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내용
의뢰인은 야간에 차를 운전하여 한적한 시골 국도를 지나던 길이었습니다. 당시 도로에는 차량들도 거의 없었고, 인가도 드문 곳에다 가로등도 없어 무척 어두운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은 규정속도를 시속 5~6km를 상회하는 속도로 운전하던 중 커브길을 돌며 중앙선을 살짝 침범했는데, 커브길을 돌자마자 바로 앞에서 도로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무단으로 횡단하던 보행자를 발견하고 급히 제동을 했으나 보행자를 치고 말았습니다.
이 사고로 보행자는 사망하였고, 의뢰인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2. 이 사건의 특수성
이러한 사건의 경우 사망자 발생이라는 중대한 결과로 인해, 피해자 유가족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실형 선고를 예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유가족은 합의를 원하지 않았고, 설사 합의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의뢰인의 경제 사정상 충분한 합의금을 마련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합의가 되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었습니다. 의뢰인이 약간의 과속(시속 5~6km)과 중앙선을 침범한 과실이 있기는 하나, 사고가 난 도로는 차량 전조등 외에는 아무런 불빛이 없어 시야가 극히 제한되는 곳이었고, 주변에 인가도 없는 도로를 가로질러 횡단한다는 사람을 예측하기도, 확인하자마자 회피하기도 극히 어려웠습니다.
변호인으로서는 이러한 내용의 사고로 의뢰인이 실형을 선고받는 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기 때문에 합의가 되지 않을 상황도 준비해야 했습니다.
3. 변호인의 조력과 사건의 결과
의뢰인이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은 맞기에 피해자 유가족과의 합의가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변호인은 의뢰인을 대신하여 수사단계에서부터 재판단계까지 유가족과 연락하며 의뢰인의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유가족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합의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사고는 예측가능성이 없었고, 과속이나 중앙선 침범은 피해자를 추돌한 것과 인과관계가 없음을 주장하였습니다. 무죄 판단을 구하는 취지이긴 하나,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사고의 경위를 최대한 고려받아 집행유예 판결을 받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기도 했습니다.
재판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무렵, 변호인의 연락에 피해자의 유가족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유가족은 의뢰인의 직업이나 현재 사정 등을 변호인에게 물었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후 선고를 앞두고 다시 연락이 닿은 피해자의 유가족은 이제 피고인을 용서하고, 합의금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하였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4. 이 사건이 갖는 의미
이 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은 처음부터 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확고했기 때문에, 의뢰인도 사건이 진행되면서 합의는 전혀 기대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변호인 역시 처음 유가족과 대화했을 때 과연 의사가 바뀔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경위가 너무 안타깝고, 의뢰인의 사정에도 깊이 공감했던 사건이기에 합의를 포기하고 그저 선고만을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무죄 판단을 구하면서도 유가족과의 연락을 그만두지 않은 덕분에 다행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합의는 대부분 피해자의 의사에 전적으로 좌우되고, 가해자 변호인의 역할이 극히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변호인의 노력과 태도에 따라 불가능할 것 같던 합의가 이루어 지는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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