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건은 의뢰인에 대한 비밀 유지 의무 원칙에 따라 많은 내용이 각색되어 기술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의뢰인 A는 (30대 초반 / 남성) 요식업에 종사하는 입니다. 2024년 7월 저녁 친구 두 명과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1차 술자리, 2차 술자리를 거치면서 A는 술을 적당하게 마신 상태였고, 새벽 4시경 3차 술자리에 갔을 때도 만취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3차 술자리 도중 A는 옆 테이블 위에 여성 핸드백이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A는 평소 1) 지하철 내 분실물을 발견하여 유실물 센터에 가져다 주고 2) 길거리에서 타인의 지갑을 주워서 파출소에 가져다 주는 등 타인의 분실물을 찾아주는 성향을 가진 자입니다. 그래서 사건 당일에도 옆 테이블 핸드백 주인이 20분간 나타나지 않자 주인을 찾아줘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친구들은 A가 원래 그런 사람인 것을 알았고, 취해있었기에 굳이 말리지 않았음)
그래서 옆 테이블로 이동하여 가방을 뒤지고 있던 찰나 가방 주인 B가 나타나 "지금 뭐하는 거냐? 왜 남의 가방을 뒤지는 거냐?"라고 소리쳤습니다. A는 주인찾아주려고 했다고 말하였으나, B는 그 말을 믿지 않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하여 입건되었스니다. A는 너무 억울한 마음에 경찰 조사 전 저를 선임하였습니다.

2. 본 사건의 특징
가. CCTV에는 A의 행동만 나올 뿐, 머릿 속 고의는 나오지 않습니다.
범죄는 1) 행동 2) 고의 2가지가 모두 있어야 성립됩니다. 즉 그저 A가 B의 가방을 뒤졌다는 '행동'만으로는 절도죄의 착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들의 태도입니다. CCTV 속 A의 행동만 보고 "술집 주인이 할 일이지? 왜 당신이 가방을 뒤지느냐?" "안에 현금이나 귀금속을 찾으려고 한 것 아니냐" 라고 추궁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따라서 절도의 고의를 부인하는 과정을 적극 진행해야 합니다.
나. 핸드백 주인 B가 A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핸드백 주인 B는 A의 말을 절대 믿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A가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B와 합의하는 것을 불가능했습니다.
다. 기소유예가 아닌 무혐의를 받아내야 한다.
의뢰인 A는 '맹세코 가방을 가져가려던 것이 아니었다. 주인을 찾아주려고 했었다'라고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따라서 변호인으로서 A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음을 입증하여, 무혐의를 받아내야 할 것입니다.
3. 법적 조력 방향
가.변호인의견서 작성 및 제출
전술한 것처럼 CCTV 영상에서 A가 타인의 가방을 뒤지는 것을 본 수사관은 이미 유죄의 심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 수사관의 마음을 불송치, 무혐의로 돌리는 것은, 결국 쉽게 읽히고 법리에 충실한 변호인의견서입니다.
이번 사건은 변호인의견서로 아래의 사항들을 주장하였습니다.
1) A에게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음
- 불법영득의사라 함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할 의사를 말하는 것임.
- A는 '누군가가 취해서 가방을 놓고 갔구나’ ‘가방을 뒤져보고 주인을 확인할 수 있는 물건이 있다면, 찾아줘야 겠다’라고 생각하였을 뿐, ‘혹시라도 뒤져서 값비싼 물건이 있으면 가져가야겠다’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음
2) A가 3차로 간 술집은 절도를 시도하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닙니다.
- A는 아무런 전과가 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임
- 사건이 발생한 이자카야 술집은 대형 체인점이라서 모든 지점 내에 CCTV가 사방에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한 곳임
- 테이블에 앉으면 가게 내 CCTV에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으며, 업소 출입문에도 CCTV 설치 사실이 고지되어 있음
- 그런 곳에서 아무런 전과가 없는 A가 절도를 시도하는 것은 매우 어색한 상황임
3) A는 사건 당일 친구 2명이랑 함께였는바, 그런 상황에서 절도를 시도했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남
- 사건 당일 동행한 2명은 A와 중학교 동창이며 무려 10년 지기 친구임
- 그런 친구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절도를 시도하다가 발각될 경우 그야말로 개망신을 당하게 될 것임
- 그런 상황에서 타인의 가방을 절도하는 행위를, 대놓고 한다는 것은 정신이상자가 아니고서야 상상하기 힘든 일임

(A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3차 술자리 장소는 절도를 하기에 좋은 장소가 절대 아님)

(술자리에 동석한 친구의 자필 진술서 역시 제출하였음)
3. 법적 조력 결과 - 검찰로 넘어가기 전 불송치 처분!!
조사 전에는 A를 범죄자라고 생각하고 있던 담당 수사관은 의견서 내용을 받아들여 다행히도 불송치 처분하였습니다.

(최고의 결과가 나왔다)

(사건 종결 후 A와의 대화)
4. 본 사건의 시사점
절도죄로 입건될 시 초기 방향 설정을 잘 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①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하여 기소유예를 받아야 하는지 ② 혐의를 부인하고 의견서를 적극 제출하여 무혐의를 받을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그걸 정해주고,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변호사가 할 일입니다. A의 경우 상담 과정을 통하여 ②로 진행하였고 불법영득의사가 없음을 인정받아, 무혐의 불송치를 받아낸 사건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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