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다가구주택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가 부담하는 설명의무 등 주의의무의 의의와 내용이 무언인지와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총액을 포괄적으로 고지한 것만으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의무 등 공인중개사로서의 의무 이행을 다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던 사안입니다.
기존 대법원 판례나 주류적인 하급심 판례들과 궤를 같이하는 판례이며, 다가구주택을 중개하는 중개사의 의무에 대해 다시 한 번 명확하게 판단을 해준 사건입니다.
2. 사실관계
1) 이 사건 다가구주택은 총 16가구로 이루어져 채권최고액 합계 780,000,000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있는 상태였는데, 원고는 2018. 4. 27. 위 다가구주택 중(호수 생략)을 임대차보증금 90,000,000원에 임차하였습니다.
2) 피고 1은 공인중개사법에 의한 중개업자로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면서, 원고에게 당시 이 사건 다가구주택의 부동산등기부에 기재된 근저당권에 관하여는 채권최고액을 고지하고 실제 피담보채무액을 600,000,000원이라고 설명하였으나, 위 주택에 거주하던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액수,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원고에게 설명하거나 그 근거자료를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3) 위 임대차계약 중개 당시 피고 1이 원고에게 교부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중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는 ‘임차보증금 총액 : 600,000,000원(임대인 구두 확인)’이라는 기재가 있고, 피고 1은 이 사건 다가구주택의 가액이 1,850,000,000원 상당이므로 선순위 권리의 합계액에 원고의 임대차보증금까지 더하더라도 이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설명하였습니다.
4) 이후 이 사건 다가구주택에 대하여는 부동산임의경매개시결정이 이루어졌고, 확정일자 부여현황 확인 결과 원고보다 선순위의 임차인들이 갖는 임대차보증금 총액은 600,000,000원을 훨씬 초과하고 있었으며, 위 다가구주택은 감정평가액 1,581,574,800원 보다 낮은 1,213,000,000원에 매각되어, 원고는 그 배당절차에서 이 사건 다가구주택의 소액임차인, 근저당권 등에 대한 우선배당 결과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관하여 아무런 배당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3. 대법원 판례의 판시사항
[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3다259743 임대차보증금 판결]
가. 관련 법리
①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유사하므로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조사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직접 조사․확인하여 설명할 의무가 없는 사항이라고 할지라도 중개의뢰인이 계약을 맺을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것이라면 그에 관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아니 되고, 그 정보가 진실인 것처럼 그대로 전달하여 중개의뢰인이 이를 믿고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중개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된다(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다30667 판결,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다212594 판결 등 참조).
② 한편으로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6조에 의하여, 중개업자는 다가구주택의 일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중개할 경우 임차의뢰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에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다가구주택의 권리관계 등에 관한 자료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중개업자는 임차의뢰인에게 부동산등기부상에 표시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설명하는 것에 그쳐서는 아니 되고, 임대의뢰인에게 그 다가구주택 내에 이미 거주해서 살고 있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계약내역 중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여 이를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그 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 또한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서식에 따른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중 중개목적물에 대한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는 그 내용을 기재하여 교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만일 임대의뢰인이 다른 세입자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요구에 불응한 경우에는 그 내용을 위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기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중개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임차의뢰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의하여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6385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1(공인중개사)이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한 내용은 임대인으로부터 구두로 확인받은 임차보증금 총액 전부로 이 사건 다가구주택 임차인들의 실제 보증금이 얼마인지, 그중 소액보증금이 얼마인지를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있고, 그 금액조차 실제 선순위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총액에 미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중개업자로서는 설혹 임대인이 관련 자료제공을 거부해 실상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더라도 이 사건 다가구주택의 규모와 전체 세대수, 인근 유사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시세에 비추어 임대인이 구두로 확인한 금액이 실제와 다를 수 있고 상당수의 소액임차인이 있을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 1(공인중개사)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임대인이 총액으로 알려준 금액만을 기재하였을 뿐 그 내용이 불충분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음을 알리는 등으로 다가구주택의 중개업자로서 준수하여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원고로서는 이러한 사정을 알았다면 이 사건 다가구주택을 임차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같은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여지가 크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 1이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의무를 부실하게 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하여 중개업자로서의 의무위반이나 그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원고의 손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위 피고 및 그 공제사업자인 피고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중개업자로서의 주의의무와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어
다가구주택을 중개하는 경우에는 각 호실별로 임대차계약서나 확정일자현황부, 전입세대내역서 등을 임대인으로부터 교부받아 이를 확인한 뒤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에 대해 중개의뢰인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하고, 만일 임대인이 자료제공을 거부한다면 그 사실을 전달하여 위험성이 있음을 알리면서 다툼의 여지가 없도록 중개대상물에 기재하여야 하고, 소액보증금에 해당하여 최우선 변제대상은 없는지 여부도 확인하여 설명하여야 합니다.
또한,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에 임차인이 직접 확정일자현황부나 전입신고내역서를 발급받아 확인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설명도 계약체결 전 설명을 해주어야 하고 이러한 설명을 해주었는지도 중개인의 과실 여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가 급증함에 따라 중개인의 책임도 강화되고 있으며,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해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면 중개인은 이를 임차인에게 미리 상세히 고지하고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에도 기재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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