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명재" 이재희 변호사입니다.
어느날 우연히 집 앞으로 배송된 택배를 받고, 누가 보냈는지 모르지만 집으로 왔으니, 의뢰인이 이를 사용하자, 주인이 나타나 절도 운운하며, 물건도 그대로 가져가고 이에 더하여 7만원을 추가로 받아간 사례입니다. 먼저 의뢰인에게 형사책임이 있는지 여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의뢰인의 집 주소를 기재하여 배송된 물건에 대해서는 집주인이 보냈거나 누군가 선물로 보냈다고 생각하고 사용을 하였으므로 절도 내지 횡령 등 "고의"를 필요로 하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상대방에게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검토합니다. 우선 협박을 수단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공갈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하는데, 절도가 아니라는 점에 대하여 상대방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보이고, 50배를 물어내게 만들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원래 50배인 것으로 아는데 7만원만 내면 고소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므로 피해자가 스스로의 합의금을 조정했다면 "공갈"까지는 이르지 아니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상대방에게 사기죄도 성립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절도 물품에 대한 배상금이 50배가 아님을 스스로 잘 알면서 고의적으로 의뢰인을 기망하여 편취한 것이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법조인이나 경찰관이라면 사안에서 사기죄가 성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라면 사기죄 성립은 어려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상대방은 의뢰인의 궁박한 사정을 이용하여 랜선도 돌려 받고 랜선의 가격보다 더 많은 배상금을 절도 운운하며 받아갔으므로, 형법은 이 경우를 "부당이득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본 죄는 실제로 공갈죄나 사기죄와 경계가 애매하여 적용이 되는 사례가 많지 않아 실무상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나, 의뢰인의 경우라면 상대방에 대하여 본 죄를 적용하여 고소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민사적으로는 랜선을 돌려주고, 7만원을 주기로 하면서, 일체의 민, 형사상 이의를 하지 않기로 양 당사자 사이에 화해계약을 구두 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민법 제104조는 불공정한 법률행위라는 표제 하에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동 화해계약은 무효가 되고, 상대방에게 7만원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랜선은 원래 상대방의 소유였다면 상대방이 의뢰인에게 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형법 제349조(부당이득) ①사람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현저하게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민법 제104조(불공정한 법률행위)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