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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소합의 사례로 이해하기 

김민재 변호사

부제소합의란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약정하는 것으로 부제소 특약이라고도 합니다.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소송이 아닌 당사자들간 의견 합치를 통해서도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부제소합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문제가 종결된 후 상대방이 돌연 마음을 바꿔 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특정한 분쟁에 대하여 당사자 간 타협이 완료된 후, 향후 행정상,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 제기도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서류를 작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제소 특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약을 작성했음에도 소를 제기한다면 원칙적으로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각하 판결을 합니다. 각하와 기각 2개를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각하 판결은 형식적 요건들을 갖추지 못하였을 때, 그 내용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절차를 종료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기각은 제기 절차는 적법하나, 그 내용이 실체적으로 이유가 없다 판단해 배척하는 것을 말합니다.

 

1. 정되지 않는 경우

부제소합의는 개인의 헌법상 기본권인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나 사용자와 근로자 관계에서는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방향으로 합의가 체결될 여지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판례에서는 이것이 유효한 것인지를 판단할 때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합니다. 먼저, 민법 제104 약관규제에 관한 법률 제14에 따라 불공정하게 이루어진 부제소특약이라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사망한 후 5일만에 평생 가사만 전담하였던 아내가 보.험사 담당 직원의 권유에 따라 약관상 인정되는 하한선의 손해배상만을 받기로 하였다면, 이는 불공정한 법률행위이기에 무효가 됩니다.

 

제104(불공정한 법률행위)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14(소송 제기의 금지 등)

소송 제기 등과 관련된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항은 무효로 한다.

1.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소송 제기 금지 조항 또는 재판관할의 합의 조항

2. 상당한 이유 없이 고객에게 입증책임을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하였던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통사고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했을 때, 사고 직후 적정선에서 합의를 하고 부제소약정을 했지만 그 이후 사고 당시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골절이나 후유장애가 발생되었다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당사자가 처분 가능한 권리가 아닐 때, 즉 강행법규를 위반하였을 때에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퇴직금을 예로 들어보면, 이는 계속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일종의 후불적 임금입니다.

 

구체적인 퇴직금 청구권은 퇴직이라는 요건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기에, 퇴직금 청구권을 포기한다거나 그와 관련해 민사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특약을 사전에 미리 하는 것은 강행법규에 위반되기에 무효입니다. 마지막으로 특정 법률관계에 한정되지 않고 포괄적인 법률관계에 대하여 합의가 된 경우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부제소합의가 위의 내용들에 해당하지 않는 유효한 것이었다면, 그 내용을 위반해 제기된 소송에 대하여 법원은 소송의 요건 중 하나인 권리보호이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소 각하를 판결합니다.

 

2. 소송 제기 가능한 예외 사항

아무리 신중을 기해 진행을 하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가혹한 일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의 상황이라면 예외적으로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손해 범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상태로 합의가 이뤄졌다거나, 추가 손해가 당시에는 예상 불가한 것이었다거나, 추가 손해를 예상하였다면 사회통념상 그러한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 판단되는 경우 등입니다.

 

3. 관련 사례

의뢰인 A씨는 수분양자 B씨로부터 아파트 부대시설의 설계 변경을 고지하지 않아 사생활과 조망권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였습니다. 실체적 판단에 앞서 부제소합의의 존재 여부를 쟁점으로 부각시켰습니다. 부대시설의 설계가 실제로 변경된 사실이 있고, 이를 정확히 고지하였는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기에 본격적으로 실체적 판단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 예상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김민재 변호사는 먼저 해당 아파트 분양 계약서의 흩어져있던 조항들을 유기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B씨가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아파트 단지 내의 시설물 변경 등으로 일조권, 사생활권, 조망권이 간섭 받을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였고, 이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부제소 약정을 하였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동시에 재판부에서 실체적 판단을 진행할 상황에도 대비하였습니다.

 

계약이 체결되던 당시부터 부대시설 변경의 가능성이 예정되어 있었고, 이러한 변경은 법령을 준수하기 위한 필수 사항이었음을 소명하였습니다. 또한 설계 변경과 관련해 입주예정인협의회와 사전 논의를 진행하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업 시행자인 A씨가 고지의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였음을 피력하였습니다. 법원의 감정 절차에도 적극 임하여 조망권과 사생활의 침해 정도가 매우 경미하거나 없다는 감정 결과도 도출해냈습니다.

 

위의 내용들을 근거로, 소송이 실체적 판단으로 넘어간다고 하여도 실익이 없기에 소를 각하해줄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재판부는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들였습니다.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부대시설의 설계 변경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하는 특약이 존재했다고 볼 수 있기에, 해당 소송은 부제소합의에 위배되는 것으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합하다 판시하며 B씨의 청구를 각하하였습니다. 사례의 A씨와 유사한 상황에서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면 자문을 1번이라도 구하는 것만으로도 현명한 대처가 될 수 있습니다주저하지 마시고 문의 주십시오.


김민재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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