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자가 탄원서를 받기 위해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경우, 해당 행위가 명예훼손으로 문제될 수 있는지 여부는 매우 신중히 따져보아야 할 사안입니다. 실제로 피해자가 형사 절차의 당사자라 하더라도 모든 표현행위가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선 피해 경과를 과장하는 경우, 특히 성범죄 자체의 사실관계가 아니라 학업이나 재산 등 2차 피해를 지나치게 부풀리는 행위는 자칫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표현 내용이 객관적 사실로 오인될 수 있고, 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면 ‘형법상 명예훼손’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으며, 공익 목적의 주장이라 하더라도 사실과 현저히 다르다면 위법성 조각이 쉽지 않습니다.
다만, 탄원서 수집을 위한 피해사실 알림은 원칙적으로 공익을 위한 목적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피해자는 처벌을 원하며 그에 협력하는 사람들을 모집하고자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공익 목적’이 있는 경우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고, 대법원도 일정한 범위 내에서 피해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행위가 허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방식과 범위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과도하게 전파되거나 SNS 등을 통한 공개는 ‘공익 목적을 넘어선 사적 공격’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국 탄원서 제출이라는 구체적인 목적 아래, 사실에 기초한 진술만 하고, 비방의 목적 없이 필요한 최소 범위의 사람들에게만 알렸다면 명예훼손 책임은 면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표현의 정도와 구체적 전파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전 검토를 거쳐 신중히 접근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제로 피해자가 불리하게 법적 공격을 받을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려면 전략적인 조언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주한
법무법인(유한) 한별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협 형사전문·손해배상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