐도 변호사가 사무직이라는 말이 얼마나 거리가 먼지 느껴지실 겁니다. 형사전문변호사이자 도산전문변호사로 일하면서 더더욱 그 실감이 깊어집니다.

하루에 여러 곳을 다니는 날이 많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이동 중인 시간이 더 길 때도 있습니다.

그게 불편하거나 힘들다기보다는 그게 이 일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확인한 것들이 결국 더 단단한 법률 서비스로 이어집니다.

대구에 사무실이 있지만 사건은 전국 어디서든 맡습니다.

현장영업직에게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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