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결사례는 의뢰인의 개인정보보호 등을 위하여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재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만 사건의 쟁점과 변론 과정에서 제가 수행한 핵심 조치는,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될 수 있어 범위 내에서 정리합니다.
1. 사건의 개요(공소사실의 요지)
검사는 피고인 A가 공동피고인 B와 공모하여, 부동산 매매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하고 고액의 계약금을 편취하였다는 취지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로 기소하였습니다.
편취금액이 큰 유형으로 분류되는 사건은 법정형이 무겁고, 무엇보다 수사기록 단계에서 형성된 ‘사건의 틀’이 그대로 재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기부터 기록의 구조를 정확히 읽고, 공소사실이 무엇을 전제로 성립하는지(공모, 기망행위, 편취의 귀속 등)를 분해해 점검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2. 쟁점: ‘공모’와 ‘관여’가 실제로 있었는지
이 사건의 핵심은 '공동피고인과의 공모가 인정되는지', 그리고 '피고인 A가 범행 실행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는지'였습니다.
의뢰인은 부동산 관련 업무와 계약 진행은 공동피고인 B가 전담했으며, 본인은 계약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다만 기록에는 의뢰인에게 불리하게 보일 수 있는 자료와 정황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피해자 또한 ‘부동산 소유자인 A를 믿고 거래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단순히 입장을 설명하는 방식만으로는 쟁점을 정리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겉으로 보이는 자료가 말하는 내용'과 '실제 사건 진행의 주도권과 책임의 귀속'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재검증해야 했습니다.
3. 변론의 핵심 방향: 기록의 ‘겉모양’이 아니라 ‘작성·제출 경위’부터 다시 세우기
저는 이 사건에서 먼저 기록을 ‘유리/불리’로 나누기보다, 각 자료가 언제, 누구에 의해, 어떤 경위로 만들어지고 제출되었는지를 기준으로 다시 배열했습니다.
겉으로는 의뢰인이 관여한 것처럼 보이는 자료가 존재하더라도, 그 자료가 만들어진 맥락과 제출 경위를 살펴보면 사건의 구조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의뢰인에게 불리한 자료 중 상당 부분이 공동피고인 B의 관여 아래 제출되었거나, 피해자가 B로부터 전달받아 제출한 정황이 반복되는지 여부가 중요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또한 계약 진행의 실질 주체를 밝히기 위해, ‘업무 주도권’(누가 무엇을 결정·진행했는지)과 ‘자금 흐름’(계약금이 어떻게 관리·사용되었는지)을 분리해 정리하고, 공소사실이 전제하는 “공모·기망·편취의 귀속”이 실제 기록으로 뒷받침되는지 하나씩 대조했습니다.
4. 구체적 변론 전략: 증인신문 설계 + 반박자료 구조화로 ‘관여하지 않은 지점’을 입증
형사재판에서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단순 부인의 형태로는 설득력이 약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관여 여부를 가르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먼저 특정하고, 그 지점이 법정에서 드러나도록 증거 제출과 증인신문을 설계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공동피고인 B 및 관계자(필요한 범위)의 진술이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계약 진행 과정에서 실제로 누가 판단·지시·실행했는지, 그리고 계약금이 어떤 경로로 관리·사용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질문을 구성했습니다.
동시에 검찰 측 주장과 양립하기 어려운 부분은 문서·자료의 형태로 정리해 제출하여, 재판부가 사건을 ‘추정’이 아니라 ‘구조’로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특히 계약금의 흐름과 사용 주체를 분리해 제시함으로써, 의뢰인을 범행 실행의 주체로 연결하는 고리가 약하다는 점이 법정에서 분명해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5. 결과: 피고인 A 무죄
재판부는 위와 같은 쟁점 정리와 증거 관계를 종합하여 의뢰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반면 실제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인정된 공동피고인 B에 대해서는 유죄판단이 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자료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료의 생성·제출 경위와 사건 진행의 실질 구조를 끝까지 확인했을 때 결론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6. 마무리하며
고액 사건은 기록이 두껍고, 진술과 자료가 한 번 쌓이기 시작하면 '겉으로 보이는 형태'만으로 사건의 방향이 굳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공동피고인이 있는 사건에서는, 같은 자료라도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경위로 제출되었는지가 흐려지면서 책임의 경계가 뒤섞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바로 그 지점을 다시 세우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저는 수사·재판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훑으며 자료들을 단순히 ‘유리/불리’로 나누지 않고, 작성·제출 경위, 실제 업무의 주도권, 계약 진행의 흐름, 자금의 이동과 사용을 각각 분리해 구조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동피고인 측이 제시한 자료의 성격과 제출 경위를 하나씩 점검하고, 법정에서는 쟁점이 흔들리지 않도록 질문 순서와 포인트를 설계해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단편적인 해명 대신, 기록 전체를 재구성해 '의뢰인이 관여했다고 보기 어려운 지점'이 어디인지 재판부가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비슷한 유형의 사건은, 단순히 억울하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기록을 어떤 방식으로 재정리해 법정에 보여줄 것인지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수사를 앞두고 있거나 공동피고인이 있는 사건에서 관여 여부가 쟁점이고 사건 대응을 맡길 변호인을 검토 중이라면, 기록과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우선 확인해야 할 지점과 정리 순서를 차분히 안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지영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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